27개월 가영이 엄마예요
17개월까지는 가영이 할머니가 키우셨고 제가 올 3월부터 휴직하고 가영이랑 함께 날마다 지내고 있어요.
가영이는 책에 딸려오는 CD, 영어 CD 등등 CD듣기에 너무 집착(?)을 합니다.
올봄 어느 날엔가 똘망똘망 CD를 들려주었더니 너무 흥미로워하면서 하루 종일 같은 CD를 반복해서 들으려고 하더라구요.
하나의 CD에 꽂히면? 몇일을 그것만 들으려고 할 때도 있고 어떤 날은 다음날 다른 CD로 넘어갈 때도 있어요.
(제가 어려서부터 동요CD, 영어CD 등등 CD를 많이 틀어주기도 했고 자기 스스로 CD를 넣고 빼려고 해서 시디를 손이 닿는 곳에 놓아두었어요)
처음엔 하고자 하는 대로 해주는 게 좋다는 생각에 그냥 두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제 마음속엔 집착이라는 단어가 점점 떠오르더라구요. 이미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그 이후부터는 하루 종일 틀어져 있는 CD소리가 거슬리기도 하고 짜증이 나기도 하더라구요. 어떤 때는 안방에서도 틀어놓고 거실에도 틀어놓고 습관처럼 CD를 틀어놓는 거 같기도 하구요 그리고 살짝 CD를 끄면 얼른 가서 다시 틀어요.
잠자리에선 잠투정까지 가세하는 건지 엄마가 이거 틀어 달라 저거 틀어 달라 한 이야기기 끝나면 어떤 때는 계속 그것만 틀어달라고 하면서 잠도 잘 안자네요
집착이라 생각하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저도 많이 힘드네요
저보다 가영이가 더 힘들꺼라는 생각도 들구요
어떤 날은 CD를 숨겨도 봤다 CD플레이어를 숨겨도 봤다 이런 제 마음을 아는지 전에는 곧장 혼자서도 잘 틀더니 요즘은 내내 엄마가 틀어달라고 하네요? 가영이가 틀라고 하면 싫다고 하면서 징징거리고 조금 더 지체되면 울기 시작합니다.
징징거리거나 우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요즘은 CD때문에 자주 생기네요.
집착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도 그런 걸까요?
[닉네임:가영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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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영러브님.
왜 시디 듣는 것을 집착이라고 생각하시는 지요.
집착 할 이유가 있나요?.
할머니가 키우면서 정서에 어떤 상처를 주었나요?.
만일 그런 일 없었다면 그것은 집착이 아니라 몰입입니다. tv같은 매체는 눈으로 강한 자극이 와 아이가 수동으로 반응 할 수 있지만 시디는 들으면서 상상 해야 합니다.
책을 읽어 줄 때도 엄마가 읽어주면 좋지만, 그것이 힘들 때는 시디를 잘 활용하면 좋습니다.
책을 많이 읽어주면 어느 날 그 내용을 그대로 줄줄 외우고 있는 것을 발견 하고는 종종 놀라움으로 아이를 바라보게 됩니다. 아이가 하자는 데로 해 주세요. 그러다가 조금 지나면 아이는 혼자서 글을 읽게 됩니다.
아이는 몰입 하는 데 그것을 집착이라고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은 어디서 왔는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