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월 여아입니다.

요즘은 슬럼프를 좀 벗어나 다시 육아에 힘쓰려 노력중입니다.

새벽에 정수기 앞에서 30분 이상 노는 아이가 유리물컵을 떨어뜨려 갑자기 저도 모르게 짜증이 폭발했더랍니다. 그러니 아이가 조용히 내려와 다른 곳에 가길래 미안한 맘에 "엄마 땜에 내려온거야?" 라고 물으니 "엄마 힘들어서..."라고 말하더군요.. 그때의 비참한 기분이란...

어느 날은 안아달라는 요구가 많아 항상 몸이 쑤셔 며칠 몸을 사리고 있었더니 "심심해"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많은 반성을 하게 만드는 두 마디에 정신이 들었습니다.

그 후 슬럼프가 좀 사라지고 아이가 다시 이뻐보이면서 제정신이 좀 돌아오는 느낌입니다.

1. 몰입에 관한 질문입니다.

저의 아이는 아직 물놀이를 좋아합니다. 반면 책은 잘 보지 않습니다. 18개월쯤 바다의 시기라고 판단될 정도로 책을 잘 보던 때가 있었는데요.. 50~70권 정도 읽었고 반복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20권 남짓 반복도 별로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책 읽는 시간은 많지 않구요.. 돌때부터 계속 봤던 까꿍그림책과 보지 않던 새로운 책을 꺼내봅니다. 3개월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는데 이대로 바다의 시기가 끝나는 것인지..

물놀이를 많이 하고 다른 활동이 증가했습니다. 인형들을 앉혀놓고 먹여주기, 차에 태웠다 내리기 등등..

휴식기인지 모르겠습니다. 기다리면 바다가 계속 이어지는 거겠죠?

2. 확장에 관한 질문입니다.

아이가 국기에 대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놀이매트가 세계 지도에 국기가 그려있는 것이라 그것이 시초였던 것 같습니다. 그 후 매트에서 국기를 찾으면 21세기 백과에 있는 국기를 찾으라고 하며 많은 국기를 알아갔습니다. 확장에 대한 생각으로 국기 카드도 사주고 스티커북도 사주고 했는데요.. 국기의 80%정도(21세기 백과 기준) 기억하고 있던 시점에서 갑자기 보지 않습니다. 확장이 흐지부지 된건지.. 아님 저의 열성이 부족했는지(사실 아이가 관심을 보이면 정성껏 알려주지만 제가 먼저 들이대지 않는터라) 모르는 부분까지 끝까지 알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아 마음에 걸립니다. 제 생각으로는 모든 국기를 알고 나라의 수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대륙에 위치하는지 정도는 알았으면 했거든요...

요즘은 고양이에 빠져있는데요.. 하루 종일 고양이 인형을 들고 다니며 밥 먹거나 놀 때 항상 같이 합니다. 책에서도 고양이 찾으라는 말을 많이 하고 맘에 드는 고양이 그림만 보려하기도 합니다. 고양이에 관해 나온 자연관찰 책도 보여주고 어떤 날은 동네 고양이 찾으러 밖에 나가기도 했는데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고 한 마리도 눈에 띄지 않더라구요.. 날잡아 고양이파는 샵에 데리고 나갈까 생각중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디까지 확장에 도움을 줘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가 흥미를 가지고 몰입할 땐 제가 여러 방법으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지 못한 것 같고 또 그로 인해 아이의 책읽기나 국기찾기가 흐지부지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방법 좀 알려주세요..

3. 엄마가슴을 만져요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엄마 가슴을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첨엔 만지고 있는지 잘 몰랐답니다. 왜냐면.. 저의 사이즈가 너무 작아 속옷이 크기 때문이지요.. 아이는 가슴을 만진다고 만지고 있는데 애꿎은 속옷이 만져지고 있는 샘입니다. 그러니 저는 아이가 만지는걸 잘 느끼지 못하구요..

제가 모유수유를 하지 않아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건지.. 그런 것이라면 필사적으로 모유수유를 할 것을 후회스럽기도 하구요.. 아이가 만지는 것을 탓하는 건 아닌데 공갈젖꼭지도 이런 공갈젖꼭지가 없으니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속옷을 벗어서 만지게 해줘야 할지 아님 그냥 놔둬도 될지 판단이 서질 않아요.. 참고로 저도 안 만졌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구요.. 공식적인 자리에서 옷의 지퍼를 내리고 만지려고 할 땐 난감합니다. 어찌해야 하는지요...ㅠㅠ

                                                                                                                       [닉네임: 쎄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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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미형님.

1.먼저 몰입했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을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엄마의 무의식 안에 아이가 몰입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면 아이는 다시 몰입 할 것 입니다. 한분야로 깊게 가던 아니면 다양한 분야를 조금씩 보면서 나선형으로 돌아가면서 깊어지곤 합니다.

몰입에 대한 욕심을 들키지 말라는 의미는 아이가 어떠해야 한다고 규정 하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어떤 분야로 확장하려할 때 반응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지금 아이가 깊어지려 할 때 어머님이 자신에 대해 두려워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킬까 봐 아이에게 반응해 주지 않는 다면 이미 교육은 어떠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엄마는 자신을 방어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엄마의 이미지로 남아야 하기에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진심으로 공감 해주기 어렵습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거절당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엄마의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는 엄마의 마음이 이중적이지 않으면 됩니다. 그러면 애초에 들킬 염려도 없습니다. 내적불행은 부모나 다른 사람에게 사랑 받기위해 자신의 고유함을 감추는 것입니다. 아이일 때는 그런 방어 전략이 살아 남는데는 유용 합니다.그러나 성인이 되어서도 그런 전략을 사용하면 누구에게도 친밀감을 가질 수 없으며,공 허하고 외롭습니다. 그런 외로움은 강박과 중독의 근원으로 작용 합니다.

2. 고양이 샾에도 데려가고 백과사전이나 고양이 관련된 단행본도 사주어 더 깊이 확장 할 기회를 주세요. 엄마가 아이와 함께 확장을 즐기세요. 만일 어느 정도 아이가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엄마의 마음에 욕심이 생기면 아이는 그 마음을 본능적으로 읽게 됩니다. 아이는 완벽하게 못하면 아에 안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확장은 그것으로 끝나게 되지요.

아이의 발달과 확장을 함께 즐기세요. 욕심부리지 말라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를 안아 준 이유는 무엇입니까. 안아 줄 필요가 없는 데도 안아 주었다는 것은 엄마는 너를 키울 때 이렇게 희생하면서 키웠다는 것을 아이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은 마음이 무의식에 있었다는 의미 입니다.나는 자랄 때 그런 것을 받아본 적이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에게 그렇게 해주었다는 것은 훗날 아이에게 할 말은 있게 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엄마는 자신을 희생시키면서 아이에게 엄마가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는 못했습니다. 엄마가 자신을 사랑 했기에 그 사랑이 넘쳐 자식에게 사랑이 가면 육아는 순간순간이 기쁨이 됩니다.

이제 육아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보기 시작 했습니다.자신의 게으름이 아이에게도 버림받을 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상황을 회피하는 데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는 것은 아닌지, 과도하게 희생하는 것은 또한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보아야합니다. 어느 경우에도 자신의 존재가 없습니다.

육아는 물 흘러가듯 편안해야 합니다.

3. 엄마의 가슴을 만지고 싶어 하는 아이의 마음은 자신이 사랑받을 존재인지를 확인하는 과정 입니다. 그런데 엄마의 마음 안에는 수치심이 있습니다. 마음의 갈등이 아이에게는 버림 받음으로 느껴 질 수 있습니다.지금은 모유수유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가 진정으로 엄마로부터 사랑 받고 싶어 하고 있고, 이것이 충족되어야 아이의 몰입은 깊어 질 것 입니다.

아이가 왜 몰입하기를 원하는지 자신에게 물어 보세요.

그 해답은 어머님의 성장을 재촉하고 내적불행을 치유하게 해 줄 것입니다.

그렇게 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성장을 이루게 할 것 입니다.

육아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중에 보면  육아를 잘 합니다.

애써 배웠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