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개월 예민한 여아입니다.
아이는 저와 있을 땐 다른 일도 못하게 하며 자기만 봐주길 바랍니다.
주로 인형놀이를 하는데 항상 같이 해야 합니다. 저는 하자는 놀지만 재밌지 않습니다.
물론 맘먹고 제대로 놀아주기도 하지만 싫을 때도 많구요, 하지만 그냥 놀자는 대로 놉니다.
그런데 희생하지 말고 놀기 싫을 땐 싫다고 말하라는 답글을 받았습니다.
시간의 양보다는 질적으로 잘 놀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구요.
그런데 아이가 저와 같이 하길 원하고 싫다고 하면 매우 낙심하며 울기도 합니다.
또 알았다고 하다가 금새 다시 와서 같이 놀자고 하구요.
제가 재미있건 재미없건 아이가 너무 원하니까 같이 놀아줍니다.
전 정말 희생하고 있는 건가요??
[닉네임: 쎄미형]
쎄미형님.
아주 재미있게 글을 읽었습니다.
엄마는 고민스러운데 아이의 행동과 말은 그 나이의 수준을 넘어가
적어도 5세 이상의 무법자 아이들처럼 느껴지네요.
엄마의 성장이 아이를 따라 가지 못하면 엄마의 혼돈은 더 강해 질 수도 있겠네요.
배려와 희생.
엄마가 아이와 놀기 싫은 것이 자신이 어릴 때는 부모님이 그렇게 놀아주지는 않았는데,
그리고 나는 최선을 다해 놀아 주었는데, 아이는 그 이상을 놀아 달라고 요구합니다.
엄마의 내면의 아이가 질투를 해서 아이와 노는 것이 싫다면
아이는 끝없이 놀아 달라고 요구 할 것 입니다.
엄마가 무의식에 억압한 것은 아이는 반드시 표현 합니다.
이 경우는 엄마는 아이와 놀 때
아이와 잘 놀아주는 좋은 엄마의 이미지를 유지하기위해 노는 것이므로 희생이 되지요.
만일 아이와 노는 것이 너무나 신나는 일인데, 몸과 마음이 지쳐 엄마가 쉬고 싶기에,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건강을 해쳐서는 안 되기에
이제 그만 놀자고 당당하게 말 할 때는 배려입니다.
엄마는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했고,
아이의 우는 소리를 회피하려고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배려는 자신이 싫은 것을 싫다고 표현 할 수 있는 용기를 아이에게 가르쳐 주지요.
희생은 긍극적으로 자신이 사랑받기 위해 아이를 착취하는 것입니다.
아이로부터 자신의 감정에 대면할 수 있는 용기를 빼앗아 가지요.
그래서 자신이 누군지를 모르게 합니다.
희생과 배려의 차이가 어려운 것은
이것이 의식이 아닌 무의식에서 일어나고,
이미 희생이 내면화되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