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아버님 말씀을 꼭 듣고 싶어요...
저희는 한 달 전 근처 조그만 소도시로 이사를 했습니다.
해운대 한복판에 살다보니 사교육이 판치는 곳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사교육을 안 하는 아이는 나나뿐이었고, 조용한 곳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어 이사를 했어요
나나가 그렇게 좋아하는 아기고양이도 한 마리 분양받고 원래 있던 강아지도 새끼를 보여주고 싶어 .임신한 상태이구요. 동물농장을 하는게 꿈인 나나이지요..
이제 곧 7세가 되네요.
이사 오면서 유치원을 쉬고 있 .저희부부는 집 정리와 나나아빠는 공부관계로 전처럼 많이 놀아주지 못했습니다. 3시간까지도 집중해서 하는 인형놀이, 저희부부 너무나 지겨워서 짜증이 나서 슬슬 피하기만하고 나나는 거실에 둔 컴퓨터를 하루 2~3시간쯤하고 책 읽고, 놀고 합니다. 컴퓨터를 많이 하는 게 걱정이 되긴 하지만 내버려두고 있습니다..
상담드릴 내용은 이마를 올려 주름을 만드는 눈을 크게 뜨는 틱이 생긴거예요..
처음에는 조금씩 그러더니 일주일 만에 급격히 심해져 보기가 아주 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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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화가 납니다. 좌절감이 느껴집니다.
저 하나 잘 키우려고 이사하고 내 모든 걸 참아가며 배려한답시고 살아 왔는데 '도대체 뭐가 더 부족해서 심리적으로 불안해서 생긴다는 '틱'까지 겪는 거니...' 그냥 눈 깜박이는 정도가 아니라 눈을 크게 치뜨는 모양이 아주 흉해서 볼 때마다 화가 납니다. 아이가 이마를 올리며 눈을 치뜨면 제 온몸이 뜨거운 불에 댄 듯 흠칫 놀라게 됩니다. 마주보고 얘기하기가 겁납니다. 보기 싫어서 눈을 마주치지 않고 대화하고 놉니다. 밖에서 다른 사람들이 이 아이를 어떻게 볼까 신경이 쓰입니다.
태어나서부터 너무 예쁘고 똘똘해서 완벽한 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가져보지 못한 자부심을 갖게 하는 딸이었어요. 밖에 나가면 예쁘다 똑똑하다 소리가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아버님도 그러셨지요. 참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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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납니다.
참아 왔던 슬픔이 글을 쓰면서 마음이 풀어지는지 눈물이 나네요...
전의 그 아이가 아니라 틱을 하는... 표정이 우스꽝스럽고 불안한 아이가 되버렸어요..
아이가 자고 나면 심리상담센터, 병원, 싸이트에 들어가 몇 시간이고 검색해 읽습니다.
머리로는 그래 그럴 수도 있지..압니다. 그런데.. 마음이요.... 화가 나고 슬퍼요. 도대체 내가 얼마나 더 너를 봐 달라고...
쓰다보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릴 적 내가 받지 못한 배려 내가 받지 못한 사랑을 주려고 노력하다보니 내속의 어린아이가 화가 나나봅니다
나나가 젖을 잘 안 먹어 10개월에 분유로 바꿨습니다. 갑자기 젖을 떼었지요. 까탈스럽지도 않아 수월하게 바뀌었다 생각했는데 나나 이사오기 전까지 젖을 물어야 잠이 들었습니다..
이사 오면서 몸이 피곤하기도 하고 습관도 바꿔야지 싶어 젖을 안주었는데 그것도 불안의 원인 일수 있겠다 싶어 오늘밤엔 젖을 물려 재웠습니다.
이 아이의 틱 어떻해야하나요..
*매일 밤 쓰다, 수치심에 지우다 오늘은 용기내서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닉네임: 나나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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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엄마님.
예쁜 나나의 얼굴이 변하니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 느껴집니다. 그런데 어머님의 글안에 나나가 틱을 하는 이유가 그대로 적혀 있네요.
*매일 밤 쓰다, 수치심에 지우다에 그 이유가 있습니다. 그 수치심은 누구의 수치심인가요?.
나나는 엄마가 자신을 수치스러워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어떤 경우에만 사랑을 주는 지도 나나의 무의식은 알고 있습니다.
어머님의 글에 "저 하나 잘 키우려고..이사하고..배려했는데"라는 문구는 나나를 진정으로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잘 키워 남에게 보여주어 엄마 자신이 사랑 받아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수치스럽다는 마음이 담겨 있네요. 너를 키우기 위해 이렇게 희생했는데 너는 그에 대한 보답을 그렇게 할 수 있니? 에 대한 원망의 마음이 가득한데 마음 여린 나나가 틱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 할 수 있습니다. 나나가 틱을 하는 것은 마음의 불안이 육체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지요. 그만큼 마음의 치유에 대한 갈망도 크다는 것 입니다. 그리고 부모님에 조건적인 사랑을 더 이상 견디기 어렵다는 경고의 의미이기도 하지요.
환경이 바뀌면 아이들은 힘들어지지요. 그럴 경우 더욱 의존하려 합니다. 퇴행하지요. 아이의 의존욕구를 채워주세요. 나나의 틱은 엄마가 자신의 수치심을 대면하고 아이에게 그 수치심을 돌리지 않고, 나나를 존재 자체로 사랑해주면 반듯이 사라집니다. 나나가 틱을 한다고 해서 그 아이 자체의 존귀함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나나는 예뻐야 완벽해야 사랑받을 아이가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사랑 받을 존재이지요.
"천재가 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드라마"를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173페이지에 보면 어떤 엄마가 아이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지 잘 나와 있습니다.
이렇게 용기를 내 잘 올렸습니다. 성장에는 동반자가 필요하지요. 아무리 육아를 열심히 해도 부모가 성장하지 못하면 아이는 힘들어지는 것을 너무나 많이 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노력해온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이를 통해 어머님이 새롭게 태어날 시간입니다.
¶ TIP
"천재가 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드라마" 173쪽
정말 엄마라는 존재가 아이에게 그렇게까지 위협적일 수 있을까? 엄마가 어렸을 때 매우 착한 딸이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면, 이를테면 어릴 때 혼자 소변을 가리고 혼자 깨끗이 씻고 동생들에게 엄마 노릇까지 잘 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하는 그런 엄마라면, 자녀에게 매우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기가 낳은 갓난아이에게서 엄마 자신은 단 한 번도 마음껏 누리며 살아본 적이 없는 생동감을 발견하면, 자시의 분신이라고 여기는 그 아이의 자아가 마음껏 꽃필까 봐 두려워하게 된다. 동시에 아기에게서 어린 시절 어머니를 대신해 돌봐야 했던 못된 동생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시기심과 증오심을 느낀다. 그리하여 자신도 모르게 더 심하게 자기 아이를 길들이기 시작한다.
이런한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는 어른이 되어 어린 시절에 대한 진실이 궁금할 것이다. 그러나 꼭꼭 감춰진 상태에서 그저 어렴풋이 감지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주변 환경이 요구하는 대로 완전히 적응하게 되고 거짓 자아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