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뭔가를 했을 때 엄마는 칭찬해줍니다. 아이가 싫어하는 것을 했을 때도 싫었을 텐데도 어쩜 그렇게 잘 했냐는 칭찬을 하지요. 그러면 그 아이는 본인이 싫음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칭찬해주고 좋아하니까 계속 하게되고 해야 하는 것으로 알지 않을까요? 저는 제 바램을 아이에게 주입시키는 것 같아서 조심스럽습니다.
오늘도 약을 먹이는데, 분명 싫어하는 아이에게 반 강제적으로 먹이면서 "아이고~ 약이 쓸텐데도 어떻게 그렇게 잘 먹어요? " 하니까 씨익 웃으며 좋아하네요. 제 말 때문에 다음번엔 더 잘 먹으려고 하겠죠? 이게 저는 찜찜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게 아이에게 행복을 주는 말인가? 아니면 ‘천재가 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드라마’처럼 되게 만드는 건가?
참...그리고 저는 지극히 평범한 집에서 자라서 위 책을 읽고, 그렇게 제게 다가오는 느낌이 없어 답답했는데, 오늘 약 안 먹고 힘들어할 아이 생각에 제가 엄청 소리를 지르며 아이 어깨를 마구 흔들었네요..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한 말이 "엄마 미치는 거 보고 싶어?"였어요..생각해보니 우리 엄마가 딸 여섯 교육시키면서 떼로 말 안 듣고 그러면 그런 말씀을 하셨던 것 같아요. 제가 정말 아이한테 다정하게 잘 하다가 한 번 빵 터트리는 것이 이런 영향인가요? 저희 아빤 저희들을 자랑스러워하시고 가정적이셨고, 엄마는 집 안 치우고, 게으른 저희들 때문에 한 번씩 빵빵 터트리는 분이셨어요. 다소 언어가 좀 극단적인 부분이 없지 않았네요.
제가 고민스러운 것은 어느 순간 화를 과하게 내게 되는 겁니다. 아이가 당황스러워 흐느끼고 "네"를 여러 번 합니다. 아이가 놀라고 무서워한다는 걸 아는데, 바로 멈추지 않고 할 말 다 쏟아내고 나서 사과를 하는 엄마네요. 이게 제 부모에게 받은 무의식의 영향입니까?
[닉네임: ♥푸르매맘^_____^♥]
====================================================================================
푸르매맘님.
칭찬은 잘한 행동에 대한 보상 입니다. 칭찬을 통해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칭찬이 아이를 규정하거나 칭찬을 통해 아이를 조종하려는 마음이라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너 참 착한아이구나"와 같은 칭찬은 아이를 규정했습니다. 아이는 남의 눈에 착하게 보이기 위해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포기 합니다. 고유한 자신이 되는 것을 포기하고 거짓의 가면을 쓸 수 있습니다.
아이가 쓴 약을 먹는 용기 있는 행동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엄마가 아이를 칭찬할 때 자신이 받지 못한 사랑을 받기위해 칭찬을 통해 아이를 조종한다면 그 결과가 좋지 않습니다.
마음의 출발점이 다릅니다. 아이를 칭찬할 때 아이와 엄마의 성장을 위한 칭찬이라면 마음껏 아이를 칭찬해주세요. 그러나 아이를 순종시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아이를 잘 키우는 좋은 엄마의 이미지를 유지하기위한 칭찬이라면 아이는 무의식에서 엄마가 자신을 조종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화는 자신의 자아가 침입당하는 것을 막는 방어 감정 입니다. 그래서 화는 길어야 1~2분을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런데 화가 과도하게 올라온다면 그래서 격노로 폭발 한다면 그 안에는 상처받은 내면 아이가 있다는 의미 입니다.
"게으른 저희들 때문에"라는 글안에는 부모님이 자신이 대면 할 수 없어 자식에게 던진 수치심과 부모에 대한 우상화가 담겨 있습니다. 상처받은 내면 아이가 있으면 이성으로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주기적으로 폭발하고 죄책감으로 괴로워 하지만 그 행동은 반복 됩니다.
부모에게 받은 무의식의 영향은 그 상처받은 감정을 자각 할 때만 조절 할 수 있습니다.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끌어 올릴 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가 누군지를 알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각이 두려워 회피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우리는 분명하게 우리가 받은 상처의 지점을 알고 치유를 시작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축복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