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33개월 여아를 둔 엄마입니다.
저희 아이는 형제가 없는 외동입니다. 15개월짜리 사촌동생이 있습니다.
제 아이는 워낙 예민하여서 외할머니를 제외한 모든 친척들을 무서워했고 주말이나 행사 때 데려가면 제가 계속 안고 있어야 했습니다. 사촌동생 백일잔치 땐 같은 테이블에서 밥도 못 먹었답니다. 사촌동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먼저 다가간 적이 없었고 동생이 기어오면 도망치기 바빴습니다. 요즘은 많이 나아져서 무서워하는 남자어른들이 없으면 잘 놀기도 한답니다..하지만 여전히 친척집 방문을 매우 싫어합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사촌 동생과의 관계, 감정인데요..
그동안은 조카가 어렸기 때문에 언니(제 아이)와 크게 마주할 일이 없었는데요. 요즘은 걸어 다니기 바쁘고 언니가 놀러 가면 달려옵니다. 만지기도 하고 좋아한다는 표현도 하고 뭐든 언니가 하는 것이면 관심거리랍니다. 그간 사촌동생을 무섭게 여겼던지라 제 아이는 좀 당황스러워 합니다. 피하지는 않지만 동생이 오면 얼음이 됩니다. 제 아이가 가지고 놀거나 타고 있거나 하는 물건들은 조카가 모두 가져가 버리거나 타겠다고 하는데요. 제 아이는 그냥 빼았깁니다. 그러다 한숨쉬고 그러다 어른들이 지시하는 대로 놀기도 합니다. '이건 동생주고.. 이건 너가 가지고..' 뭐 이런 식의... 할머니나 제가 동생과 놀아주거나 안아주어도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하지만 그 자리에서 표현은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면 꼭 인형으로 그 상황을 재연합니다. 저에게 사촌동생이름을 대며 인형으로 똑같이 하라고 시킵니다. 그래서 제가 똑같이 하면 그 인형을 발로차고 던지고.. 마구잡이 폭력행사입니다. 그냥 동생이 귀찮구나.. 정도로 보였던 아이의 행동 뒤에 저렇게 큰 질투심과 스트레스가 있었다니.. 정말 놀랍더라구요..
그런데 이런 경우,,친척집에서 화내지 않고 그냥 있었던 것은 행동을 조절한다고 봐야 하나요. 아니면 감정을 억압한다고 봐야 하나요? 제가 걱정되는 부분은 감정이 억압되는 경우인데요.. 집에 와서 인형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하면 제가 '동생 때문에 화가 많이 났었구나'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공감만 해주면 되는 것일까요?
아이에게 "동생 어때?"라고 물어보면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그 이면의 감정은 매우 상반된다는 걸 느낄 수 있거든요.. 좀 더 클 때까지 사촌 동생과의 만남을 자제해야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일부러 만나게 하지는 않더라도 만남을 피할 필요는 없는 것인지요?
아이의 감정을 억압하지 않고 사촌동생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닉네임: 쎄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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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미형님.
아이가 인형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면 그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상징적으로 분노를 처리 할 정도로 아주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 입니다. 문제는 감정을 감출 때 입니다.
아이가 친척집에서 화내지 않고 있는 것은 그만큼 감정을 통제 할 능력이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는 부정적인 환경에서 감정에 상처를 받지 않도록 조심 하세요.
조금 자라면 다른 아이가 자신의 경계를 침입하면 막을 줄도 알고 자기 것을 주고 남의 것을 가져오는 협상의 기술도 발달 할 것 입니다.
친척 집에 가는 상황이라면 엄마가 아이의 권리를 확실하게 지켜 주세요. 그래야만 아이는 움켜지지 않고 나누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내가 소중해야 남도 소중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