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아이는 푸름이닷컴 아이들처럼 책을 좋아하는 39개월 남자아이입니다.
말을 빨리했고 말도 무쟈게(너무 잘해 탈이지요)잘하고 장난감이 아닌 집안의 물건들을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합니다. 손이 야무지지 못해 블럭 같은 장난감은 잘 못하고 그림도 잘 못 그리지요. 집안에서 놀 때는 책에서 나온 장면 등을 설정해 놓고 잘 놉니다. 그런 모습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지냈고 나름 집중력도 좋다고 생각했지요. (혼자 이런 저런 소품 가지고 상황 설정하며 오랫동안 혼자 잘 놀거든요)
그런데 요즘 일이 생겨 일주일에 두어번 두시간씩 언니집에 맡기게 되었는데 언니가 보고 아이의 집중력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언니 집에서는 이것저것 만지고 놀고 장난감은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고 노니 산만해 보인건지... 책도 중요하지만 집중할 수 있는 자석 블록 같은 거라도 사주라고 하더군요. 또래 친척 형하고 비교하면서 그 아이는 책은 제 아이보다는 잘 안 읽지만 혼자 앉아서 그림 그리고 만들기 하고 이런 것들을 좋아하니 한 가지에 집중을 잘 하는 것 같다구요. 저희 아이는 책만 좋아하냐고 물어 보더라구요. 제가 아마 자기 집이 아니어서 잘 못 노나? 라고 말하면서 순간 변명같이 느껴지는 기분이 살짝 들면서 내가 책 말고 아이한테 준 것이 하나도 없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하더군요.
궁극적으로 중요한건 집중력인데.. 내가 뭔가 착각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한번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여러번 반복해서 그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저희 아이는 저녁에 책을 읽으면(아직 읽기 독립 안 된상태) 3시간 정도는 조금씩 움직이면서 쭉 읽는 편이고,,, 집에서 온갖 집기와 잡동사니로 본인이 좋아하는 것(다른 사람 눈에는 뭐 그럴듯 하게 보이는 형체는 아님)을 하며 잘 놉니다. 단지 뭔가 그럴듯한 결과물이 보이는 게 아니라는 거죠. 예를 들어 어떤 그림을 그리던가... 블럭으로 뭔가 어떤 물건을 만들어 보여주던가 하는 그런 건 없습니다.
요즘엔 광고지를 갈기갈기 찢어서 비닐에 넣어 빵빵하게 불어 묶어서 압착 진개차 놀이를 합니다. 이 놀이를 시작하면 저는 너무 좋죠.. 1시간 이상 뭔가 홀린 듯 놀기 시작하거든요. 자기는 커서 압착 지개차 쓰레기차 아저씨 될거라고 하면서 좋아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이 모습을 보고 아이가 뭔가 놀게 없어서 발산이 안 되서 스트레스가 쌓여 찢나보다 하시고...
요즘 살짝 흔들려서 장난감 교구들을 사줘야 아이가 그런 것에 관심을 갖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준 장난감들은 그다지 활용도가 높지 않아 잘 사주지는 않거든요.
블록이나 퍼즐같은 거에 집중하는 아이면 장소가 바뀌어도 그것을 가지고 가면 되지만 저희 아이 같은 경우는 다른 장소에 가면 자기가 원하는 데로 놀 수가 없이 제약이 되니까 그런 것을 가지고 우리 아이는 영재끼가 있는데 선생님이나 다른 사람이 몰라준다 하는 태도는 잘못된 거니 한 가지에 집중 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하더라구요..
잘 모르겠습니다. 언니들도 아이들을 다 키워 봤으니 그런 충고를 하는 거 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 혼란스럽습니다.
도와주세요
[닉네임: jedinite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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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dinite76님.
형체가 없는 것에서 다양한 형체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창의력 입니다. 그런 면에서 창의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일상의 가구나 물건이 놀이감이 되지요.
아이는 집중력이 뛰어 나네요.그런 아이들은 심심하지 않습니다. 무한하게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 내지요. 그것을 모르고 엄마가 아이에게 일정한 틀을 주어 노는 것을 노는 것이라 규정하면 아이의 창의력은 오히려 제한됩니다.
이런 아이가 그림을 그리면 또한 몇 시간이라도 그릴 것입니다. 블록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장난감은 아이의 흥미를 오래 끌지 못합니다.
지금 님이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맞습니다. 흔들리지 마시고 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