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22개월 되도록 어딜 가나 함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아이에게 잘한 딱 한 가지가 있다면 많이 업어주고 많이 안아준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정서를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것에는 언제나 아쉬움이 남습니다.
새해가 바뀌면서 전 제 몸을 돌봐야겠다는 생각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 목욕 한번 시킬 때마다 느끼는 심한 허리통증, 미뤄놨던 치과치료를 올해는 해야겠다는 생각했지요. 제 몸을 돌보지 않아 아픈 몸으로 아이에게 최선을 다 할 수 없다면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게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계획을 세우고 나니 당장 걱정이 앞섰습니다.
아이와 같이 가긴 힘든 병원이어서 치료할 동안 아이를 어디다 맡겨야하나? 고민이 됩니다.
가까운 곳에 친정이 있긴 하지만 친정에 아이를 맡기는 것이 맘이 편칠 않습니다.
예를 들면 치과치료의 경우 비용이 많이 드는 것에 대해 사위에 대한 미안함과 걱정의 말들을 제게 하시는데 그런 말들이 제겐 왜 그리 스트레스로 다가올까요?
아이를 낳고 지금까지는 친정이 아닌 남편에게 많은 의지를 하였습니다.
꼭 필요한 외출의 경우 남편이 회사 일을 일찍 마치거나, 회사를 쉬거나 하면서 아이를 돌보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남편이 회사를 옮겨 많이 바빠져 이참에 나 혼자서도 잘 해보자 생각했습니다. 근데 제 건강돌보기와 아이사이에서 갈등이 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지 말고 내가 돌보자 생각했었는데, 병원을 가자니 친정에는 맡기기 싫고 병원 가는 동안만 어린이집이나 아이돌보미를 이용하자니 그것 또한 마음이 놓이지 않아 고민입니다.
푸름이 아버님~
그리고 부부가 서로 독립되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 독립이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전 훈련이 많이 필요할 듯싶습니다.
[닉네임: 라온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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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하제님.
그 문제는 고민할 문제가 아닙니다. 엄마의 건강이 우선순위 입니다. 엄마가 자신을 존중하지 않으면 아이도 존중할 수 없습니다.
아이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엄마와 잠시 떨어져 있을 아이의 두려움에 공감해주세요. 아이를 친정에 맡기는 것이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면 아이돌보미를 선택하세요.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줄 성품이 따뜻한 사람으로 아이를 돌보게 하고 그날 당장 와서 돌보는 것보다는 아이와 친숙 할 시간을 가지세요.
엄마와 아이 돌보미와 대화를 나누면서 편안한 모습을 보여 주면서 아이가 사람을 믿도록 해주고 병원에 갖다 와서는 아이의 감정을 충분히 공감해 주세요.
아이를 스스로 돌보는 것도 부부가 독립하는 과정 입니다. 이제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용기를 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군요.
잘 하실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