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둥이가 요즘 이상해요...
한 일주일 전쯤 인가 제가 맘에 안 들었는지(사실 특별한 일도 없었는데요..) 죽어버릴 거야. 하더라구요. 그때는 깜짝 놀라서 생각하다가 '너 죽으면 엄마가 많이 슬플 거 같아'.... 그랬거든요. 그냥 차분히 티 안내고 얘기했었어요.
근데 어제는 제가 아침부터 기분이 안 좋고 신랑한테 맘에 안 드는 것까지 겹쳐서 화가 났네요. 큰소리로 화를 좀 냈더니, 삐지면 숨는 작은방 책상 밑으로 가서 (늘 그렇듯 ) 제가 달래러 들어오길 기다리다가 제가 달래주기가 싫어 좀 지체하는 사이에 와서는 '엄마 무서워...' 그러더니 작은 둥이한테 말하네요. 지들끼리 차분하게...
“우리 죽어버리자..!”
“엄마..? 아빠?” --> 죽여버리자로 이해한 작은둥이 왈
“아니... 우리....너랑 나랑”
그냥 모른 척 있었는데 그냥 놔둬도 될까요?
요즘 부부싸움도 거의 안 하고...
이런 표현은 쓴 적이 없었던 거 같은데 참 희한하고 당황스러워요.
그럴 땐 저처럼 못 들은 척 해도 될까요?
아님 왜 그런지 물어보고 아이의 감정을 공감 해줘야 할까요?
괜스레 그랬다가 더 자주 써먹진 않을까 걱정되어서요.
[닉네임: 늘감사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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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감사함으로님.
아이의 표현이 창의적이네요.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도 표현하네요. 아이는 화가 났고 엄마에게 가장 강력하게 어필 할 말을 찾아 그 말을 사용하네요.
아이가 죽겠다는 표현을 해도 진짜로 죽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화를 알아 달라는 표현이지요. 그 표현에 걸리지 마시고 아이의 감정에 주목하세요. 어떤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 할 때 "폭파시키겠다", "죽여 버리겠다"라고 감정이 남에게로 향하는데 님의 아이는 자신으로 향하네요.
이런 감정을 외면하면 나중에는 모든 잘못을 자기에게 돌리는 죄책감이 많은 아이로 성장 할 수 있으니 아이의 감정을 모른 척 하지 마세요.
아이가 많이 써 먹으면 어떼요. 감정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감정을 표현하는 아이들은 건강하게 성장 합니다. 아이에게 왜 그런지는 자주 물어보지는 마세요.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논리적인 말로 설명하지 못 할 수 있지요. 그냥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주는 것이 최고 입니다.
아이는 잘 성장하네요. 그렇게 재미있는 어록을 자주 올려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