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리고 예민한 아이의 유치원 적응

2011-01-28 13:31:06
푸름아빠
조회수 2342

올 5살 되는 딸아이를 3월부터 유치원 보내려고 합니다.

낯을 많이 가리고, 예민한 편이라 유치원적응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제가 몸이 좀 안 좋아서 치료도 받아야 하고

여러 사정상 보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아이 30개월까지 회사에 다녀서인지 아이에게 분리불안도 있구요.

주변 몇몇 엄마들께 물어보니 유치원 보낼 때, 아이가 울더라도 그냥 두고 나오라고 하더군요.

엄마가 유치원 안에 있으면 오히려 아이의 적응을 방해할 수 있다고...

일단 저는 유치원 가기 며칠 전에 함께 가서 유치원 시설 설명해주고,

선생님께 같이 인사하고 유치원 가게 되는 날은 그냥 두고 오는 것이 어떨까 하는데... 고민됩니다.

아이에게 상처주지 않고, 유치원 적응 잘 할 수 있는 방법이나, 경험 있으시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withjune님. 유치원에 가서 아이를 그냥 나두고 오면 아이는 엄마가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 합니다.

이것이 훗날 아이의 내적불행이 되지요. 아이와 함께 아이가 적응 될 때까지 유치원을 다니세요.

아이의 두려움에 공감 해주어 아이가 스스로 용기를 낼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현명함 입니다.

유치원에 가는 아이의 심리와 엄마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아이가 나를 미치게 할 때"에 잘 나와 있습니다.

총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운영원칙

917 2011-01-31 18:52:29

작년에 딸 아이가 다섯 살이었고 저 역시 직장을 다닙니다.
우선 저는 제가 참 커다란 실수를 했기 때문에 도움이 되실까 해서 몇 자 올립니다.
저 역시 주변분들이 안 간다고 떼쓴다고 가여워서 안보내면 결국 못 보낸다고....독한 맘 먹어야 한다는 소리만 믿었고 저희 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힘들더라도 적응기를 지나면 잘 다닐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엄마의 어리석음이 결국 우리 아이를 병들게 하고 말았습니다.
저희 아이는 유난히 예민하고 집에서 어른들과 자라서 한마디로 온실 속에 화초처럼 자랐습니다. 나름대로 아이의 기질도 있고 해서 드센 아이들이 많지 않고 먹거리에 신경을 많이 써주는 어린이집을 선택했습니다. 원장님이 수녀님이시고 장애 통합이라 아이들이 서로 도와주고 함께라는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였죠. 한 달 전부터 잠깐씩 놀러가고 일주일은 본격적으로 함께 등원까지 했구요. 물론 원장님과 선생님, 모두 너무 잘 해 주셨지만 우리 아이가 갑자기 낯선 곳에서 겪은 두려움은 미처 상상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일단, 제가 한 잘못은 아이가 순한 편이고 똑똑해서 왜 어린이집을 가야하는지를 설명하면 알아들을 거란 생각에 어린이 집을 다녀와서 가기 싫다고 하면 엄마는 직장을 가고 봐주시던 외할머니는 병원을 다니셔야 해서 봐줄 사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아무 소리도 않고 다음 날 조금 징징거리긴 해도 어린이집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격한 반응이 나오지도 않았고 순순히 잘 가기에 다행이 적응을 한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그 어린 것이 꾹꾹 참았왔던 거였습니다. 아이가 아프다는 걸 알고 나서야 아이 입장이 되서 생각하게 됐고 아이는 봐줄 사람이 없어서 그토록 낯설고 두려운 세상에 던져진게 되버린 겁니다. 극단적으로 버려졌다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구요.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1년은 다들 감기를 달고 산다기에 그러려니 했으나 우리 아이는 어린이집을 다니고부터 유난히 아무 이유없이 고열이 많이 났고 한달에 보름을 못 다닌 날이 대부분입니다. 온갖 감기 다 걸리고 심지어 처음으로 폐렴까지 걸렸구요. 그러다 불안하다는 걸 신체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고 손톱을 뜯을 때만도 미처 모르다가 다른 증상까지 나타나고 알았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힘겨운 시간을 보냈는지 말이에요.
집에 오면 어린이집 얘기 하기 싫어하고 어린이집에서 찍은 몇 장 안되는 사진은 웃는 사진이 없었습니다. 온통 경계의 눈빛이었어요. 장애아동의 접근이 우리 아이한테는 힘든 경험이었고 감정이입을 잘 하는 아이라서 친구들이 혼나는 하나하나를 자신의 일인양 겁내고 에너지는 넘치는데 남들한테 표현하는 걸 극히 두려워했습니다. 물론 또래 아이들과의 새로운 경험, 놀이 등 즐거워할 때도 있었습니다. 사실 그런 장점 때문에 더욱 보내고 싶은 것이 엄마 마음이었죠.
가기는 해야하는데 그게 너무 싫었던 우리 아이는 그래서 아팠던 우리 아이는 어린이집을 그만두자마자 모든 증상이 사라졌습니다. 뒤늦게 눈물로 아픈 거, 힘든 거 몰라줘서 미안하다고, 어린이집은 봐줄 사람이 없어서 보낸 게 아니라고 진심으로 사과도 했습니다.
제가 장황하게 이런 말씀 드리는 건 어린이집을 보낼 때 엄마가 아파서 봐줄 사람이 없어서 보내는 게 아니라 어린이집에 가면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고 신나고 재미있는 일들도 가득하다는 긍정적인 메세지를 심어주세요. 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셨음 해서요.
그리고 모든 아이가 다 똑같지는 않습니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기 보다 내 아이의 반응을 유심히 관찰하세요. 저희 아이 같은 경우가 많지는 않으니 너무 걱정 마시구요.^^

작년에 딸 아이가 다섯 살이었고 저 역시 직장을 다닙니다. 우선 저는 제가 참 커다란 실수를 했기 때문에 도움이 되실까 해서 몇 자 올립니다. 저 역시 주변분들이 안 간다고 떼쓴다고 가여워서 안보내면 결국 못 보낸다고....독한 맘 먹어야 한다는 소리만 믿었고 저희 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힘들더라도 적응기를 지나면 잘 다닐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엄마의 어리석음이 결국 우리 아이를 병들게 하고 말았습니다. 저희 아이는 유난히 예민하고 집에서 어른들과 자라서 한마디로 온실 속에 화초처럼 자랐습니다. 나름대로 아이의 기질도 있고 해서 드센 아이들이 많지 않고 먹거리에 신경을 많이 써주는 어린이집을 선택했습니다. 원장님이 수녀님이시고 장애 통합이라 아이들이 서로 도와주고 함께라는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였죠. 한 달 전부터 잠깐씩 놀러가고 일주일은 본격적으로 함께 등원까지 했구요. 물론 원장님과 선생님, 모두 너무 잘 해 주셨지만 우리 아이가 갑자기 낯선 곳에서 겪은 두려움은 미처 상상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일단, 제가 한 잘못은 아이가 순한 편이고 똑똑해서 왜 어린이집을 가야하는지를 설명하면 알아들을 거란 생각에 어린이 집을 다녀와서 가기 싫다고 하면 엄마는 직장을 가고 봐주시던 외할머니는 병원을 다니셔야 해서 봐줄 사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아무 소리도 않고 다음 날 조금 징징거리긴 해도 어린이집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격한 반응이 나오지도 않았고 순순히 잘 가기에 다행이 적응을 한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그 어린 것이 꾹꾹 참았왔던 거였습니다. 아이가 아프다는 걸 알고 나서야 아이 입장이 되서 생각하게 됐고 아이는 봐줄 사람이 없어서 그토록 낯설고 두려운 세상에 던져진게 되버린 겁니다. 극단적으로 버려졌다는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구요.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1년은 다들 감기를 달고 산다기에 그러려니 했으나 우리 아이는 어린이집을 다니고부터 유난히 아무 이유없이 고열이 많이 났고 한달에 보름을 못 다닌 날이 대부분입니다. 온갖 감기 다 걸리고 심지어 처음으로 폐렴까지 걸렸구요. 그러다 불안하다는 걸 신체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고 손톱을 뜯을 때만도 미처 모르다가 다른 증상까지 나타나고 알았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힘겨운 시간을 보냈는지 말이에요. 집에 오면 어린이집 얘기 하기 싫어하고 어린이집에서 찍은 몇 장 안되는 사진은 웃는 사진이 없었습니다. 온통 경계의 눈빛이었어요. 장애아동의 접근이 우리 아이한테는 힘든 경험이었고 감정이입을 잘 하는 아이라서 친구들이 혼나는 하나하나를 자신의 일인양 겁내고 에너지는 넘치는데 남들한테 표현하는 걸 극히 두려워했습니다. 물론 또래 아이들과의 새로운 경험, 놀이 등 즐거워할 때도 있었습니다. 사실 그런 장점 때문에 더욱 보내고 싶은 것이 엄마 마음이었죠. 가기는 해야하는데 그게 너무 싫었던 우리 아이는 그래서 아팠던 우리 아이는 어린이집을 그만두자마자 모든 증상이 사라졌습니다. 뒤늦게 눈물로 아픈 거, 힘든 거 몰라줘서 미안하다고, 어린이집은 봐줄 사람이 없어서 보낸 게 아니라고 진심으로 사과도 했습니다. 제가 장황하게 이런 말씀 드리는 건 어린이집을 보낼 때 엄마가 아파서 봐줄 사람이 없어서 보내는 게 아니라 어린이집에 가면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고 신나고 재미있는 일들도 가득하다는 긍정적인 메세지를 심어주세요. 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셨음 해서요. 그리고 모든 아이가 다 똑같지는 않습니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기 보다 내 아이의 반응을 유심히 관찰하세요. 저희 아이 같은 경우가 많지는 않으니 너무 걱정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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