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버님..
아이를 책으로 키우면서 잘했다고 생각은 했구요.
책이 장난감이니 다른 장난감보다 책을 많이 사주자 생각하고 그리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책 말고 설거지 낚시놀이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동차놀이만을 계속하는 것이 장난감을 바꿔주지 않아서 ‘계속 트럭이랑 굴삭기만 가지고 노나’라는 생각이 들어 늦었지만 몬테소리 베이비 리틀 토이방을 넣어주었습니다. 형편이 좋아서 넣어준 건 아니고 제가 비상금으로 조금 모아놓았던 돈을 틀었죠. 책뿐 아니라 교구도 아이에게 도움이 될 것이고 너무 트럭놀이만 하는 것이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조금은 다르게도 놀아라는 의미에서죠. 처음엔 낯설어 하더니 이제 제법 가지고 놀려고 합니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모든 걸 내가 하려할까?
두 아이를 보는 것이 쉽지는 않고 힘이 듦에도 불구하고 큰아이 한글 떼기까지 어린이 집도 안보내고 하루 종일 큰아이와 놀고 있을까?...
요즘은 아이들과의 관계가 많이 편해졌어요.
큰애가 둘째에게 공격적이거나 힘들어하면 언제든 안아주게 되네요.
그치만 요즘 저의 욕구를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나의 내면아이는 이것저것 상실의 욕구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내 내면아이를 위해 한번씩 책도 읽어줍니다.
내 내면아이의 잃어버린 욕구를 조금이라도 채워주고 싶어서요
아이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어려서는 내가 모든 걸 해줘야한다는 생각에 조금은 변화가 온거 같아요.
내가 모든 걸 해줘야 한다는 것 자체도 어쩜 나의 내적 불행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해서요.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 잘 정리가 되어지지 않네요
아이를 사랑한다는 것이 어쩜 내안에 가둬두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어...
조금 힘들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교구도 들이고 한글도 프뢰벨 프로그램을 넣어서 한번 천천히 아이의 눈을 보면서 해볼까합니다.
어쩜 책살 땐 돈이 아깝지 않았는데 교구나 다른 수업은 돈이 아까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교구를 넣는다고 책을 좋아하는데 방해가되지는 않겠죠?
아직 교구나 프뢰벨 한글을 넣은 것에 생각이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좋은 엄마는 엄마가 모든 걸 해줘야한다는 생각을 아주 많이 했었나봅니다.
엄마 표 말입니다....
제가 성장해 가는 것인지 퇴보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친정을 제가 가기가 싫네요.
친정식구 누군가 온다하면 맘도 불편해지구요..
아빠는 조건 걸린 사랑을 해 주신 분 같아요
대학생 때 알바하면 너무 잘 한다하시고, 고등학교 때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가기 전 씻고 있으면 일찍 들에 나가 일보시고 아빠도 나가려고 씻으려하면 제가 목욕탕에서 씻곤 있었어요. 그럼 몇분 못기다리고는 절 욕했어요. 온갖 욕설을... 절 잡아먹을 듯이.. 누구도 절 위로해주지 않았어요. 엄마도 좀 빨리 씻지 하시고요..
목욕탕에 씻으러 들어가는 것이 긴장이었어요. 또 내가 씻으러 들어가면 아빠가 나타나시겠지 하면서요..
그리고 전 언니가 무척 불편합니다.
언니는 저를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아주 쉬운 대상으로 생각하는 거 같아요
대학생 때 제가 큰 실수를 했을 때 그러더라구요
울지 마라 니가 뭐잘했다고 우니... 어려서부터 넌 니가 하고 싶은건 다해 놓구...
언니랑 잘 지내보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언니가 뭔가 잘못했을 때 지적이 쉽지 않아요. 언니가 상처받을까봐..
언니는 형부와의 관계가 많이 안 좋습니다.
그래서 이혼얘기를 자주 합니다. 딸하나 있는데 딸도 정이 가지 않는다며 아주 무섭게 키웁니다. 꼭 제 눈엔 엄마가 자기한테 한 것을 자기도 하면서 엄마한테 한풀이 하는 것으로 느껴지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직장다닐 땐 아주 인정받던 언니가 요즘은 자기 안에 갖 혀나오지 못하는 모습이 무섭습니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어릴적 엄마는 아빠와 내가 잘 지내는 것을 싫어했나 생각이 듭니다. 아빠는 욕설을 하시고 성격이 급하셔서 그렇지 애정표현도 좀 하셨고 피부 닿으며 놀아주셨던 거 같아요.
무엇 때문인지 어려서 저는 여자보다 남자들이랑 어울렸어요
여자친구 사귀는 것이 쉽지 않았고 남자가 좋았고 편했어요.
커서는 남자친구가 편해서 여자친구 만나는 것은 별로였었요
남녀차별을 받았던 거 같고 언니와의 사이가 별로여서 ...
아들, 딸을 키우고 있어서 걱정이 됩니다.
제가 무의식으로 남녀 차별을 하는 건 아닌지...
언니 엄마와의 사이가 편하지 않듯 우리 사랑하는 딸에게
무의식의 불편함을 주지나 않을까 해서요..
동생이 생기면 큰아이는 뒷전이 되기 쉽다고 하던데, 전 아니예요. 육아서를 읽어서 첫째를 배려해야 된다고 알기 때문인 것인지 제 무의식인 것인지, 둘이 같이 울면 작은애가 심하게 울지 않고 큰애가 심하게 울면 큰애를 먼저 달랬습니다. 요즘 작은애를 많이 챙기려합니다.
사랑은 이분법적이 아니라고 같이 줄 수 있다 하셨지만...
큰애 책을 읽어주다 작은애가 울어서 안고 읽어주려 한다거나 하면 어쩔 땐 가만있지만 어쩔 땐 동생을 밀치기도 합니다. 사실 요즘 동생에게 별로 공격적인 모습을 못보다 어젠 연속적으로 동생을 밀치기에, 저도 모르게 놀라서 경민! 안돼! 소리쳤어요. 그러곤 안아주었지만 경민이가 화내는 모습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하셨잖아요. 화내는 모습을 제가 억압하는 거 같아 화내는 모습을 어떻게 받아줘야 할 지 모르겠어요.
자동차놀이를 할 때도 어쩔 땐 공격적으로 차를 저에게 밀면 그러는 거 싫어라고 하는데 놀이로 인정을 해줘야 하는 건지 ...아님 저한테 화를 내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큰애가 요즘 뽀로로를 너무 좋아라 해요.
그래서 뽀로로 시디를 사버린 건 제 실수인 거 같지만..
세편만 보고 끄자고 하면 울고 너무 보고 싶어 하네요.
그렇게 나쁜 프로도 아닌데 이런 것도 많이 보여주면 안 되는 것인지...
글을 쓰다보니 이렇게 길어졌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닉네임: 엄무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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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무엄무님.
모든 것을 엄마가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내적불행 일 수 있습니다. 이는 자신이 완벽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는 방어기제에서 기인한 것 입니다.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자신이 편안해진 것 입니다. 의존이 아니라 요청 입니다.
남녀차별이 있는 집에서 성장 했다면 자신의 여성성을 부정당한 것 입니다. 이는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한 것이기에 자신을 수치스럽게 받아들입니다. 특히 태어나면서 여자라 외면당하거나 버림받았다면 그것은 원초적인 부정이기에 무의식 깊은 곳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정 합니다. 이런 경우 내면에 깊은 분노가 있는데, 그 분노를 풀어내는 과정을 거쳐야 온전하게 다시 태어나지요.
그렇게 내면 아이를 보면서 자식과의 관계를 자각하는 것은 바람직 합니다. 다만 이런 자각은 반드시 몸으로 경험 해야만 강박과 불안이 우리를 지배하지 못합니다.
자신 안에 있는 화를 인정하고 그 화를 외부로 풀어내세요. 화는 억압되면 격노가 되어 폭발 합니다. 아이나 남편에게 풀지 말고 화를 일으키게 한 원 대상에게, 그 대상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도 강하고 구체적인 상상으로 분노하면서 님에게 준 수치심을 원대상에게 돌려주세요. 아니면 원대상을 상징하는 상징물에게 풀어내셔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면서 화를 몸이 경험하게 되고 자신이 감정의 주인임을 알게 되지요. 화는 밖으로 배출되면 우리에게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래야 아이가 화를 내는 모습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지요. 엄마 안에 억압된 화가 없어야 아이는 엄마의 화를 표현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자동차 놀이를 하면서 밀치는 것은 아직 조절능력이 부족한 것이지 엄마를 공격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놀이로 받아주세요. 다만 아프다는 것은 분명하게 말하고 조심해 달라는 요청을 하세요.
아이가 뽀로로를 좋아하면 엄마도 함께 보세요. 엄마와의 친밀감이 있는 아이들은 중독되지 않습니다. 같이 보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은 교육 기회 입니다.
점점 성장하는 님을 응원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