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진이 엄마 입니다.
고민이 생겨 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서진이 오늘로 만 15개월 되었어요.
서진이가 아빠를 아주 좋아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어요. 아빠가 안아주고 기저귀 갈아주고 그래서 그런지 제 기억으로 낯가림이 아주 심해질 때 4개월 지나서는 저만 따랐는데 . 그전에는 아빠가 안아주는 걸 더 좋아했습니다.
돌 지나서 젖 떼고 나서는 갑자기 아빠한테 붙어버렸네요. 처음엔 제가 편해서 ^^;; 그냥 두었습니다. 저랑 안 노는 것도 아니고 해서요. 근데 요즘엔 아빠가 너무 불쌍해서 못 봐주겠습니다. 설 연휴 내내 제대로 쉬지도 못했어요.
아빠가 있으면 먹는 양의 반도 안 먹고 아빠랑 놀려고 합니다. 먹는 건 물론이고 잠도 안자요. -_- 8시면 자던 아기가 12시 넘기는 건 기본이구요. 잠이 와서 눈은 감기는데 부릅뜨고 놀자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1시 잠들어서 7시쯤 뒤치닥 거리다가 아빠 보면 정신이 번쩍 드나 봐요. 아빠한테 안겨서 "저쪽"합니다. 눈은 반쯤 감겨서 저한테 그려면 밤새 책이라도 읽어주겠는데, 다음날 출근해야할 아빠 붙잡고 놀자고 하니 남편얼굴이 반쪽 됐어요.ㅠ.ㅠ
이거 심한 거 맞죠?
요즘엔 아빠는 몰래 숨고 제가 서진이 안고 돌아다녀서 재웁니다. 아빠가 숨고 나면 5분도 안 되서 잘 때가 많아요. 물론 울다가 자는 거죠.
말귀는 다 알아들어서 ‘서진이 몰래 가서 자’ 하며는 혼자 놀다가도 아빠한테 붙어서 안 떨어집니다. -_-;; 둘이 눈짓으로 말하고 몰래 숨습니다.ㅠ.ㅠ
계속 이렇게 해야 하는 건지... 이게 일시적으로 이러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 그리고 친구에게 말하니 친구는 아기가 주양 육자를 아빠로 알고 있는 거 아니냐면서 웃습니다. ㅠ.ㅠ 결혼 전엔 나름 절친이였는데 결혼하면서 별로 좋은 얘기 안 해 줘서 (임신5개월에 아기가 손 빠는 초음파 사진보고 애정결핍증 있다고 했거든요...-_-;;) 웬만한 건 그냥 무시하는데 자꾸 가슴에 남습니다. 아기가 정말 자기를 돌봐주고 있는 사람을 아빠로 인지하고 있는 걸까요?
[닉네임: 엔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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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샤님.
아이는 엄마와의 애착관계를 넘어서 아빠에게 갔네요. 아이가 아빠에게 가면 엄마야 좋지요. 아빠도 싫지는 않을 거예요. 아이는 남성성과 여성성을 골고루 발달시키지요.
그렇게 아빠와 애착을 형성하면 그 관계는 평생을 가지요. 아빠와 아이가 놀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엄마도 아이를 존재로 사랑하지만 아빠도 아이를 존재로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아이는 누가 자신을 사랑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지요.
아빠에게 맛있는 거 해주세요. 주애착자는 엄마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