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올해로 6살 아들과 4살 딸을 두고 있는 푸름이 닷컴 초보 맘입니다.
푸름이 닷컴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두 아이의 육아는 나의 육아관에 의해서, 육아를 해야 한다는 주관으로 그동안은 푸름이 닷컴을 외면하고 있었지요. 사실은, 그게 아닌데 말이죠..
저는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부터 쭈~욱 쉼 없이 일을 해온 직장맘입니다.
첫애 낳고 출산휴가 3개월, 둘째 낳고 출산휴가 + 육아휴직 6개월 외엔 손에서 일이 떨어질 날이 없었어요. 그리고 애기 아빠도 출퇴근 시간이 2시간 정도 걸리는 먼 거리라 집에 오면 늦을 때도 많고, 토요일, 일요일도 각종 잔업에다가 특근에다가 이것저것 행사로 출근할 때가 더 많았구요. 다행이도 시댁도 친정도 가까이 있어서 다들 많이 도와주셨어요.
첫째는 시댁에서 24개월까지 봐 주셨는데 어머님께서 많이 힘들어해서 시댁에서 한달 친정에서 또 한두어주 이런식으로 반복을 했구요. 그래서인지 애착 형성에 조금문제가 있지 않을까 저 혼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주로 친정에서 24개월까지 봐주셨어요. 두 아이들은 24개월 이후에는 어린이집, 유치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정말 시댁과 친정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일과 육아와. 살림을 다 도맡아 하다 보니 어느 하나 잘하는 게 없네요.
특히 육아와 살림에서 젬뱅입니다. 두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균형 잡힌 식단으로 밥을 챙겨 준적도 없고 두 아이들에게, 항상 여유 있는 태도로 대하지 못했네요.
항상 퇴근해서 오면 애들 씻기고, 밥 같이 먹고 잠시 놀아주고. 9시 반쯤 되면 재우기가 바쁘네요. 제 성격적인 면이 강하겠지만 제가 정해놓은 시간표대로 되지 않으면 제가 너무 조바심을 내면서 아이들을 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말로 두서 너번은 타이르다가 안 되면. 제 성격이 나오죠.. ^^;;
급하고 다혈질적이고. 부정적인 성격 말입니다.
예를 들면 9시쯤 되면 잘 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이들이 블럭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잘 준비를 안 하면 처음에 두서너번은 좋은 말로.. "애들아 자야지. 빨리 자야지 키도 쑥쑥 자라고, 하루 종일 논다고 피곤했던 몸도 안 피곤해지고 면역병균이 힘이 세져서 감기도 안 걸리고" 하면서 잠을 재촉해요. 두서너번 그렇게 하고 나서도 아이들이 놀이삼매경에 빠져 있으면 저는 큰 소리를 치게 됩니다. 자꾸 엄마 말을 안 들으면 장난감을 재활용통에 가져다 버린다고, 또 무서운 아저씨가 잡으러 온다고 이런 말들을 많이 해서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줍니다.
이런 말을 그 당시에 할 때는 잘 모르겠는데 이렇게 차분하게 글을 적으니 아이들에 얼마나 불안함을 줬을지 미안해집니다.
그리고 큰애에게는 어른스럽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제 55개월 정도 된 아이에게 제가 너무 큰 걸 바라는걸까요?
놀이할 때도 산만하지 않기를 바라고 한글도 척척 읽었음 좋겠고
( 글은 아는것 같은데,, 글도 제법 쓰는데. 아직 혼자서 책을 보지 않습니다. )
동생도 잘 보살폈음면 좋겠고.
성격도 온순했음 좋겠고.
동생에게 본보기가 되었음 좋겠고
화난다고 발을 쿵쿵 걷지 않았음 좋겠고.
화난다고 눈을 치켜뜨지 말았음 좋겠고
잘 울지 않았음 좋겠고
자기 뜻대로 안된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안질렀음 좋겠고.
성질난다고 손톱으로 바닥을 안 긁었으면 좋겠고 등등...
제가 너무 많은걸 바라고 있는 걸까요?
제가 맏이라 그런지 무의식중에 맏이에 대한 어떤 강박증이 우리 큰애에게도 그대로 적용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첫째 컴플렉스 없는 첫째로 키우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첫애 에게는 항상 미안합니다.
제가 육아가 서툴러서.. 제대로 된 육아를 하지 못해서
우리 첫째가 기질적으로 까다로운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푸름이 이버님..
처음에 이 글을 적을 때만 해도해결책이 궁금했는데 글을 적다 보니
모든건 나 안에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그래도 푸름이 아버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고민상담이 너무 길었네요~
[닉네임: 빛나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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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여인님.
잘 오셨습니다. 푸름이닷컴에 올라온 글들이 방대하고 분야별로 심도가 있어 처음에 오셔서는 어리둥절할 수가 있지요. 그러나 자주 들어오셔 글을 읽다보면 어느 정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지요.
지금 하신 질문은 육아의 여러 분야 뿐만 아니라 님이 자라오면서 어떤 환경에서 성장했고, 어릴 때 어떤 감정적인 상처를 받았는지를 알아야 하는 어려운 질문 입니다. 님의 무의식은 이미 그것을 알고는 있습니다.
"모든 건...나...안에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이라는 글에 그대로 반영 되어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화가 나는 이유, 아이에게 완벽을 요구하는 이유 어떤 강박, 그리고 직장을 다녀야 하는 이유 등이 의식과는 다른 무의식의 충동에 의해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그런 무의식의 과정을 짧은 글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네요. 책으로 한권을 쓰라고 해도 쓸 수 있을만큼 심층적 입니다.
먼저 푸름이 엄마가 쓴 육아 메시지와 제가 쓴 질문 답변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그 안에는 아이의 발달, 배려 깊은 사랑, 내적불행, 내면 아이, 억압, 방임, 방치, 희생, 몰입 등등 여러 개념들이 있습니다.
그런 개념을 이해하시면 성격이 타고나는 기질뿐만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 기제에서도 비롯된다는 것을 아시게 될 것 입니다.
그리고 해결책도 님 안에 있다는 것도 알게 되실 것 입니다.
푸름이닷컴에 오신 것을 환영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