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이 임신과 동시에 첫 아이가 점점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긴 문장도 잘 말하고 눈치도 빠르고 요즘은 한글에 관심이 많아서 간판이며 책이며 틀리더라도 손으로  짚으면서 읽어나가는 33개월 남아를 두고 있고요. 2달 전에 둘째를 출산하여 현재 친정에 머물고 있습니다.

1. 말을 점점 잘하게 되면서 두 돌 가까이 되자 노래를 부를 때도 "안" 글자를 넣어서 부정어로 부르고...

"아빠곰은 안 뚱뚱해. 엄마 곰은 안 날씬해" 이런 식으로요. 한글에 관심이 많아 글자를 많이 아는데 일부러 "안 컴퓨터. 안 자동차" 읽으면서 우리가 놀라는 반응을 보이면 재밌다고 깔깔대며 웃었어요. 나무라지 않고 반항기인가 보다 하고 그냥 같이 웃었는데... 10개월이 지난 지금 더 심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2. 요즘은 식사시간에 "동율아  밥먹자~" 하면 "안 먹어. 먹기 싫다니까?" 순순히 먹기보단 괜히 이런 말을 합니다. 밥먹을 때도 가만히 앉아있지를 앉고 계속 돌아다니고요. 원래는 가만히 앉아서 밥을 굉장히 잘 먹었어요. 둘째 태어나기 1달 전부터 그랬고 현재 친정에 머물고 있는데 계속 그럽니다. 밥이 먹기 싫어서 그런 것 같아서 먹기 싫다는 의사를 분명히 듣고 식사시간이 끝나고 아이 밥그릇을 과감히 치우는데 치운지 몇 초 안 돼서 크게 울면서 자기 밥먹을 꺼라고 난리를 칩니다. 둘째 낳기 전엔 밥 먹을때 아이를 야단 친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자꾸 말로 야단을 치게 됩니다.포크나 젓가락을 집어던지기도 하고 가지고 오라고 상냥하게 타일러도 소리를 질러봐도 말을 듣지 않습니다.

밥을 먹다말고 거실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단어카드를 보거나 너무나도 산만한 태도를 보이구요. 밥 먹고 놀자고 다른 사람들은 다 먹어서 이제 치워야겠다 .하면 못 들은 척 하거나 자기 놀던 거 다 하고 먹겠다고 말만 그렇게 하고 밥 먹으러 스스로 안 오더군요.

3.  카드. 책 . 퍼즐조각 등으로 친정 거실을 발 디딜 틈 없이 만들어 놓고 절대 치우지 않습니다.

전에는 "청소기 돌릴 꺼야 우리 같이 정리하자 정리" 하고 말하면 책도 제자리에 꽃도 제법 잘 도와줬었는데요. 아예 제 말을 무시하고 다른 곳으로 가버립니다. 제가 아무리 좋게 말하고 다정하고 배려있게 해줘도 제 아이가  무시하니 너무 화가 나서 오늘 아침엔 아이가 눈물 흘릴 정도로 크게 혼냈답니다. 그랬더니 카드를 정리하더군요. 혼나고 억지로 정리하는 아이가 너무 불쌍해서 안아주고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칭찬도 해주었습니다.

전 아이를 혼내고 나면 1분도 안 돼서 후회가 됩니다. 둘째가 안아주지 않으면 잠도 안자고 깨어있을 때도 반듯이 세워서 안아줘야 울지 않아서 하루 종일 안고 있다보니 첫애한테 말로만 이래라 저래라 하게 됩니다.

4. 위험한 행동을 하면 "그 포크 위험해. 식탁에 올려다 놔" 하면 "안 위험해~" 하고 말하면서 반항합니다. 아이가 만지면 안 돼는 어른들 물건 카메라나 핸드폰이나 지갑에 들어있던 카드 등을 어느새 꺼내서 만지고 있으면 만지면 안 되는 것이니 가져다달라고 하면 카메라 핸드폰 경우 세게 집어 던지고 카드는 어디 구석으로 넣어버립니다.

5. 동생에 관련된 부분은 책에서 봤듯이 정말 때리고 밟고 폭력을 행사하구요. 밉다고 싫다고 말합니다.

모유 수유하는데 젖줄 때 가끔 엉엉 울면서 젖 주지 말라고 말해요. 그럴 땐 동율이도 어렸을 때 많이 먹고 엄마가 하루 종일 안아줬다고 말하면 좀 가라앉는듯해요. 가슴으로 둘째 젖주고 등 뒤에 큰아이를 매달리게 합니다.

잘 때도 옆으로 누워 둘째 젖 주고 등 뒤에 큰애가 찰싹 붙어서 제 볼이나 배를 만지면서 잡니다. 큰애랑 스킨십 할 때 너무 행복해요. 둘째가 잠들면 큰애한테 돌아누워서 뽀뽀도 하고 안아주고 잡니다. 낮에 제가 화낸 일이 있으면 자기 전에 귓속말로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구요. 낮에도 틈나는 대로 안아주고 뽀뽀도 백번도 넘게 해줘요.

애교도 많고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에요.

그런데 위에서 쓴 몇 가지 당황스러운 상황에 저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정말 어찌 해야 할지 몰라 그냥 아무 말도 안하고 아무표정도 안 지었고요.

그냥 스스로 좋아질 수 있을 꺼라고 믿었는데 점점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긍정어만 사용하고 공감대화를 써보기도 했는데 그런 게 전혀 먹히지 않으니 정말 답답하더라구요.

폭력적인 행동을 저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 (동생,아빠,외할머니,외할아버지) 한테 가끔 쓰고요. 남편과 저는 우리 큰애가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는 것 같아 걱정이 많이 되지만 어쩔 방법을 모릅니다.

많이 조언 부탁드립니다.

                                                                                                                   [닉네임: 리딩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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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트리님.

둘째가 태어났네요. 축하드려요. 아이는 잘 성장 했네요. 그리고 잘 성장 하네요.

1.안 자를 넣어다고 부정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는 지금 말놀이를 하네요. 안자를 붙이면 어떤 뉘앙스를 주는지가 궁금한 것입니다. 아이는 특정시기에 그런 놀이를 하면서 언어를 확장 하지요.엄마도 함께 안자를 붙이면서 놀아 보세요.

2 .반항기 아이의 특징 이지요. 독립하고 싶기도 하고 의존하고 싶기도 하지요. 밥 안 먹겠다면 치우고 치웠다고 울면 공감해 주세요. 아무래도 둘째를 낳게 되면 아이들은 퇴행을 하게 되고 엄마는 말 잘 들었으면 하는 마음을 아이에게 보이게 되면서 은근히 강요하게 되지요. 아이와 친정집에 있어 엄마 마음에 아이가 예의 바르게 행동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는지도 보세요. 아이가 그 나이에 비해 산만한 것인지 아니면 친정집에 새로운 것이 많아 호기심이 더 많아진 것인지도 살펴 보세요.

3. 엄마의 말 안에 분노를 감추고 말만 배려 한 것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준 것인지를 숨을 길게 쉬면서 느껴 보세요. 아이에게 말로만 이래라저래라 그러면 아이는 외로워져 야단이라도 맞는 전략을 선택하지요.

4. 친정집이라 엄마가 예민해 진 것은 아닌지요. 집에서는 무엇을 부셔도 되지만 친정집은 아무래도 신경쓰이지요. 저는 부모의 교육과 동의 하에 18개월 전후의 아이들이 뜨거운 전을 부치는 것도 보았습니다. 33개월 아이가 포크를 사용하는 것은 도전이 될 수 있지요. 엄마의 일방적인 명령이라면 아이는 반항 하는 것이 정상적인 발달 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는 순응 했을 가능성이 높지요.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했으면 좋은지를 의논 하세요.

5. 밉다고 표현하는 것은 감정을 감추지 않고 표현하는 것이기에 공감해 주기 쉽지요. 아이가 폭력을 행사하면 그 마음은 받아주데 엄마의 욕구도 분명하게 전하세요. 이런 단호함에도 공감이 먼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특별하게 아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전하세요. 둘째가 태어나도 자신에게 손해되는 것이 없으면 첫째가 둘째를 미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받은 것처럼 둘째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지요.

당황스런 것은 엄마가 정해 놓은 기준에 아이가 안 들어 와서 그런 것이 아닌지 보세요. 아이가 성장 하면서 엄마의 기준은 달라져야 하지요. 제가 보기에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은 없다고 생각 되네요. 엄마아빠가 예의바른 사람이라 아이에게 예의를 은근히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질문만 던지네요. 답은 님의 내면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