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7살6살 남매의 엄마에요. 푸름닷컴을 저희 아이 돌쯤 알았는데 그때 정말 이것저것 찾아 헤메이던 시간이었습니다. 여러 육아서들은 읽을 때뿐이지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고 더 괴로워서 너무 힘들었어요.

저는 큰아이(여자)가 누구보다 잘 자랐으면 하면서도 귀찮고 싫고 스킨십조차 싫을 때가 있습니다.증상은 둘째아이가 태어나고부터 연년생에 큰아이가 어린이집 다녀와서 둘 다 안아달라 해서 안아주나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둘을 다 안아주고 싶은데 체력이 안 되었던거지요.

육아에 지쳐있는데도 남편은 위로가 되지 않고 오히려 싸움이 잦아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가서 손찌검까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책하고 육아서 읽고 책대로 안 되어서 자책하고..

지금까지도 둘째아이는 그냥 이쁘기만 합니다.

그런데 큰아이는 실수하게 되면제가 컨디션이 안 좋게 되면 바로 티가 납니다. 억압형의 엄마로 돌변하니까요. 어떨 땐 제가 평소 말투로 해도 혼난 것처럼 표정이 주눅이 들어 있습니다. 왜 제 아이인데도 유독 큰아이만.. 당연히 잘해야 하고 실수하면 안 되고 내 말에 거역하면 강압적으로 대하게 될까요?

요즘들어 푸름아빠책 다시 읽고 있어요. 배려깊은 사랑 책과 그전에 아빠와 책을이라는 책을요...

큰아이에게 많이 미안하고. 오히려 혼자였으면 이러지 않을 수도 있었을 거 같아요. 둘째가 태어나면서 힘들어 졌거든요.

작은아이는 노력 안 해도 되는 사랑이라면 큰아이는 말투며 표정이며 참 신경을 많이 써야 노력해서 사랑표현을 해야 합니다. (작은아이는 뽀뽀며 안아주는 것이 즐거움이라면 큰아이는 의무적으로 해줍니다. 여기서도 많이 죄책감이 느껴집니다.)

저도 연년생의 장녀였으면서도 말이지요.

큰 아이에 대한 마음 때문에 정신과상담이나 심리상담받아야 하는지 너무 고민됩니다.

그리고 그리고 너무 슬픈 건 남편이에요

저는 애들 교육으로 책 육아 한다고 책읽어주고 환경 만들어 주고 육아서 읽고 인터넷검색하고 집안일하고 그런데 남편은 애들 육아에 전혀 참여가 없어요.  제가 몇 번이고 남편 힘든 건 알지만 주말만이라도 애들 책 한권씩 두 권 읽어 달라 했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큰애가 동생 본 이후에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인지 그때 무렵 성기를 바닥에 업드려 비비는 행동을 했어요. 그때 정말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그때도 사방팔방 저만알아보고다녔네요...

초기대처도 무지한 엄마가 잘못 대했고 남편도 어렸을 적 자기 성기를 만지는 버릇이 있었는데 맞아도 했다면서 충격요법으로 가야한다면서 아이를 거꾸로 해서 (발목잡고 거꾸로 매단 것처럼요. 자기나름 대로 충격요법이라고 )혼내줬어요. 제가 바라보다가 그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렸어요. 지금생각헤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고민만 같이했지 방법을 찾고 하진 않았습니다.

지금도 잘 때 가끔씩 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그때보단 많이 제가 유연해졌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6년이 걸렸네요.

그런데 왜왜 남편은 육아에 참여도 관심도 없는걸까요?

주중에 티비 안 보며 책읽어주고 놀이해가며 지나다가 아빠만 주말에 있으면 리듬이 다 깨집니다. 먼저 텔레비젼을 키고 안 봐도 켜놓고 심지어 텔레비젼키고 책 읽고 컴퓨터로 일도 합니다. 자기는 멀티가 된답니다.

저도 압니다.  회사일에 주말이면 쉬고 싶다는 걸, 그래도 아이는 저만 키우는 거 아니잖아요. 저 나름대로 아이들에게 한다고 해도 남편의 기준으론 인정을 못 받는 느낌입니다. 남편의 기준엔 잘 먹이는 겁니다. 식당에 가면 애들 생각난데요. 색색의 야채와 나물반찬으로...

사실 저는 애들 많은 반찬 못해줍니다 음식 할 시간에 애들과 놀아주고 (지금은 애들 두아이 다 데리고 있어요. 3월에 둘다 유치원 보낼 예정이구요)

세끼 밥과 반찬에 집안일과 아이들 시중 힘듭니다.

그래도 남편이 격려해주고 도와주면 힘이 날 것 같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네요..

어느 책 문구에서 엄마혼자육아는 평범한 아이.. 아빠와 같이하는 육아는 영재를 낳는다고요. 영재는 바라지 않더라고 남편이 육아에 고민이나 참여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큰 딸 생각해도 가슴아리고 미안하고 답답하고 남편생각으로도 답답한 일주일을 보내고 있어요.

푸름엄마, 아빠 도와주세요

푸름닷컴 7년 만에 글올리니 그냥 지나쳐주지 말아주세요

부탁입니다.

                                                                                                                  [닉네임: 미소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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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지니님.

푸름이닷컴 7년차 이시네요 이렇게 글을 쓴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하지요.

님이 장녀 였기 때문 입니다. 큰 아이는 님의 어릴 때 모습입니다. 님은 어릴 때 살겹게 사랑받은 기억이 없을 것 입니다.그렇기에 아이를 그냥 안아주고 스킨십 해주기도 어려웠을 것 입니다. 연년생이라 체력도 지치지만 그보다는 님이 받지 못한 사랑을 아이에게 주려니 그것이 심적으로 더 힘들었을 것 입니다.

님은 어렸을 때 억압받고 자랐을 것 입니다.큰 아이에게서는 님이 억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이 있습니다. 아이의 그 모습이 님의 무의식에 있는 상처를 불러일으키기에 아이를 존재로 사랑해주기 어렵지요.

어릴 때 상처를 받은 사람은 이분법적으로 사고합니다. 좋거나 싫거나 둘 중의 하나이지요.첫째가 싫습니다. 둘째는 무조건 좋습니다. 그러면 둘째는 무조건 사랑 받을 행동을 하지요. 첫째는 둘째와 경쟁 할 수 없기에 부정적인 관심이라도 받을 행동을 합니다. 엄마에게 무관심을 당하고 소외당해 외로운 것 보다는 야단을 맞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남편도 님이 돌보는 아이 입니다. 님은 돌보는 역할을 남편은 돌봄을 받는 역할을 하고 있네요. 남편은 님이 아내가 아니라 자신의 엄마에게서 받지 못한 사랑을 받고 싶은 엄마의 대리자 입니다. 남편의 어머니는 남편을 혹독하게 대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남편이 어릴 때 자위행위를 하다가 매를 맞았다는 것을 보면 어떤 환경에서 자랐을 지 짐작 할 수 있습니다. 자위는 호기심 때문에 일시적으로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너무 외로워 자신의 몸을 만지면서 위로를 얻거나 부모가 억압한 성적 수치심을 표현 하는 것 입니다. 남편이 아이를 대하는 방식은 자신이 당한 방식과 일치 합니다.

님은 남편의 어머니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 그렇게 잔소리를 들었는데, 님이 하는 부탁도 엄마가 하는 잔소리로 들리지 않을 까요?. 남편이 아니라 아들로 대하고 있다면 님은 남편을 속으로는 무시하고 있는 것이지요.

남편이 육아에 참여 하려면 님이 남편으로부터 독립해야 합니다. 남편이 육아에 안 들어 와도 님이 전혀 슬픔이 없어야 한다는 것 입니다. 남편이 들어오고 안 들어 오고에 따라 님의 감정이 좌우된다면 님은 남편에게 상호의존된 상태입니다. 자신의 존재가 없다는 뜻이지요.제가 보기에는 슬픔이 아니라 분노 같네요. 님은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할 것이 두려워 정당한 분노조차 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러니 분노가 허락된 감정인 슬픔으로 바뀐 것이지요.

남편의 내면에는 굶주린 아이가 있습니다. 저도 어린 시절에 가난했기에 푸름이 엄마가 아이에게 밥을 제대로 안차려 주면 화를 내곤 했습니다. 그래서 반찬 한 가지 놓고 밥을 먹다가 제 발자국 소리만 들리면 푸름이 엄마는 안 먹는 반찬을 꺼네 놓고는 했었지요.

부부가 싸우는 것은 내면 아이와의 싸움 입니다.굶주린 남편의 내면 아이에 대한 진정한 공감을 해준 적이 있는지요?.물론 님의 내면 아이도 사랑 받고 싶습니다. 그러나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랑을 어떻게 주나요.

인정을 갈구하는 마음에는 버림받은 아이가 있습니다. 님이 스스로 그 버림받은 아이를 위로해주고 사랑해주어 다른 사람의 인정을 갈구하지 않는다면, 님과 남편의 의존관계는 깨지고 남편은 자신이 육아의 주체로 들어오려 할 것 입니다. 부부의 균형이 깨지는 것만큼 두려운 것은 없지요.

결국 남편이 육아에 들어오려면 님이 성장하는 길 밖에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