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 40개월 작은딸 8개월
큰 아이 낳고 내내 끊여오던 감정들이 3주 전 전화 통화 때 갑자기 두서없이 나와서
엄마와는 소리 지르고 싸우고 아빠와는 대성통곡하며 일부 말씀드렸어요.
부모님은 전화를 몇 번 하셨는데 전 안 받았고
이 주 전 엄마가 억지로 올라오셔서 이틀 지내시다 가셨고
(아무 얘기도 안했습니다. 사실 눈도 못 맞췄어요.)
전 완전 마비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온몸으로 상처받고 있는 날들입니다.
근데 사실 많이 울 것 같고, 화낼 것도 같고, 부모님이 들으려고 안하시면 싸우게 될 것 같고 다 얘기도 못할 것 같고 그리고 무엇보다 무섭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사랑을 얘기하는 게 굉장히 쑥스럽고, 무엇보다 자존심이 상해요.
특히 눈물 보이면서 얘기하는 게 너무 부끄러울 것 같아요. 그리고 지는 것 같고
사실 눈물 따위조차 흘려주지 않을 꺼다라는 냉소적인 결심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자꾸 편지 쪽을 생각하는데..
편지로 써서 안전하게 배달하고자 등기로 보내는 일이
부모님께 예의가 없는 일 같기도 하고..
하지만 할 얘기 다 할 수 있으니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신기한건
몇 년을 마음 끊이며, 분노하고 슬퍼하고 지내며 언제 대면해야하나 고민하던 때보다
두렵지만 어찌됐든 시작된 지금이 더 낫다는 사실입니다.
반드시 이 고비를 지나면 나아질 거라는 확신이 있어서 그런가 봅니다.
그래서 아직 대면 준비를 시작도 안했는데
아이들에게 확실히 나아졌습니다. ^^
[닉네임 : dana]
하연하은마미님.
큰 산을 넘어가시네요. 살면서 가장 큰 용기를 내셔야 하는 시간이지요.
부모와 대면하는 것은 이기고 지고의 싸움이 아닙니다. 부모가 사랑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은 인정 합니다.그러나 부모에 의해 받은 상처에 대해서는 결산을 해야 비로소 부모를 온전하게 대할 수 있지요.따라서 부모와의 대면은 부모의 이러이러한 말과 행동에 의해 내 인생이 어떤 영향을 받았고 지금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 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부모님은 부정하고 그것이 최선이다라고 변명하고 화도 낼 수 있습니다.하지만 대면은 그런 감정에 영향받지 않고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표현하는 것이지요.
직접만나서 표현하려면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직접만나면서 말하면 그 결과가 어떠하든 과거를 종결짓고 새롭게 출발 할 수 있습니다.그런 용기가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알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하고 가벼워집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글로서 할말을 정리 해보세요. 정리 과정에 많이 분노하고 울 것 입니다.그러는 과정에도 분노가 사라지기에 차분하고 단호하게 부모님과 대면 할 수 있지요.그리고 상상해 보세요. 누군가 뒤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고,,,
대면 할 때는 상상의 보호자와 함께 가세요. 직접 대면 할 수 없으면 글로 정리하세요. 그리고 보내든 안 보내든 그것은 상관없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과정이 치유의 과정이 되니까요.
대면을 좀더 알고 싶으면 비벌리 엔젤의 "좋은 부모의 시작은 자기 치유다"라는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되실 것 입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그 산만 넘으면 행복과 평온, 그리고 자유가 기다릴 것 입니다.그리고 님은 고유한 존재가 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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