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 아버지 안녕하세요? 지난번 119200 글 올린 서준입니다. 바쁘신 가운데 답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어서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해서 다시 글 올립니다. 답변 주신 내용이 조금 추상적이라서요 저한테 어렵게 느껴집니다.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주시면 제가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 “님의 내면에 울지 못한 아이가 있는지를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 저한테 울지 못한 아이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어린 시절 남자애가 운다고 아버지에게 크게 혼이 난 적도 있고 그 일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린 시절 슬픔을 억압받아 슬플 때 마음 껏 울지 못합니다.

2. “아이가 울면 아빠는 그 울음을 참지 못하여 아이의 울음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욕구를 다 들어 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감정을 회피하는 것이기에 아이는 끝까지 매달리고 있네요. 그런 경우 아이는 경계가 없기에 더욱 불안합니다.”

- 이 부분부터 약간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아이의 울음을 참지 못한다고 하셨는데 저는 아이의 울음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제가 헷갈려하는 부분은 (그것이 일시적인 감정에서 생긴 것이든 호기심에서 생긴 것이든) 아이의 욕구를 존중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니면 부모의 욕구 또는 교육적인 필요에 의해 그것을 때로는 좌절시키는 것도 필요한가입니다. 그리고 둘 다 중요하다면 육아를 하면서 어디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하는가입니다. 아이가 하루에 100가지를 요구한다고 했을 때 다 들어줄 수는 없고 또 다 거절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분명 항상 어딘가에 중점을 두고 육아를 해야합니다. 지금까지 아이의 요구사항을 많이 들어주려고 했다고해서 얼토당토 안하게 무조건적으로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지는 않았습니다. 대형마트에서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를 때, 식당에 가서 다른 손님들 식사에 방해가 되는 행동을 할 때 등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위험하거나, 들어주기가 진짜 곤란한 경우에는 아이의 울음과 상관 없이 단호히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평상시 잘 들어주다가 한번씩 그런 상황에서 좌절을 시키니 아이로서는 평소에 겪지 못한 좌절감 때문인지 그것을 못견뎌 하는 것 같더라구요.  지금까지 단순히 아이가 우는 게 싫고 귀찮아서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려고 했던 것은 아닙니다. 아이의 욕구에 귀를 귀울이고 아이의 울음에 긍정적인 보살핌을 주다보니 아이의 요구 사항을 많이 들어주게 되고 급기야는 부모의 욕구와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이것과 아이의 울음을 회피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이해가 잘 되질 않습니다.

3. “아이가 우는 감정을 부모가 대면하고 그대로 공감해주면 아이는 뒤집어지는 것으로 자신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감정에 진심으로 접속하면 아이의 행동은 좋아 질 것입니다. ”

- 이 부분이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부분 같습니다. 하지만 저한테는 이해하기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공감해주는 말을 어떤 식으로 해주어야하고 무슨 말과 행동을 하면 아이의 감정에 다가갈 수 있나요? 물론 배가 고프거나 잠이와서 신경이 예민해져서 요구사항이 많아졌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일단 아이의 욕구를 들어주어야 하느냐(아이의 욕구존중) 아니면 제 계획(부모의 욕구 또는 교육적인 필요)대로 밀고 나가느냐 양자택일을 해야합니다. 전 늘 이 두가지 선택이 고민이 되고 헷갈립니다. 경계가 없어 아이가 불안해 했다면 바로 저의 이런 부분이었을 것입니다. 다음의 상황은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어떤 식으로 공감해주는 말을 해주어야 하나요?  

상황1) 식사 시간이 되어서 저는 지금 식사를 하면 좋겠는데 아이는 계속 **놀이를 하자고 합니다. 제가 판단하기엔 **놀이를 하고 나면 아무래도 식사시간이 훌쩍 넘겨 생활리듬이 깨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식사를 하고 **놀이를 하자고 하는 데 아이는 계속 울면서 **놀이를 하자고 합니다.

-'매일 그런 것도 아니고 오늘 하루 식사 시간이 한 두 시간 늦어진다고 무슨 일 생기랴. **놀이를 실컷 하고 아이와 즐겁게 식사를 할까?' 아니면  '울게 내버려 두고 진정이 되면 계획했던 대로 식사 한 후 **놀이를 할까?'

상황2) 실내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나오면서 아이가 핫도그를 하나 사달라고 합니다. 저는 핫도그는 유해식품이고 하니 빨리 집에 가서 밥을 먹자고 말하니 아이는 울면서 계속 핫도그를 사달라고 합니다.

-'핫도그 하나쯤이야 먹는 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건강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같이 하나씩 먹으면서 즐겁게 집으로 갈까?' 아니면 단호히 “안돼!”라고 하면서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 아이를 억지로 집으로 데리고 가서 밥을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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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서준(瑞俊)]     

서준(瑞俊)님.

아빠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이 보기 좋으네요.

1.감정에 대한 억압을 말하는 것 입니다.울 지 못했다면 분노와 슬픔은 무의식에 억압 됩니다. 억압은 억제와는 다릅니다. 억제는 참을 수 있지만 억압은 무의식에 그림자로 남아 있어 자신에게 그런 감정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직접 느끼지 못하기에 간접적으로 유추해서 알지요.

2.욕구와 감정과 의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욕구는 무엇을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감정은 그런 욕구가 생겼을 때 그것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해주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 입니다. 의지는 원하는 것을 이루고 행동하게 하는 결단 이지요.

님은 아이의 울음을 참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의식이기에 억제하는 것 입니다. 님은 아이의 욕구에는 주목하지만 아이의 감정에는 공감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느냐 안주느냐,  아니면 아이의 생명에 관계되느냐에 대한 기준에 따라 이분법적으로 아이의 욕구를 들어주느냐 안들어주느냐에 관심이 있지 그때 느끼는 아이의 감정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아이와 연결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아이의 울음에 긍정적인 보살핌을 주는 것이 무의식의 어디에서 오는 지를 알아야 합니다. 아이의 감정에 대면하여 공감의 상태인지 아니면 님의 내면에 억압된 분노와 슬픔 같은 감정을 아이의 울음이 건드려 그것을 피하려고 아이를 울지 못하게 하려는 방법으로 아이를 긍정하려는 것인지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공감의 상태라면 아이가 울만큼 울 수 있도록 아이를 연민의 마음으로 지켜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울음을 그치기 위해 아이의 욕구를 들어 줍니다. 이전에 저도 그랬습니다.저도 울지 못한 아이가 있어 어머님들이 우시면 얼른 휴지를 주었습니다. 예의 바른 행동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울음을 보는 것이 괴로워 이제 그만 우세요라는 무언의 압력과 회피였지요.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울음이 저절로 그칠 때 까지 그 존재를 그대로 봐줄 수 있습니다.

3.아이는 지금 식사보다는 놀이가 하고 싶습니다. 그때 아이의 감정은 어떨 까요.놀고 싶은 마음입니다.그때 아빠는 진정으로 놀고 싶은 마음에 공감해주어야 합니다. 그러지만 식사를 하는 것도 중요 합니다. 아이는 전환과정이 느릴 수 있기에 아빠는 밥먹는 시간을 이야기 해줄 수 있습니다. 밥먹을 시간이 넘으면 아빠는 고민 합니다.밥을 먹이려는 아빠의 욕구와 아이의 욕구가 충돌 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아빠가 경계를 그어줄 때 불안 하지 않습니다.밥을 먹자고 말을 하면 아이는 자신의 욕구가 좌절되어 울게 됩니다.아이가 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빠가 아이의 우는 감정에 공감해주고 아이의 감정과 연결되어 기다려 주면 아이는 자신이 충분히 공감 받았기에 밥을 먹게 되고 기다려준 아빠에게, 감정에 공감해준 아빠에게 감사 하지요.불안이 마음 속에서 사라지고 안정감을 얻게 됩니다.

핫도그도 마찬가지 입니다.아이의 욕구를 들어주느냐 안들어 주느냐 하는 것에 초점이 있지 그때 아이가 느끼는 감정은 어떤지에 대한 느낌이 없습니다. 대부분 뒤집어지는 아이들은 부모와의 감정적인 연결이 차단되어 외롭고 고립 될 때 부정적인 관심이라도 받기 위해 뒤집어 집니다.

아이의 감정에 공감해주려면 님의 감정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감정이 살아 있다면 아이가 느끼는 것을 님도 교향악처럼 느낍니다.그때는 밥을 안먹이고 놀게 하는 것이 좋을 지, 핫도그를 사주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그때마다 판단이 달라지게 됩니다.아이가 위로 받아야 하는 시간에는 핫도그를 사 줄 수 있습니다.평생 먹는 것은 아니기 때문 입니다.

교육은 이것도 저것도 옳다는 역설을 이해해야 합니다.아이에 대한 기준도 님의 성장만큼 달라지는 것 입니다.이것을 정확하게 안내하는 것이 감정 입니다.감정이 억압되면 의지만 남게 됩니다.

아이를 억지로 데려오는 것은 의지 입니다. 그러나 감정이 개입하여 공감이 일어나면 그때는 아이는 자발로 집으로 가게 됩니다.

아이는 지금 많은 시간 감정이 외면 당했습니다. 님은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할 때 참았습니다. 이는 희생 입니다.님의 욕구도 중요 합니다. 참을 때 님의 마음에 기쁨과 행복이 있었는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님의 감정을 스스로 무시한 것 입니다. 아이는 아빠의 속마음을 읽게 되고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면 아이는 더욱 고집스럽게 자신의 감정에 매달리게 됩니다.

욕구와 의지 사이에 감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 감정을 찾는 과정을 거쳐 행복한 육아를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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