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제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부터 엄마에게 안겨본 적이 없습니다. 모유를 먹이셨다고 하니 젖먹이일 때는 안겨봤겠구나 하는 정도이지요. 어렸을 때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집안일에 아빠 일까지 돕느라 엄마는 늘 바쁘셨어요,
어떤 분의 글에서 "나도 아직도 우리 엄마가 이렇게 좋은데..." 라는 구절을 읽다가 눈물이 쏟아져 내려서요.
2. 웃는 얼굴을 보려면 기말 통지표를 올수로 채워야 했습니다. 10살쯤으로 기억하는데 언젠가는 엄마가 너무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어서 엄마가 내 친엄마가 아니길 바란 적도 있습니다. 상황이 좀 나아진 중학교 때 이후로도 잔소리 이외의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습니다. 공부 못하는 친구의 전화는 제게 바꿔주지도 않았고, 고교 비평준화 시절 알아주는 지역 명문고가 아니라 제 성적으로 무난히 갈 수 있는 그보다 아래 수준 학교를 지원하겠다니까 태어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내 딸 현정아"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편지를 써 주셨습니다 저를 판사로 키우고 싶어하셨고 너는 공부만 하면 된다고 하면서 설거지도 한 번 안 시켰습니다. 하지만 엄마도 변호가 필요합니다. 아빠가 경제적 능력이 많이 부족한 분이라 엄마가 젊어서부터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3..일을 그만두고 집에 있게 되면서부터 패배의식 같은 것도 생긴 것 같습니다. 처음엔 대학원 나올 때까지 치열하게 공부한 그걸 하지 못하고 집안 일이나 하고 애나 보는 게 뭔가 싶었다가 닷컴과 육아서의 도움으로 엄마라는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맡은 건지는 깨달았는데 그걸 깨달았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살림도 잘하고 육아도 즐기게 되는 게 아니라서 또 패배의식이 생깁니다.
4. 첫째는 그리는 걸 무척 좋아해서 혼자 그림도 잘 그리고 상상놀이도 잘 하고 그런데 제가 민서 어릴 때는 책 읽어주는 거 외에 잘 놀아주지 못했습니다. 무슨 놀이를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민서가 잘 때 달라붙는 것도 귀찮을 때가 많았고, 밤에 잠 안자는 애를 울리며 재우기도 많이 했고, 그랬더니 현성이가 태어나고 나서 민서가 퇴행을 해서 작년에는 한참 힘들었습니다. 민서도 똘똘했지만 현성이는 둘째라 그런지 더 똘똘합니다. 그렇게 온 식구가 너무 고마운데 저는 행복하면서도 자꾸 제가 너무 부족한 것 같아 식구들 모두에게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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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Helen Yi ]
1. 어렸을 때 엄마하고 같이 있고 싶었고 안기고 싶었는데, 엄마가 바빠서 함께있지 못했네요. 아이를 보기 힘든 것은 아이가 안기거나, 함께 놀거나, 달라붙는 것이 힘들며 친밀감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방치당한 사람은 방지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답니다. "나도 아직도 우리 엄마가 이렇게 좋은데..." 라는 구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내린 것은 님의 무의식에서 어린아이가 엄마를 찾는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님이 어렸을 때 방치당했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온몸으로 느낄 때 아이를 방치하지 않고 똑 같은 내적불행 대물림의 고리를 끊을 수 있습니다.
정신과의사 알리스밀러의 책 내용중, 아이를 왜 때리는가 부모에게 착취당한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저도 이 말이 어려웠는데 가슴에 와닿는 순간 많은 고리가 풀렸습니다.
왜 아이가 우는 것을 못 받아 줄까? 부모가 우는 것을 받아 주지 않았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그 때의 감정을 억압했기 때문이다.
그 때의 고통을 대면할 때,, 아이의 울음이 고통스러운지 표현인지 알기에
울음을 받아 줄 수 있습니다.
2.올수를 받기 위해서 얼마나 힘들었어요? 10살에 엄마의 무서운 표정을 보며 내 엄마가 아니길 바랄 때 얼마나 두려웠어요? 놀고 싶어도 공부를 못하면 엄마가 실망할 까봐 얼마나 숨이 막혔어요? 님의 패배의식이 어디서 왔는지 자각하지 못한다면 님은 계속 패배의식을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엄마와 아빠가 서로 악연이었지만, 님께는 잘 해 주었어도 두분의 다툼은 어린아이에게 불안감과 공포를 습득하게 됩니다.
님 저도 탁구를 통해 패배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 내면도 들여다 보네요.
우리는 무엇을 잘해야 존재 가치가 있는것이 아니라 존재함으로서 존재 가치가 있습니다
3.집안일을 하는것도 아이와 노는 시간도 가만히 있는 시간 모두 소중하며 고유한 시간이지요. 님은 살림과 육아를 하면서 패배의식이 드는 것은 어렸을 존재자체로 사랑받은 것이 아니라 공부를 잘 했을 때 공부를 통해서 무엇가 성취했을 때 엄마가 님의 존재를 조건적으로
사랑해 주었습니다. 님은 엄마가 원했던 공부와 직업(돈)에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4. 님 말이 맞습니다. 두 아이가 모두 똘똘하고 총명합니다. 행복하면서도 부족하게 느끼는 것은, 친밀감이 두려워서 회피하기 때문입니다. 현성이가 사물을 인지하고 구별한다 했지요.
아이와 놀면서 인지도 시켜주고 책도 읽어주고 안아주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아이와 함께하면 자신감이 생긴답니다.
님의 시간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3년만 이라도 좀더 적극적으로 아이와 밀도 있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이 시기는 아이에게 중요한 시기입니다.
나를 본다는 것은 수치스럽고 고통스럽지만 상처를 들어내는 것은 상처를 치유하고, 자유롭고 평온한 삶을 살기 위함입니다.
님은 자각만 일어나면 엄청나게 성장 할 분입니다. 육아서와 심리서를 꾸준히 읽어 보세요.
이글을 쓰면서 님의 내면아이도 보게 되고 총명한 두 아이의 눈망울이 떠올라 제 가슴을 설레게 하네요. 님을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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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엄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