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의 답변 중

"공감의 상태라면 아이가 울만큼 울수 있도록 아이를 연민의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울음을 그치기 위해 아이의 욕구를 들어줍니다."

라는 글에서 나는 아이가 울만큼 울수 있게 해주지만 공감의 상태는 아닌데...이건 뭘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떠한 순간, 내면이 건드려지는 그런 때, 마치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나올 때, 그런 때는 아이가 울면 행복합니다.

전 차라리 우는 아이가 편합니다. 울면 내버려둘 수 있습니다. 실컷 울게...

요즘은 무엇 때문인지 제 자신을 위해 진정 울어야 할 때 스스로 눈물을 흘리지 못합니다.

아니 어떻게 보면 뇌가 변화를 인지 못하고 '예전에는 이때 울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실은 진정 울어야 할 때가 이젠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혼동스럽습니다.

현재의 저를 잘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에는 현재의 내가 또렷했습니다. 과거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 다시 과거가 또렷이 기억이 나면서 현재의 제가 혼동스럽습니다.

예전에는 제 아이를 일부러 울렸습니다.

아이가 울면 제가 힘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니깐요.

일부러 울린다는 것은 뭐 아이가 뒤집어진다거나 그런 울음이 아니라

제가 아이를 억압해서 혼내고 화를 내고 아이를 닥달해서 정말 이도저도 못하게

우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어 버리는 그런 상태로 만듭니다.

그러면 저도 긴장이 풀리고 만족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그 패턴이 거의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그 패턴에 익숙해서인지

지금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어떤 때는 받아주고, 어떤 때는 받아주지 않습니다.

이것이 '변덕'스러운 제 감정인 것인지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울음에 대해 생각해 보니, 저는 어릴때 울때 조차도 관심을 못받았던 것 같습니다.

늘 엄마는 말합니다. 너는 어릴 때부터 꾀가 심해서

사람이 쳐다보면 울고, 사람이 안 쳐다보면 안운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어디를 가도 늘 그냥 옆에 있는 아이를 먼저 때리고 공격했다고 합니다.

전 그렇게 늘 욕심과 심술만 가득한 아이였다고 엄마는 말했습니다.

창피해서 같이 다니기 싫었다고 했습니다.

엄마는 그리고 또 한마디 하십니다.

태어날때부터 착한 아이, 못된 아이는 정해져 있는 것 같다고...

한 배속에서 태어난 네 오빠와 어쩜 그렇게 달랐는지..

이건 네가 섭섭해해도 미안한 말이지만 사실이라서 나도 어쩔 수가 없다라고 말하십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그 '사실'이라는 것에 많이 집착했습니다.

진정한 사실은 그것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아마 제 무의식은 알았던 것 같습니다.

그건 엄마의 '판단'이지 'fact'는 아니라고...

그리고 전 아이의 기쁨이 불편합니다.

제 아이는 자주 기뻐합니다. 너무 많이 행복해 합니다.

그리고 매일 사랑과 행복, 하트를 얘기합니다.

전 너무너무 힘듭니다. 혹시 아이가 행복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는 것일까?

불안합니다.

감히 허락되지 않았던 기쁨을 이 아이는 맘껏 표현하니깐요.

행복한 내 아이에게 질투를 뛰어 넘은 '저주'를 내리고 싶은 마음이 들때가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그런 마음이 많이 사라졌지만...

요즘 다시 감지되기 시작했습니다.

사라졌던 경험을 해서인지 감지 되는 것만으로도 무섭습니다.

제가 이젠 '억압'이 아닌 억제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억제하고 나니 '화'가 납니다.

왜 이 아이는 이토록 '행복'할까?에 고마우면서도 화가 나고,

왜 이 아이는 나같은 엄마를 사랑할까?에,

왜 이 아이는 나처럼 불만이 없을까?에,

왜 이 아이는 자신이 절제를 하며 살 수 있을까?에 ,

왜, 왜, 왜 이아이는 한없이 받으며 살아야 할까?에,

왜 이 아이는 사랑 받으며 살까?에  화가 납니다.

나에겐 주어진 적 없는 그런 삶을 이 아이는 너무나 당연하게 받으며 살까요?

그런 것들이 요즘 제 무의식에서 하나씩 건져올라옵니다.

정체불명의 '화', '억압하고 싶은 욕구', '괴롭히고 싶은 감정'

이것들이 실체가 되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실체를 보기가 두렵고 무섭습니다.

제 안에 아이를 사랑하는 그 마음이 존재하지 않을까봐!

제 어머니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던 그 마음을 확인했던 것처럼... 그럴까봐!!!!

전 왜 제 아이의 기쁨에 불안할까요? 왜 화가 날까요?

왜 나는 아이의 '고통'을 느끼지 못할까!

왜 아이가 아파도 난 고통스럽지 않을까?

옛날에는 아이가 아프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이 아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그게 고통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건 제 불안에 대한 감정이라는 것을 요즘 깨닫습니다.

정말 그 고통을 느끼지를 못하는 나를 떠올리며,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7~8살 때인 것 같습니다. 손가락이 잘렸습니다. 새끼 손가락 2/3가 댕강댕강...

아픈 줄도 모르고 그냥 내 손가락이 댕강거리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엄마에게 죽도록 혼났습니다.

병원에도 데리고 가지 않았습니다.

하얀색 가루약을 뿌리고 2/3쯤 떨어져 나간 손가락을 다시 붙였습니다.

잊혀진 기억...

흐릿하게나마 하얀색 가루약이 늘 기억났습니다.

내 손가락이 그렇게 되었는데,

엄마는 저에게 아프겠구나라는 말 한마디 해주지 않았습니다.

기쁨에 기뻐하지 못하는 것도 기쁨에 대한 억압인건가요?

저희 아이가 태어나던 날, 정말 축복의 날이였습니다.

기뻐했습니다.

엄마가 불안해했습니다.

3일 후 산후조리원으로 옮기던 날 아이는 로타바이러스와 황달로 인하여

인큐베이터에 격리수용되어 아이와 하루에 1회면회만 허용되었습니다.

그날도 엄마는 제게 말했습니다.

"네년이 애낳았다고 좋아할때부터 알아봤다고!"

아이가 무엇을 잘해도 불안하고, 못해도 불안합니다.

과거가 되면 편안합니다.

현재에 기뻐하거나 현재에 아이를 뿌듯해하거나 하면 불안이 같이 따라옵니다.

내가 자랑이라도 해서 혹시 무슨일이 나는 것은 아닐까?

이런 것도 마법적 사고인건가요?

불안합니다. 난 기쁨을 누릴 수 없는 자격 없는 사람 같아서...

아이의 기쁨에 진정 기뻐하고

나의 기쁨에 진정 기뻐하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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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러블리낭~♡ ]

러블리낭~♡님.

이전에는 울음 뒤에 숨어있었습니다. 울음은 허용되는 감정이었기에 다른 감정을 울음으로 대체 했던 것 입니다.사실 그 울음은 분노였을 것 입니다. 그러나 분노 할 수 없었기에 울었지만 그렇다고 분노의 감정이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슬픔 때문에 우는 것이니까 해결되면 그치는 것이지요.

분노를 울음으로 대체 할 때는 진정한 슬픔도 느끼지 못합니다. 다시표현하면 슬픔도 억압된 것 입니다. 그래서 아이를 울리지요. 자신이 못하니까 아이를 통해 억압된 슬픔을 해결하려 하는 것이지요. 이제는 님이 슬픔을 느끼니까 아이를 울리고 싶은 욕구가 사라지지요. 다만 이전에 자신이 스스로 자신이라고 생각한 거울은 깨졌지만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것은 아닙니다. 그 과정에 있기에 친숙한 것으로 돌아가려는 유혹도 있는 것 입니다.그러나 이전으로는 돌아가지는 못 합니다.

님에게는 슬픔도 허락되지 않았지만 기쁨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기쁨이 낯선 감정 입니다. 님은 자신을 천재처럼 속여야 하는 환경에서 성장했지만 아이는 아닙니다. 아이는 원래 가지고 태어난 원더풀 아이의 특성이 손상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기쁜 것이지요. 님이 자신을 보던 거울을 가지고 아이를 보니 불안한 것입니다. 언제 아이의 행복이 깨질까 불안하고 님이 알고 있는 세계를 아이가 넘어가니 불안 하지요.이는 아직도 통제 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는 마음이 있는 것 입니다.

아이는 님의 품을 떠나 미래로 날아가는 화살 입니다.그 아이에게 기쁨은 당연한 것 입니다.

행복한 내 아이를 질투하는 내면 아이의 감정을 인정 하세요. 님이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것을 인정 할 때 비로소 새롭게 출발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나의 내면 아이가 아이를 질투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온전한 부모가 되지요. 저도 푸름이에게 질투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가난해서 대학 원서를 서울 대학교 하나밖에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푸름이는 일본의 여러 대학에 원서를 쓰고 있습니다. 제 내면 아이의 질투를 인정하니 나 자신을 감출 필요가 없지요. 그러자 질투가 제 마음에서 사라졌습니다.

이제 님은 무의식의 가장 깊은 곳으로 다가 가고 있습니다. 님에게 가장 낯선 감정은 사랑 입니다. 사랑을 그렇게 갈구했지만 철저하게 배신당했기에 자신을 사랑 할 수도 남도 사랑 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제 자신을 사랑하려 합니다. 그 낯선 경험으로 들어가려니 두렵습니다. 자신 안에 사랑이라는 것이 정말 있을까가 두려운 것이지요. 그러나 사랑은 원래 님 안에 있습니다. 아무리 철저히 자신을 감추어도 원더풀 아이는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쁨과 사랑을 억압했다면 신체의 감각도 억압 합니다. 오히려 고통을 느낄 때만 안도 하지요.부모에게 버림받는다는 것은 생명을 잃는 것이기에 손가락을 잘라내는 고통도 인내 합니다.그만큼 부모에 대한 우상화도 강하다는 것 입니다. 부모가 불화하면 아이들은 백혈병을 만들어 분노의 수위를 낮추고 화합하게 하려는 것이 아이들입니다. 부모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버릴 수 있는 것이 아이들의 사랑 입니다.

님은 이제 행복을 받아들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아무리 유능해도 님이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행복과 사랑, 기쁨일 것 입니다. 이전의 자신을 비추는 거울을 깼다면 이제는 사랑과 기쁨, 행복으로 자신을 비추는 새로운 거울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거울이 친숙 할때 까지 반복하여 훈련해야 합니다.

사랑과 행복,기쁨이 저절로 생기는 감정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선택하고 노력해야만 알 수 있는 감정 입니다. 어릴 때 받았다면 자연스럽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하나하나 배워야 하지요.

님은 이제 자신의 존재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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