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입니다. 과자를 먹겠다 하여 여느 때와 똑같이 먹을 만큼 덜어 먹으라 하고
과자봉지를 그저 식탁위에 놔두었습니다. 그런데 딸아이가 제가 안보는 사이 과자봉지를 몰래
작은방이나 자신의 작은 집으로 들어가 먹더군요.
여기서 아는 체 하거나 왜 그러냐 하면 아이가 상처받을게 뻔해 모른체 했습니다...
일부러 다른 쪽을 보기도 하고요..
과자봉지를 보이지 않는 곳에 놔두었어야 했는데 그것은 제가 잘못한 거였지요..
그리고 어제는 아빠가 회사에서 가져온 과자를 또다시 몰래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눈치를 봅니다.
순간 또 그러니 화가 머리끝까지 났습니다. 계속 저걸 두고 봐야 되는 것인지 헤깔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금새 눈물이 났습니다. 아이가 얼마나 먹는것에 한이 맺혔으면 저럴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엄마때문에 자신이 먹고 싶은것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나...
그래서 아이를 불러 꽉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과자 먹고 싶으면 먹어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안타까운 맘도 있는 동시에 불안한 맘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절 속이는 것에도 화가 난 상태.. 아주 복잡미묘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딸아이를 보면 어떤 말이 튀어나올지 몰라 다른 곳으로 가있었습니다.
아이를 애틋해 하면서도 불안하고 화가난 상태...
그 복잡한 감정이 너무도 당황스러웠습니다.
마치 두명의 아이가 내 맘속에 있는 듯했습니다.
혹시 제 어린시절과 관련이 있을까..생각해 봤습니다.
저도 백일즈음 엄마 젖을 잘 안먹고 울기만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는 할머니께서 손도 따주시고 해서 그 이후로 잘 먹었다는 것...
그리고 어릴때는 제가 잘 체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씩 아프기도 하고 했습니다.
절에 들어가 어릴적 그 할머니에게 뜸도 뜨고 먹는 것도 조절해 가며
고치고 나와서는 잘 체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그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혹시 아이를 제 맘대로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불안감일까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아이에게 먹는 것의 욕구를 충족해 주고 싶습니다.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눈물이 납니다.. 정말 안타까워 눈물이 납니다...
그 뒤에 숨겨진 이 불안감을 어찌 해결해야할지...정말 미치겠습니다.
[닉네임: 자유비행 ]
자유비행님.
어릴 적 님은 체한 것을 치유하고 잘 먹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이고
몸은 그 때의 그 고통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몸이 기억하는 것은 먹는 문제로 님이 깊은 감정의 상처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때의 기억이 아이 키울 때마다 되살아 나는 것입니다.
님의 불안감속에는 무의식이 느끼는 것은 또한 분노의 억압입니다.
님의 내면 아이의 분노 입니다. 이렇게 먹는 것을 통해 고통을 당해본 님은
남다르게 먹는 것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그런데 아이는 아무렇지 않게 먹는 것을 선택합니다.
님의 기준과는 거스르게 말이지요.
먹는 것으로 고통 받았던 님은 님도 모르게 분노와 질투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아이는 님이 줄 수 있는 사랑의 범위와 인내의 한계 범위를 넘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머리 끝까지 화게 치솟게 되는 것이지요
아이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지만 억압된 분노를 감춘 님의 무의식적 행동은
아이의 영혼이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과자를 주면서도 진심으로 줄 수 있다면,
엄마와 아이의 감정이 연결될 수 있다면 아이는 자신의 욕구를 절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아이에게 요구하는 것은 모든 것을 다 참아낼 수 있는 신의 절제력 범주입니다.
그것은 어른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님의 분노를 몸으로 풀어 내세요.
먹는 문제로 고통 받았을 님의 내면 아이를 위해 먼저 님 스스로가 달래 주세요.
님 스스로가 님이 가진 문제를 여유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때
그때 아이의 먹는 문제에 걸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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