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개월, 7개월 형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첫째는 호기심 많고, 사랑스런 아이입니다. 뭐든 자기가 직접해야 직성이 풀리구요.
한때는 '내가 할 꺼야'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었죠.
깊게 파는 성격은 아닙니다. 몰입을 못해요. 뭘 하다가도 제가 부스럭 소리만 내면
훽~ 돌아보고 다 참견합니다.
아기 때부터 같이 놀던 친구가 있었는데
꼭 제 아들이 먼저 그 친구의 장난감을 빼앗았습니다. 그 친구는 화가 나서 제 아들을 때리거나
물어버리거나 했고, 제 아들은 그냥 맞고 우는 수준이었죠.
신기한건 둘이 만나면 너무 좋아하고 서로 안고 신나했지요. 요즘도 계속 좋아라 합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대부분 많이 양보를 해서 싸움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잘못 가르켜서 일까요. 아이가 맞아서 아픈 것에만 초점을 맞춰서 아이를 위로했지,
장난감을 뺏는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지 못했습니다. 친구가 속상해 한다 정도만 말하고 넘어갔었죠.
지금 생각하니 그 친구의 엄마는 얼마나 속상했을까 싶네요.
사건의 발달은 제 아들인데 어쨌거나 때리고 물어서 제 아들에게 상처를 입혔기 때문에
그 엄마는 제게 매번 미안해했고, 그 친구는 엄마한테 계속 혼나야 했었죠.
그런데 친구 장난감을 뺏는 게 43개월이 되서도 여전합니다.
전에는 때리지도 못했는데 이젠 감정이 격해지면 때리기도 하더라구요. 밀기도 하고....
오늘은 심각하게 "친구가 니 장난감 뺏으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물었더니 "싫어" 라고 하더라구요.
"그래. 다른 친구도 그런 기분일꺼야. 친구가 장난감 가지고 있으면 기다렸다가 놀던가,
빌려달라고 말하던가 그렇게 하자." 라고 말하고 말았는데
자꾸 그런 이야기만 하다보니 잔소리? 같아서 저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네요...
[닉네임: 제민이만세]
제민이만세님.
아이가 친구의 장난감을 빼앗는다면 24개월 전후의 제1반항기 때
아이의 소유가 충분히 보장되었는지를 살펴보세요.
이때 아이가 엄마로부터 보호받지 못해 자신의 공간을 남에게 침입 당했거나
엄마가 다른 아이에게 아이의 소유를 나누어 주라고 했다면
아이는 소유욕구가 충족되지 못해 남의 것을 빼앗거나
남에게 나누어주는 것을 어려워 할 수 있습니다.
아기 때부터 같이 논 친구가 있다면, 그리고 둘 사이에 싸움이 있었다면
아이의 공간은 많은 침입을 당했고
그럴 때 보호해주지 못한 엄마에 대한 분노도 있을 것 입니다.
그 분노를 엄마에게 표현하면 엄마에게 버림받을 수 있기에
아이의 무의식에 억압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분노가 있는 아이는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엄마를 항상 의식한다는 것은 엄마와의 감정적인 연결을 원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이는 유치원에 다니면서 또 다른 상처를 받았고
아이가 당한 만큼 이제는 다른 아이를 때리거나 밀치게 될 가능성은 높아지지요.
아이가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 것도 자기 소유를 누가 침범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경우를 성직이나 교육계에 종사하는 부모님들의 자녀에게서 종종 보곤 하지요.
섬세한 아이입니다.
그러나 엄마와의 감정의 연결이 필요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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