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느덧 29개월이 되었네요.
아직은 아기 맞지요?
혹시 우리 아이 마음에 그늘이 졌나 걱정이 됩니다.
유야가 요즘 자꾸 읽어달라는 책 한권이 있습니다.
내용은 어떤 여자아이가 마음의 문을 닫고 항상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가족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딸을 기쁘게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병원에 데려가 선생님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다 표현했더니,
행복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왜 29개월 남자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정말 생각을 하면서 이야기를 듣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본래 사람의 표정변화에 관심이 많고,
특히 감정변화가 그림으로 잘 묘사되어 있는 책을 아주 애기 때부터 좋아했는데..
그냥 그 연장선으로 보면 될런지,
아니면 지금 아이의 감정과 관계가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욕심이 지나치게 많아졌습니다.
그 양보 잘하던 녀석이 욕심이 하늘을 찌릅니다.
잔머리까지 굴리기 시작해서 아휴~.
사탕이라도 하나 어른들이 줬는데 큰 형들이 가져가버리면,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잔머리를 굴려서
그 사탕을 준 어른께 말해 사탕을 많이 받은 후 한꺼번에 다 먹어버립니다.
이건 예이지만, 누가 봐도 요즘 욕심이 많아요.
아이 하나 키우고, 먹는 거며, 입히는 거며, 책이며, 사랑이며
부족함 없이 준 것 같은데 속상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떤 분의 댓글에서 봤는데요.
정리정돈에 관심을 가질 때가 배변훈련 해도 될 시기라구요.
저희 아이가 요즘 부쩍 그러는데, 배변훈련은 턱도 없습니다.
일부러 똥을 싸고 깔고 앉아 갈기 싫다고 해요.
그리고 밤에 젖도 정말 많이 찾아서 도대체가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9개월 아이가 아니고 29개월 아이인데요.
근본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걸까요?
아님 이 시기에 아이들 이럴 수 있는데 제가 오버하고 있는 걸까요?
아이를 태운 배가 산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이렇게 간절히 문 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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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스미레94]
스미레94님.
아이는 항상 엄마의 그림자를 드러내게 하지요. 특히 배려 깊은 사랑으로 성장하여 내면의 빛이 강한 아이들은 엄마의 그림자를 밖으로 드러 내게 할 뿐 만 아니라 그림자와 대면하여 성장 하게도 하지요. 그래서 아이는 엄마의 가장 위대한 스승 입니다.
유야가 좋아하는 책이 엄마 마음에 걸립니다. 왜 그럴까요?. 아이들은 특히 부모의 감정을 읽는 데는 천재 입니다. 아이에게 있어 천재지변은 엄마와 아빠가 떨어져 있는 것이지 전쟁과 지진은 아닙니다. 아무리 외부 환경이 고통스러워도 엄마 아빠가 함께 있으면 아이는 견딜 수 있지요. 엄마 아빠가 불화 하면 아이는 백혈병을 만들어 부모를 화합시키려 합니다.부모의 긴장 수위를 낮추려 자신의 목숨조차 희생하는 것이 아이의 사랑 입니다.
욕심이 하늘을 찌른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한다는 것이 아닌가요. 소유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소유가 충족된 아이만이 분배를 할 수 있지요. 애초에 소유를 주장해 본적이 없는 사람은 소유를 주장하는 사람이 밉습니다. 그러나 소유가 충족된 경험을 한사람은 남이 소유하는 것을 질투하지 않고 인정 하지요.
유야가 소유를 주장하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발달 상 그 시기가 온 것 입니다. 하나는 일종의 퇴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배려 받은 상황에서 이제는 부정을 당하는 환경에 노출 되고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엄마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전과는 다릅니다. 이전에 양보를 잘하는 아이라는 이미지가 엄마에게는 있습니다. 아이는 그 기준을 채울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아이에게 신이 되라는 요구이기 때문 입니다. 그런데 아이는 엄마의 그 마음을 읽습니다. 님이라면 어떻게 할 까요. 님이 어떻게 해 왔는지를 돌이켜 보면 알 수 있지요.
부족한 것 없이 주었기에 아이는 당당하게 표현하지요. 그렇지 않았다면 자신을 감추어도 벌써 감추었을 것 입니다. 님이 아이를 이기지 못 합니다. 이길 수 있는 아이를 키우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는 아이의 내면의 힘이 너무 강합니다. 배려로 시작했기에 배려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일본이 아이 키우기에는 훨씬 좋은 환경이 될 것 입니다.
배변훈련, 젖을 찾는 문제 같은 맥락의 정서적인 질문 입니다. 아니 질문 전체가 같은 질문입니다. 님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소리를 따라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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