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힘든 것이 아무래도 제 자신의 문제가 큰 거 같습니다.
아이가 있기 전에는 묻어둘 수 있었고 아무도 모르고
스스로도 모른척하면서 지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이를 키우면서 부딪치는 상황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집니다.
저는 제자신이 너무 수치스럽습니다.
정말 이렇게 밖에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제 자신을 사랑할 수 없기 때문에 주변에 모든 것에 불만이 많습니다.
심지어 아이가 사소한 실수를 해도 실수로 넘기지 못하고
제가 어릴 적에 받았던 수치심을 아이에게도 느끼게 만듭니다.
갈등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공격적으로 변하고
상대방이 나의 심정을 알기를 바라면서 더욱 공격적이 됩니다.
그게 아이에게도 해당되기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사람사귀는것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전 친구도 적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를 키우려면 아이엄마들하고 친해져야하더군요.
인터넷으로 친구를 만들고 동네에서 또래친구를 만들어
정보도 공유하고 아이친구도 만들고요.
아이와 놀이터에 가면 아이와 재밌게 놀아줘야지 하는 생각보다
그냥 멍하니 주변사람들만 쳐다봅니다.
나도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를 위해서
저렇게 친구를 사귀어야하는데 하는 조급함이 앞섭니다.
조용하고 내성적이 내 딸이 엄마인 나 때문에 더 조용한가하는 죄책감도 듭니다.
전 말주변도 없어서 상대방말에 맞장구쳐주지도 못하고요 농담도 잘 못합니다.
어릴 때 집안에서 대화나눠 줄 사람도 없었고
5살 어린 동생한테 뭐든지 밀려나야했고
엄마한테 아동학대 처럼 두들겨 맞기만 하고
눈치만 봐야했던 그런 어린시절이 이런 절 만든 거 같습니다.
그래서 내 딸만은 나처럼 만들지 말아야지 결심하는데..
그렇게 생각할수록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더 괴롭게 만듭니다.
아이에게 웃으며 잘해줬다가도
내 자신의 수치스러움에 무너지면 다시 그 화가 아이에게 돌아갑니다.
어쩔 때는 내가 없는 게 아이에게 행복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답니다.
제가 아이를 보호해주어야 할 상황이 올 때
그럴 때 전 아이를 보호해주어야 하는데 전 가만히 지켜봅니다.
한마디 말도 못합니다.
저희아이는 안 그래요. “그렇게 얘기하지 마세요.”라고 전 말을 못합니다.
속으로 생각합니다. ‘니가 해결해야 할 문제야. 니가 대답해봐.’
그리고 뒤돌아서 가슴을 칩니다.
내가 보호해줘야 하는 아인데 하고 말입니다.
어릴 적 엄마에게 대접 못 받고 컸던 기억들이 너무나 생생하고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들이 너무나 많은데
내 아이를 키우면서 그 기억들과 다시 맞닿는 게 너무나 싫습니다.
도망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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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 방토네]
방토네님.
님은 내면아이를 정확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원래 님의 모습은 아닙니다. 그 모습은 부모님이 비추어준 거울이지요. 그 거울에 비춘 모습을 자신의 모습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자신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줄을 몰랐는데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와 부딪치면서 자신의 내면아이를 알게 되지요.
그 허상의 거울을 깨고 고유한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축복의 시간이 육아의 과정이 될 수 있지요.그러기 위해서는 몸이 기억하고 있는 감정의 기억과 대면해야 하지요. 그 과정에서 분노와 슬픔, 억울함, 수치심도 만나게 됩니다. 대면의 과정은 고통을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다시 한번 어릴 때의 아픔을 경험하면서 그 아픔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나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이지요.
도망가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도망가면 반복할 뿐 입니다. 아이에게 대물림 하지요.대면하셔야 합니다. 대면은 자신이 책임을 지는 것이지요. 원망은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던지는 것이지요.
앞으로 나아가세요. 이렇게 글을 쓰면서 경험하고 정리해도 좋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치든 내면화된 수치심, 자신의 존재를 수치스럽게 바라보는 시각을 깨고 원래의 모습을 찾아야 하지요."천재가 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드라마"나 존 브래스 쇼의 "수치심의 치유","상처받은 내면아이의 치유"나 비벌리 엔젤의 "좋은 부모의 시작은 자기치유다"같은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도망만 가지 않으면 새롭게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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