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세민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지 10개월이 지났네요.

잠깐 만날 때마다 학교에서의 어려운점을 상담하기는 했으나

속 시원하게 얘기도 못해본거 같습니다. 어떠한 것이 문제인지 분별할수도 없었고

참고 살아온 저는 힘듬을 힘듬으로 느낄수가 없었으며 나의 이야기를 말할 입조차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항상 아버님 앞에만 서면 바보 멍청이 코드로 울먹거리다 오는거 같아 뒤돌아서 속상하곤 했었네요.

아빠에게 "아빠...나 이렇게 참고 노력했어...나 좀 봐줘....나를 인정해달란 말이야"

이렇게 결국 부모에게 받고 싶은 사랑...내 못받은 사랑을 남들에게 얻을려고 했어요..

나를 드러낼수가 없어 솔직하게 말할수가 없어서

'특별함' '잘함'으로 사랑받을수 밖에 없었던 저는 아버님 앞에서도

어려운 점보다 세민이가 뒤집어서 받아줬다느니...하나하나 헤쳐나가는 모습을 드러내며 인정받고 싶었네요.

어려운점 힘든 점을 드러내기가 힘듭니다. 항상 잘하고 있다 긍정으로 살아온 내가 내려놓은 방법은

나 잘못하고, 어렵고, 힘들어요...불쌍한 동정심 유발하는 방법으로 취하더군요.

울 엄마가 신의 위치에 서서 불쌍한 동정심으로 희생해가며 자기 우월감을 채워갔던 방식 그대로...

그러면서 속으로는 '나 힘들지만 그래도 잘 넘어오고 있어..' 이런 느낌으로 검은 웃음 짓고 있는 절 느낌니다.

지나고 나면 장점과 단점을 받아들이며...저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긍정의 느낌으로 감싸안을 있을까요?

이러한 저 모습이 교묘하고 역겹고 그렇네요...이러한 저를 사랑하고 싶지만 사랑으로 덮는것이 어렵습니다.

다 까발려 보입니다...결국 엄마의 모습이지요...그게 또 결국 나이네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아이를 지켜줘야한다는 생각하나 붙잡고 이리 달려왔습니다.

그 아이는 결국 상처받은 나'임을 알았습니다.

세민이를 통해 내가 못 받은 사랑, 내 억울함, 슬픔을 다 풀고 있었음을 알고 많이 울었습니다.

엄마와 나, 나와 세민이 이 세명이 하나였단 생각이 듭니다.

엄마와의 분리, 세민이와의 분리...항상 분리 독립을 외쳐왔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었네요.

영혼없는 뼈다귀 엄마가 내 등위에서 목을 잡고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을 보았고,

그런 나도 영혼없는 뼈다귀 모습으로 등뒤에 엄마를 업고, 세민이 목을 잡고 늘어져 있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그 영상을 보고 코칭에 갔습니다. 엄마를 죽이고, 나를 죽이고, 저를 죽여야 할때 미친듯이 억울했습니다.

그렇게 다 죽이고 나서 코칭 둘쨋날 아직도 등뒤에 조그마한 뼈다귀가 업혀있음을 느꼈습니다.

그건 상처받은 세민이였습니다. 죄책감으로 나를 붙잡고 늘어져 있는 아이를 떼어냈습니다.

느리다고만 생각했던 아이인데 희생으로 이 아이를 붙잡고 이 아이는 나를 붙잡고

그리 지내고 있었습니다. 희생을 내려놓고 경계를 줄수록 스스로 할수있는 아이임을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이 아이를 가지고 이때까지 가지고 놀았다는 생각에 참으로 슬픕니다.

아버님 아이에게 한계를 주기가 경계를 주기가 힘들었던 것은

싫다라고 해보지 못한 제가 그 말을 할수가 없었습니다. 싫다라고 하면 존재의 버려짐이 있었기에

아이에게 똑같이 존재의 버려짐을 줄까봐 두려웠습니다.

내 속에 있는 부모의 악마같은 그림자가 아이에게로 갈까봐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치유라는 그림자 뒤에 숨어 조종하고 통제했습니다.

그걸 뚫고 나오는데 작은 실수들이 있었으나 좀더 건강한 관계로 다가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악마가 고개를 쳐들더니 겉잡을 수 없이 솟아나왔습니다.

차를 타고 운전하면서 울고 욕하고 눈 앞에 알짱거리는 것들이 있으면 다 밀어버리고 싶었습니다.

모든 화살이 나로 향해 있던것이 타인으로 다 날라갑니다.

무서운 악마같은 모습으로 억울함 서러움 끌어안고 나는 잘못없다고...모두 다 니 잘못이라고 분노가 났습니다.

조금이라도 걸리적거리는게 싫고 내가 하기 싫은건 다 싫고 내가 해야하는건 꼭 해야하고

내 마음과 일치하지 않으면 아이에게도 가슴이 뒤집어져 난리가 납니다.

차에서 욕하고 울면서 본 영상은 불에 타서 표피가 다 떨어져나가 핏덩이의 모습으로

몸을 웅크리며 바늘로 온 몸을 콕콕 찌리는 듯한 고통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성인의 모습이 점점 작아지더니 몇일 사이 아기로 변했습니다.

아버님...존재의 버려짐. 내가 없이 살았던 고통의 맛이 이런것 인가요?

용광로에 들어갔다 온 그런 고통...이런것인가요?

근데 그것도 잠시일뿐...그저 덤덤합니다. 그 고통이 내것이 아닌 신기한 체험한번 한 것처럼 덤덤합니다.

근데 속은 자꾸 쓰리고 답답합니다.

분노가 뿜어져 나오고 이세상 그 누구도 없이 '상처받은 나'만 중요했습니다.

이 아이에게 엄마로써의 모성애도 가질수 없었습니다.

감정이 조금 사그라들고 죄책감도 던지고 나를 달랜 후 아이에게 사과했습니다. 그저 눈물이 나왔습니다.

어떠한 것이 진심인지 그 순간 저 조차 모르겠으나..그저 그 모르는 진심을 가기고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가식이라고 "척" 좀 하지 말라합니다.

그래서 가식이 맞다고, 그래서 미안하다고...사과했습니다. 더이상 우기기도 안됩니다.

아버님.....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할지...

지금은 어떻게 해야할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아버님..세민이가 학교를 일학기때 지각도 많이하고 결석도 많이하고

저항을 하고 방해를 해서 조퇴도 많이했습니다. 그렇게 한학기를 보냈습니다.

내 마음에 단호함이 없고, 경계가 없고, 흔들림이 많은지라...

또 학교가기 싫은 마음...아침에 배가 아팠던 제 어릴적 상처로 인해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런 저때문에 흔들리는거같아 상처도 보고 저의 외로움도 보았지만 해결하기도 힘들고

그저..마음만 단단히 먹고 아이보다 나를 지키기에 힘썼습니다.

결국 나를 지키기에 힘을 쓰니 아이를 더 키져줄수 있었고...

그리고 어느정도 선에서 지켜야 할지 아이와 나 사이에 공간이 생기면서 또 다른 한꼐를 넘어서는듯했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부딪히고 사건들이 생길수록 아이는 학교가기를 점점 두려워했습니다.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할 수없이 학교에서 받은 스트레스 푸는것에 에너지를 다 쏟았고요...

공감도 달래기도...학교밑에서 안간다는거 몇시간씩 기다리다 마음먹었을때 보내기도

그리고 그저 버려놓고 오기도 했습니다.

아버님 다시 자책이 들어갑니다.

내가 잘못 키웠나? 무엇을 잘못했나? 내가 조금 더 빨리 알앗더라면..그래서 다른 식으로 아이를 키웠더라면?

아버님..제가 알고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으로는 안되는 겁니까?

전 지금 의지도 하나도 없습니다. 무언가를 헤쳐나가기가 힘이 듭니다.

그저 주저앉고 포기하고 싶습니다. 막 되는대로 살고 싶습니다.

막 되는대로 얼마나 엉망진창 살아왔는지 모릅니다.

육아도 성장도 살림도 자신에게도 아무것도 이룬게 없습니다.

아버님...세민이는 왜 그러는 겁니까?

달리기 꼴찌를 해놓고 2등한 자리게 앉을거라고 다른친구와 티격태격하는지요?

왜 손씻고 줄서야 하는데 먼저 밥 먹을거라고 손도 안씨고 줄서서 선생님이 뒤로 가라하면

뒤로도 안가고 기분 나쁘면 밥도 안먹어 버리는데요?

왜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돌아다니고 수업도 자기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자리에 앉아 지루함을 지우개 부시고 연필을 가지고 놀아 성한게 없고

수업듣기 힘들어 눈썹을 가지고 놀아 눈썹을 다 뜯어 눈썹이 없고

학교에 데리러 가면 눈덩이가 벌게서 나오는 아이를 보면 가슴이 아려죽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지각, 결석, 자리에 앉지 않는거 수업하지 않는거...

영재담당 선생님인지라 많이 이해해 주세요..

그리고 이 아이를 한달 지켜본후 상담했을 때 이상한 아이가 아니고 다른 아이일 뿐이라고..

잘 키우면 천재가 될 아이라고... 아빠같은 마음으로 보살피겠다고 그러셨어요...

선생님께서 본인과 부딪히고 통제가 안되고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해하세요..ㅠ.ㅠ

친구와도 잘 부딪히고 잘하고 싶은데 좌절감에 뒤집어집고 선생님한테 혼나면

세민이는 저항을 했었요..이해받지 못한 토라져버린 마음으로 화가난 마음일까요?

교실문을 열었다 닫았다 열었다 닫았다....ㅠ.ㅠ

이학기들어 선생님께서 많이 좋아졌다하지만 선생님과 부딪혀 실랑이를 벌이고

세민이의 행동보고 아이들이 전체 웃고 이상한 아이 취급하는거예요.

그럴 때 세민이가 제일 힘들어하고 분노가 치솟고 아이들도 나처럼 똑같이 당했으면 좋겠다고 그래요...

공감요? 저 공감 힘들어요....어떻게 공감할 수 있어요?

공감하는 척요? 저 스스로가 구역질 올라와요..이젠....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것 같은 그걸 깨어주고 바라보게 하고 싶은데 존재의 비난으로 가서 것도 힘들어요...

공감이 힘들면 그저 너는 그럴수 있다....수용요? 수용도 안돼요..

그건 이제 될 것같아요..좌절감..전능한 자아가 깨어져가는 좌절감...

전능한 자아에 상처받아 목매고 살아온 제가 지금 깨어져 가고 있어서..

그 좌절감이 느껴져서 ...아이에게 공감이 조금 되어요....

아버님...세민이 학교 안간지 일주일 좀 안되었어요...

아이를 강제로 안고 집에서 끄집어 내도 집으로 다시 도망오는데...

어떻게해요? 공감도 안되고...이 아이 학교 보낼려면 두들겨 패서 질질 끌고 가야해요,,,,

내가 받은 그대로 이 아이 수건에 쥐어짜이듯 꽉 비틀린 내 모습 그대로 그렇게 해야해요...

대안학교도 가보았고 공동체로 아이를 키우는 분교도 가보았고

전 공립학교에 힘들지만 적응시킬수 있다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이 과정이 분명 성장의 거름이 될거라 믿어져요...

그 사이 왕따가 되어도...처절하게 외로워도

세민이와 제가 질질질질~~기어서 가더라도 함께 갈수있다 생각했었어요..

이 아이의 손을 놓고 싶지 않았어요..

근데 이젠 무서워요..

엄마로써 함께 이겨내나가겠단 마음과 '상처받은 나'가 나도 좀 편하게 살고 싶다...

그리고 안전한 아이에게 복수하고 싶단 마음에서 속이 다 뒤집어져서

정신줄 놓으면 정말 이 아이를 버릴 것 같아요...쓰레기 통에 쳐박에 쑤셔넣을것 같아요...

아버님...아버님..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 세민이 잘못키웠나요?

저 세민이에게 상처를 많이 줫어요...그래서 아이가 힘든가요?

아버님 나는 너무 힘들어요...

죽고싶은 마음과 살고 싶은 마음에서 왔다갔다해요...자꾸 제 마음은 이랬다 저랬다 혼란스럽고

이분법적 사고에서 빠져나올수가 없는거예요?

아버님....이게 힘든일 맞나요? 힘든거 정말 맞지요?

아버님...눈물이 나오는거 보니 저 정말 힘드네요..이 힘듬이 진심이네요....

도와주세요....

풀빛향기님.

이제야 차분히 앉아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습니다.

그 동안 많이 성장 했네요. 고통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이제는 자신이 '척'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내면의 힘이 강해 졌네요.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풀빛향기님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았고

고통을 받아들이고 다시 태어나는 것을 지켜보았기에 경이로움으로 이 글을 읽었습니다.

자신이 버림 받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도 아주 어린 시절부터 버림받고 이용 당했습니다.

존재가 부정 당했기에 자신의 존재가 수치스러워 졌습니다.

그러면 그럴 수록 내면 아이는 엄마로부터 있는 그대로의 사랑을 받기 원합니다.

엄마는 줄 수 없기에 주지 못한 것입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무지 했기에 자기 나름대로 사랑을 준 것이지요.

그런데 어른이 된 지금도 아이 때 원했던 100퍼센트의 순도 높은 완벽한 사랑을 원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엄마에게 받고 싶은 사랑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하고 있기에

아이에게서 그 사랑을 받으려 하고 있네요.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랑에 대한 집착을 놓는 다는 것은 곧 죽음과 같은 두려움을 대면해야 한다는 것을,

이제까지의 살아온 모든 것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모든 것이 무너지는 고통을 몸으로 겪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도 알아야 합니다.

진짜 죽는 것은 통제하고 집착하는 살아남기 위해 가져야 했던

방어기제인 에고가 죽는 것이지 님의 본성인 참나는 죽지 않지요.

아마 마지막 엄마에 대한 끈을 놓는 순간 풀빛향기님은 신의 궁전에 떨어질 것이며

그 순간부터 님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영성이 살아날 것입니다.

아이가 학교를 안 가는 것이 왜 두려운 가요?

아이는 지금 님의 곁에 존재로 있습니다.

그 아이를 존재로 사랑하면 아이는 자신의 원더풀 아이의 힘에 따라 성장 할 것입니다.

아이의 두려움이 아니라 엄마가 자신의 두려움에 대면 하기 두려운 것이지요.

님은 아이를 잘 못 키우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풀빛향기님에게 굴복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행복하기를 원하고 엄마 안에 있는 원더풀 아이를 이끌어 내고 있습니다.

잘못 키웠다면 순응했을 것이고 엄마가 원하는 아이로 자랐을 것입니다.

이제 마지막 끈을 놓으세요.

엄마에게 받지 못한 완벽한 사랑을 받으려는 집착을 내려 놓으세요.

버림 받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상실을 온몸으로 애도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마지막 입니다. 이것이 죽는 것입니다.

그 시간이 지나면 평온 해질 것입니다.

아이의 학교문제도 걸리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단지 한 순간 입니다. 한순간에 모든 것이 변화하게 됩니다.

풀빛향기님에게는 그럼 용기가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여기 까지 왔습니다.

너무 너무 힘든 것을 누구도 가기를 두려워 하는 것을 님은 해 왔습니다.

많이 힘들었어요.

그 마음 잘 알아요. 수고 많이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