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센의 읽기 혁명
스티븐 크라센 저 | 르네상스 | 13000원
원제는 The Power of Reading(읽기의 힘),
외국어 습득이론을 정립한 이 분야 최고의 권위자
스티브 크라센 교수가 쓴 책입니다.
제목을 보고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이 책의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Only reading”
세계 최고의 언어학자가 알려주는 언어 학습의 지름길,
언어를 배우는 가장 빠르고 즐거운 길,
언어를 배우는 최상의 방법이 아닌 “유일한 방법”이
오로지 “책을 읽는 것”이랍니다.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자발적인 책읽기(Free Voluntary Reading)”,
즉 독후감을 쓰기 위해, 공부를 위해, 선생님 또는
엄마가 읽으라고 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재미있어서, 읽고 싶어서 읽는 책,
집중과 몰입을 하게 만드는 자발적인 독서가
언어를 배우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국어를 공부해서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죠. 어휘를 배우기 위해
사전을 찾아가며 단어를 외우는 것도 아니고,
문법을 배워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도 아닙니다.
책이든 TV 자막이든, 광고나 간판이든, 인터넷이든
어디서든 접하게 되는 글을 통해
자연스럽게 어휘를 습득하게 됩니다.
크라센은
“언어는 규칙으로 가르치기에는 너무 방대하고 복잡하고”,
“읽고 쓰는 능력은 별도의 지도를 받지 않고도 발달될 수 있으며",
“직접 교수의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는
3가지 점을 예로 들어,
언어는 학습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읽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짐 트렐리즈가 쓴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처럼
수많은 연구 논문과 사례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죠.
그중 벤 카슨의 사례는 외국어 습득의 경우 뿐 아니라,
독서 교육에도 도움이 되네요.
읽고 싶은 책은 스스로 골라 읽게 한다
벤 카슨(Ben Carson)의 사례 연구를 보면,
아이들에게 읽기를 장려하면 읽기에 대한 흥미를 자극해
결국 리터러시의 발달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신경외과 의사인 벤 카슨은 5학년 때 열등생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매주 책 두 권을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책을 읽은 후 책 내용을 보고하게 했다.
카슨은 그 일이 그다지 내키지 않았지만, 어머니의 말을 따랐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카슨의 어머니는
그가 원하는 책은 무엇이든 읽도록 허락했다는 것이다.
처음에 카슨은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 자연, 과학 등에 관한 책을 골랐다.
카슨의 보고에 따르면, 그는 전통적인 교과목에서는
매우 뒤떨어진 학생이었지만, 5학년부터 과학 과목은
매우 우수한 학생이 되었다.
과학에 대한 책 읽기가 확장 되면서 과학과 관련된 분야는
무엇이든 답할 수 있는 5학년 최고 전문가가 되었다.
카슨은 책 읽기로 인해 독해력과 어휘력이 향상되었다.
이는 다른 모든 과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믿는다.
수학에서 “문장 형태의 문제를 풀 때 그는 최고의 학생이었다.”
뿐만 아니라 읽기는 철자법 실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는 여름 내내 읽기를 계속하였고, 6학년이 되었을 즈음에는
의식적으로 암기하지 않아도 수많은 단어의 철자를 알 수 있었다.”
초기 어머니가 카슨에게 준 자극이 극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읽기를 계속하면서 철자법, 어휘력, 독해력이 향상되었고
수업시간이 더 재미있어졌다. 내 성적은 아주 많이 향상되어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반에서 1등을 했다.”
분명한 것은 그의 어머니가 그에게
딱 알맞은 정도로 독서를 장려했다는 것이다.
즉, 카슨은 책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읽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더 이상 읽기 지도가 필요치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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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책을 선택하게 하면
"만화책만 골라요" 하시는 분이 계시죠?
크라센은 "만화책의 힘"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 만화책에 나오는 글은 언어 측면에서 적합하며,
그림은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 연구에 의하면 만화책은 언어 발달과
학교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 만화책 독자는 적어도 만화책을 읽지 않는 사람만큼 책을 읽는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만화책 독자는
더 많은 책을 읽고, 독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취한다.
• 만화책이 독서에 있어서 교량 역할을 한다는
명백한 증거가 여러 연구에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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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책을 읽어주는 것,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또는 도서관이나 학교에서 또래 아이들의
책 읽는 모습을 보는 것이 책을 더 좋아하게 만든답니다.
소리 내어 책을 읽어주면 더 많이 읽는다
뉴먼(Neuman)의 연구에 의하면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생후 6개월 정도부터 낮잠을 잘 때나 잠자리에서
부모들이 매일 책을 읽어주었다고 한다.
또한 교사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그 이야기에 대해 토의하는 활동을 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더 많이 읽었다.
다른 사람이 책 읽는 모습을 보면 더 많이 읽는다
모로우(Morrow)는 보육시설이나 유치원에서
조용히 책을 읽는 시간에 교사들도 같이 책 읽기를 하면
아이들이 책을 더 많이 읽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웰달(Wheldall)과 엔드위슬(Entwhistle)은 책 읽기 시간에
8~9세 아이들이 보여주는 행동양식에 대해 조사했는데,
교사가 책을 읽지 않을 때보다 교사도 책을 읽고 있을 때
아이들이 독서에 더욱 몰두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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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학교나 영어 학원에서는 영어 단어를 외우게 하며,
문장과 함께 외워야 효과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죠?
문장과 함께 외워야 하는 이유도
아래의 연구결과를 보니 쉽게 이해가 됩니다.
(단어만 외우는 것, 문법교육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문맥 속에서 생소한 단어를 접하면 어휘력이 는다
허먼(Hermann)의 연구에서는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성인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동물농장>에 나오는 단어를 테스트 했다.
한 그룹은 단어를 기계적으로 암기했고,
다른 그룹은 책을 읽기만 했다.
연구대상자들은 어휘 시험을 본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일주일 후 시험 결과 단어를 외운 그룹의 점수가 더 높았다.
하지만 3주 후에는 두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다.
시험을 두 번 보는 동안 단어를 기계적으로 외운 그룹은
단어를 잊었지만 독서를 한 그룹은
실질적으로 어휘력이 향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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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를 잘하는 아이들이 영어도 잘한다는 말?
일단 읽기 능력을 획득하고 나면,
읽기 능력이 제 2 언어로 전이된다고 합니다.
어순이 달라도 상관 없이!
긴장을 하면?
언어 학습을 담당하는 뇌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 외에도 읽기와 관련된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결론만 정리하자면....
교실에 앉아 선생님의 수업을 받지 않아도,
의식적으로 공부하지 않아도, 심지어 대화 나눌 사람이 없어도
영어 그림책을 꾸준히, 즐겁게 읽는 것만으로
영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크라센의 표현대로 부지불식간에, 노력을 하지 않고도...)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면서도 확신이 들지 않는 분,
이 책을 읽으면 중심이 잡힐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