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어머님은 황금터울을 30~40개월로 잡으셨고
푸름아버님은 몰입독서에서 아이가 제1반항기가 끝나는
37~40개월 사이가 첫째와 둘째의 황금터울이라고
기록해 두신걸 보고는 둘째를 가지게 된다면
황금터울안에 갖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저는 1남 1녀의 둘째 딸이고
신랑은 1남 1녀의 장남입니다.
신랑은 왕좌를 빼앗긴 첫째의 심정을 잘 알고
저는 둘째로 태어나 부모님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를 잘아는 처지지요.
그 복잡미묘한 심리를 다 알아가며 육아하는 게 두려워서
둘째를 가지는게 걱정이 되었었어요.
외동으로 키우자는 생각이 지배적이다가
형제간의 사랑을 느껴보고 싶었고
황금터울 안에 가져서 수월하게 키워보고 싶어 둘째를 가졌지요.
둘째가 태어나기 전까지 첫째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려고 노력했었습니다.
첫아이는 38개월 보름동안 온전히 사랑을 받고
정서적으로도 무던히 독립이 되었었습니다.
둘째 출산하러 가기 전날부터 할아버지와 3일을 지냈었고
한시간 거리에 있는 할아버지댁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와 먹고 자고 놀며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의 사랑항아리를 채웠습니다.
둘째가 태어나면 육아는 산으로 가기 쉽지요?
저 또한 그랬습니다.
제왕절개로 낳고나서 간에서 종양이 발견되고
간수치는 143을 찍고 신생아를 두고 대학병원에
정기검진을 다녀야해서 온 몸과 마음이 천근만근이였어요.
그래도 육아의 끈은 오롯이 엄마에게 달려있기에
내 삶이 끝나지 않은 이상
아이는 엄마의 몫이라 여겼습니다.
첫아이의 정서 보듬기
신생아 케어하기, 본인 몸조리하기
산후도우미분의 도움을 받았지만
정서적인 부분은 도움을 요청할곳도 푸닷밖에는 없고
이때가 엄마는 가장 힘든 고비인듯 합니다.
그래도 첫째가 읽기독립이 되어
혼자서 책보는 시간이 길었던지라 다행이였지요.
수면이 부족한 엄마의 고단함과 짜증이 첫째에게 던져질 때
중간중간 엄마의 사랑이 부족할 때는 읽어달라는 요청이 있었지요.
한글떼기나 읽기독립시에
- 확인하지 말아라
- 소리내어 읽게 하지 말아라
라는 원칙을 지키려 아이에게 질문을 하지 않았어서
아이의 읽기 수준을 정확히는 몰랐었어요.
처음부터 묵독을 하던 아이였는데다 확인도 하지 않았으니
아이의 수준을 모르는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겠지요.
말문이 트일 때도 문장으로 말을 하던 아이였고
책 제목 읽어주며 한글을 알아갈 때도
통글자보다는 문장으로 통으로 외워버리던 아이였습니다.
숫자도 영어도 감각으로 익혀가는걸 보면서
엄마의 잣대로 어줍잖게 개입해서는 안된다는걸 예감으로 느꼈지요.
아이가 책을 볼 때는 늘 묵독으로 진행해서
음독을 하지 않는걸 온전히 존중해주었고
중간중간 의문이 들 때는 한글떼기를 위해 읽었던
두 책과 푸름어머님 동영상을 도움삼아
아이에게 통글자를 주었으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책은 밥, 한글놀이는 간식,
밥을 든든히 먹는 아이는 간식이 먹고싶지 않음을
내 아이는 그런 유형임을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밥이 위주든 간식이 위주든
어떤 아이든지간에 뼈대는
한글 노출이라는 기본이 명확해짐을 느꼈지요.
혼자 책 읽다가 틈틈히 그림과 글이 일치되지 않는 부분에서
질문을 할 때 그림이 애매한 부분을 아이가 집어내는걸 보며
알고 있구나 짐작만 했었습니다.
동생을 보고도 흔들림없이 몰입독서를 하던 아이가
제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40개월때 책 한권을 저에게 소리내어 다 읽어주더라구요.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아나운서처럼 또박또박 읽어주길래
폭풍칭찬후 저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그 뒤로 아이가 독립했으니 끝이다~~ 라며 끈을 놓은건지..
둘째에게 흠뻑 빠진건지..
그렇게 저의 사랑의 기울기가 균형을 잃었지요.
그렇게 독립했던 첫째는 어느순간 저의 주위를 맴돌았습니다.
친정을 정서적으로 돌보는 엄마의 주위를 맴돌며
아이는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그러다 어느순간 다시 독립하려는 아이를
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제 무의식이 한 짓을 의식으로
반은 인지하고 있었고 반은 묵인을 했었습니다.
아이에게 사랑받지 못할까봐 독립을 어미가 방해했었습니다..
엄마가 성장해서 독립된 인격체가 되어야
아이의 독립을 온전히 지켜봐줄수가 있음을 몸소 체험했지요.
두번째 코칭 때 새장에 갇힌 저를
새장밖에서 날갯짓하며 보던 하얀 새를 잊을수가 없습니다.
그 하얀 새는 저의 첫사랑 첫째임을 느꼈거든요...
내가 아이의 독립을 인정해주고 잡고 있던 발목을 놓아야
훨훨 날갯짓하며 날아다닐텐데...
코칭후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연휴를 맞아
토요일은 아이들을 위해, 일요일은 친정식구와 함께
월요일은 시댁식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
집에서 어버이날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아이는 눈을 뜨자마자
할아버지댁에 다시 가고싶다고 돌려말하기로 표현했습니다.
엄마 아빠 없이 혼자 놀고 자고 할 수 있다며
할아버지댁에 데려다 달라고 요청하더라구요.
스스로 4박5일의 짐을 챙기고 아빠의 퇴근시간만 기다렸지요.
오전 오후시간을 보내며 저는 분노가 일었습니다.
아이를 보내기 싫다는 분노와 설움이 뒤섞여
복받치는 울분을 아이앞에 토해내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중간중간 아이는 정확하게
엄마의 상처를 비추는 말을 해댑니다.
아이에게 상처를 휘갈길까봐 멀찍이 떨어져서
눈물을 삼키며 집안일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녁이 되고 아빠가 오자 아이는 저녁을 먹고
팔랑팔랑 치마 날리며 신발을 신고 나갑니다.
엄마 나 잘다녀올께~
손 뽀뽀를 날립니다.
아이의 모습이 아지랭이처럼 흔들립니다.
눈물이 고인걸 본 아이 아빠는 얼른 현관문을 닫아버립니다.
그러고 저는 펑펑 울었지요.
그렇게 저의 첫사랑은 다시 독립하러 떠났습니다.
자기만의 세상을 잘 살아내는걸
엄마의 새장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과 배움의 자세로 나아감을 이제는 깨닫고
아이를 막지 않으려 늘 자각하고 있어야겠습니다.
인정욕구가 메말라버린 내면아이를 가진 사람은
치열하게 노력하고도 스스로 자신을 인정할수가 없어
과소평가를 겸손과 혼돈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지조차 못합니다.
제 글이 미흡한 글일진데 글쓰기를 잘한다고
칭찬해주시던 아버님 어머님 앞에서 굳은채
"감사합니다" 라는 말씀도 못드리던 저였습니다.
용기를 북돋워주시려고, 인정욕구를 채워주시려고
비추어주시는 사랑에 저는 사랑을 충족하고
제 아이까지 독립을 인정해주었어요.
푸름부모님덕분에 저는 어버이날에
카네이션보다 아름다운 아이의 독립을 선물받았어요.
아버님 어머님께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갈께요.
어버이날 선물로 푸름부모님께 큰절을 올리고 싶습니다.❤
저의 내면아이를 잘 자라게 키워주신 내면부모님께
감사의 인사와 존경을 표합니다.
푸름이가족 여러분
푸름이교육을 실천하며 일상에서 육아로 지쳐서
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도움을 요청하고
건네오는 손을 꼭 잡으세요.
기회가 허락된다면 푸름부모님과
푸닷회원분들을 꼭 현실에서 마주하세요.
분명 길이 보일겁니다.
애쓰고도 저처럼 눈팅만 하다
지쳐 쓰러져 계신분들 꼭 있을거예요.
님은 혼자가 아니예요.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사랑은 표현할 때 확장됩니다.
우리 모두의 성장과 육아의 길에 꽃비가 내려주길 기도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