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싱어 저 | 정신세계사
삶은 내가 원하는 대로 펼쳐지는 법이 없다.
우주는 자그마치 138억 년 동안 존재해 왔다.
세상의 흐름을 결정 짓는 과정은 우리가 태어났을 때 시작된 것도 아니요,
우리가 죽는다고 끝날 일도 아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매 순간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실로 어마어마한 현상이다.
그건 수십억 년간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작용해온
모든 힘들이 최종 산물이 아닌가.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은 손톱만큼도 우리 책임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런 저런 일이 일어나야 한다며
끊임 없이 결정하고 통제하려 든다. 실제로 세상만사가
자신의 뜻대로 굴러가야만 한다고 믿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보다 마음의 생각에 우선권을 준다.
우리가 하는 말은 대개가 이런 식이다.
‘오늘은 캠핑가는 날이니까 비가 안 오는게 좋겠어.’
‘돈이 정말 필요하니 월급을 올려받아야겠어.’
어떤 일은 일어나야 하고, 어떤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이 대담한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당신을 알아차렸는가.
이것은 마음이 만들어낸 개인적인 호불호에 근거한 것일 뿐이다.
이렇게 살자면 삶이 극도로 힘들어진다.
우리가 늘 삶과 씨름하는 듯한 기분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우리는 내면 깊은 곳에서 무엇이 이러저러했으면 좋겠다고 결론을 내리고,
그 기대에 발맞춰서 바깥세상을 바꾸기 위해
마음과 가슴과 육신의 힘을 동원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우리는
‘내 의지대로 가는 길’과 ‘나의 개입이 없었다면 자연스럽게 벌어졌을 일’
사이에서 끊임없이 전쟁을 치르게 된다.
꼭 그렇게 살아야 할까?
내버려둬도 삶은 꽤 잘 굴러간다는 증거가 이미 차고도 넘친다.
행성은 궤도를 벗어나지 않고, 자그마한 씨앗은 절로 거대한 나무로 자라고,
비는 주기적으로 내려서 수백만 년 동안 지구의 모든 숲에 물을 대주었다.
이 중에 인간이 의지의 힘을 의식적으로 발휘해서 해낸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이 모든 경이로운 사건들을 포함해 지금도 수백만 년간
존재해왔던 우주의 힘에 의해 현실로 일어나고 있다.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생명의 작용이 온 우주를 창조하고 보살펴주고 있을진대,
내가 힘을 쓰지 않으면 좋은 일이라곤 하나도 생기지 않을 것으로
여기는 것은 과연 합리적인 생각일까?
이 책은 이 흥미로운 질문에 대한 본격격적인 탐구다.
이 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어디 있을까?
생명이 홀연히 DNA 분자를 만들어내고
인간의 두뇌까지도 창조해낼 수 있었다면 우리는 어찌하여
모든 것을 제 손으로 통제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삶에 좀더 멀쩡한 정신으로 다가가는 길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가령, 삶에 대항하는 대신 그 흐름을 존중하고
자신의 자유의지로써 그 속으로 뛰어든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저절로 펼쳐지는 삶의 질은 어떠할까?
내가 벌인 한 놀라운 실험은 바로 이런 생각에서부터 비롯됐다.
이 실험의 핵심은 아주 간단한 하나의 질문이다.
마음 속에 현실의 대안을 지어내놓고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현실과 싸우는게 나을까,
아니면 내가 원하는 바는 내려놓고
완벽한 우주를 창조해낸 그 힘에 내맡기는 게 나을까?
<될 일은 된다> 서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대학원 생이었던 저자 마이클 싱어는 우연히
요가난다(Yogananda:1893~1952)의 책을 읽고 명상을 하며
주어진 삶에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실험을 합니다.
이 실험을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내맡기기 실험(surrender experiment)’이라 불렀죠.
그렇다고 속세를 떠나(= 현실과 동떨어져)
구도자의 길을 걷자는 책은 아니예요.
오히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항복하면서),
신에게 무엇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며,
내가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가자는 것이죠.
받아들임이 곧 신의 뜻을 따르는 것이므로,
우리 안에서 분리가 아닌 신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산 40년의 결과는 놀라워요.
대학원생에서 경제학 교수로, 건축업자로, 프로그래머로,
의료전산화를 이끈 CEO로, 명상 공동체의 리더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어느 것 하나 그렇게 되기로 목표를 정하고 노력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흐름에 맡긴 결과입니다.
파도를 타는 서퍼는 파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지요.
그저 파도가 일어나면 그 파도를 타다가,
새로운 파도가 밀려 오면 그 파도로 갈아면 됩니다.
파도가 없으면? 파도가 있는 곳으로 가면 되죠.
“내맡김”을 실천한다 해서 모두 성공한다는 말은 아니예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할 뿐, 결과는 하늘에 맡겨두라."
"순리를 따르기만 해도 삶은 가벼워진다."
정말이지, 이렇게만 살아도 삶이 많이 달라질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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