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세실리아 링크비스트’라는
스웨덴의 중국 전문가가 쓴 책 <한자왕국>의
그림과 내용을 인용해 설명한 글입니다.
내용은 좋지만 책은 절판입니다.
한자는 상형(象形)문자입니다.
사물의 형상을 본떠 만든 글자라는 것이죠.
처음에는 한 폭의 그림이었던 것이
점점 핵심만 남은 추상화가 되었습니다.
태양을 뜻하는 ‘날 일(日)’과 달을 뜻하는
‘달 월(月)’은 처음엔 이런 그림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서로 그림이 다르면
소통이 되지 않으니 그리기 쉽고 간단한 형태로
만들어 쓰기로 약속을 한 것입니다. 형상의
핵심만 남긴 일종의 추상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과거 상나라(은) 유적지에서 거북 껍질에 새긴
초기 문자(갑골문자)가 출토 되고,
주나라 청동기에 새겨진 금문(金文)이 발견되며
초기 상형에서부터 한자가 진화 과정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 한 후, 지역마다 다르게 쓰인
문자를 처음으로 통일했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한자가 오늘날 표준으로 쓰이는 소전체입니다.
지금의 한자 모습이 형성된 것이죠.
현재 중국인들이 쓰는 한자는 또 달라요.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중국을 통일 한 후
수 억명에 달하는 중국인의 문맹퇴치를 위해
더 간단한 모양으로 문자 개혁을 진행했습니다.
복잡한 한자를 간략화해서 '간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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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왕국>이란 책을 보다가 사람(人)에
관한 한자가 만들어진 과정을 보며,
긴 내용을 보기 쉽고 간략히 정리했습니다.
'사람 인(人)'은 사람의 옆 모습을 그림으로
간략화 시킨 것입니다. 도무지 '사람같아 보이지
않아요' 하시는 분은 고암 이응노 화백의
<문자추상>이란 그림을 유심히 보세요.
고암 이응노 호백은 주로 문자를 이용한
추상화를 그렸고, 키스 헤링보다 먼저 사람의
형상으로 그림을 그리셨던 분입니다.
만약 '사람 인(人)'자가 다른 문자와 합쳐질 경우는
人자가 亻 이런 형태로 바뀌게 됩니다.
사람(亻)과 나무(木)가 만나 '쉴 휴(休)'가 되고
사람(亻)과 서있다는 뜻의 '설 립(立)'이 만나
자리, 위치, 지위를 뜻하는 '자리 위(位)'가 되고,
사람(亻)과 '창 과(戈)'가 만나 적을 치다,
정벌하다는 뜻의 '칠 벌(伐)'자가 나온 것입니다.
두 사람(彳)이 서로 쫓고 있는 모습에서 ‘~를 쫓다’,
‘~로부터’라는 뜻의 '쫓을 종(從)' 자가 생겼어요.
'종(从)'자 아래의 형태는 발(止)의 모양이
변형된 것입니다.
'화(化)'자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누워있는 모습입니다. 이 글자가 어떻게 변화를
뜻하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죽은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보여요.
죽었다는 건 형질(形質; 형태와 성질)에
변화가 생겼다는 의미죠. 이처럼 물성이나 성질,
형질의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 화학(化學)입니다.
쌍둥이 같은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에서
서로를 '비교하다'라는 의미의 단어가 나왔습니다.
'북녘 북(北)'자는 두 사람이 등을 맞대고
있는 모습입니다. 처음에는 ‘등 뒤’, 즉 배후(背後)라는
의미로만 쓰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북쪽이란
뜻이 추가 되었어요.
대륙성기후의 영향을 받는 동북아시아에서는
가능하면 햇볕을 더 받기 위해 북쪽을 등지고
남쪽을 향해 집을 지어요.
겨울에 북쪽에서 불어오는 북풍이 매섭거든요.
봄에는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황사까지 있어
여건이 허락되는 한 남향으로 집을 짓게됩니다.
이런 이유로 처음엔 '등 뒤'라는 뜻으로만 쓰이다가
'북쪽'이란 의미까지 확대된 것입니다.
남편 부, 지아비 부(夫)자의 경우 사람의 머리 위에
꼭지가 달려 있어요. 상나라, 주나라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을 보면 성인이 되면 머리에 비녀를 꽂았다는
증거가 나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죠.
성인이 되거나 결혼을 하면 머리에 상투를 틀었죠.
상투를 한 머리를 연상하시면 됩니다.
'큰 대(大)'자는 사람이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 위에 하늘이 있으니, 큰 대자 위에 선을 하나 더 그으면
'하늘 천(天)'자가 됩니다.
땅 위에 서있다는 뜻은?
하늘에 선을 그은 것처럼 바닥에
선을 하나 그어서 설 립(立)자를 만들었어요.
한자는 이런 요소들이 모듈화 되어,
새로운 조합으로 또 다른 의미를 표현하며
2000년 넘게 발전해 온 문자입니다.
그런데 무작정 외우던 것에서, 문자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한자를 바라보니 정말 재밌습니다.
궁금해서라도 찾아보게 되요.
레고처럼 새로운 조합을 만들고, 분해를 하다보면
외우지 않아도 단어의 의미를 유추할 수 있게 됩니다.
한자가 어려운게 아니고, 이런 과정이 없이
무작정 외우기만 하는 교육이 잘못된 듯해요.
모두 <새알한자>에 나온 단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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