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조건은 혼자서도 제정신을 유지하며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자아의 강인함과 독립성,
온전함을 갖추는 것이다. 이 조건은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사랑받는 사람에게도 해당된다.
사랑은 자발적 행동으로,
여기서 자발성은 말 그대로 자신의 자유로운
결정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을 말한다.
자아가 불안하고 나약하면 자기 안에 뿌리를
내릴 수 없고 사랑할 수 없다. 이 사실은 사랑이
누구를 향하는지 따져봐야만 이해할 수 있다.
사랑은 증오의 반대다.
증오는 파괴하고픈 열정적 욕망이다.
사랑은 자기 '대상'의 열정적 긍정이다.
(사랑의 관계에서는 '대상'이 대상이기를 멈추기
때문에 대상은 주체의 상대가 아니며
주체와 분리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사랑은 '격정'이 아니라 자기 '대상'의
행복과 발전, 자유를 위해 매진하는 능동적 노력이다.
자신의 자아가 불구가 되면 이런 열정적 긍정이
불가능하다. 진정한 긍정은 항상 강인함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아가 손상되면 사랑은 양가적인 방식으로만 가능하다.
다시 말해 자아의 강한 부분으로는 상대를 사랑하지만
손상된 부분으로는 그를 미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중
철학서를 읽을 때마다, 우리가 너무 생각을
안 하고 사는 것이 아닐까? 깊이 있게 살지 못하고,
겉만 훑으며 피상적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삶을 사랑하기는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고의 깊이가 다르네요.
"겉핥기식 만남은 타인에게 무관심한
우리의 내면 상태와 일치한다." 는 내용이 나와요.
우리가 자신의 내면 깊이 이르지 못하면
타인을 대하는 것 또한 무심하게 대하게 된다는
말이죠. 참 생각이 많아지는 책입니다.
"사랑은 격정이 아니라 상대의 행복과 발전,
자유를 위해 매진하는 능동적 노력이다."
"사랑은 행동, 소유, 사용이 아니라 존재에
만족하는 능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