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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책을 읽었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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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15개월 무렵, 매일 책을 읽어달라

졸랐고, 당연히, 흔쾌히 읽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점점 길어지더니 

잠을 잘 생각이 없어요. 새벽 2시가 

넘어서도 계속 책을 읽어달라고 합니다. 

 

하자!” 했더니 책은 아빠가 읽어줘야 한답니다. 


당시에는 애착, 발달단계, 심리, 감정 읽기, 

공감하기… 그런 개념도 모르던 시기였고 

요청을 거절하는 게 아이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지도 몰랐어요. 


“아빠는 자야 해!” 하고 누웠더니, 딸은 

그 자리에서 멈춘채 움직이지도 않고, 

서럽게 흐느껴 울면서 닭똥처럼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소리내어 울면 달래기라도 하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드는 울음에 

아빠 둥절… ㅠㅠ 


그게 시작이었다는 걸 그 땐 정말 몰랐어요. 

20권 정도 읽어주면 끝나겠지 했는데 

또 꺼내옵니다. 성의 없이 읽기라도 하면 

제대로 읽을 때까지, 자신이 만족할 때까지 

책의 양이 늘어납니다. 그렇게 밤마다 

책으로 탑을 쌓았어요. 


읽다 지쳐 반쯤 잠든 채로 읽으면 

저도 모르게 엉뚱한 말이 입에서 나와요. 

몸과 머리, 입이 따로 움직입니다. 

‘내가 왜 저런 말을 했지…’ 하며 정신을 

차려도 입 근육이 움직이지 않아 발음이 

되지 않아요.  엉뚱한 소리가 나오면 

딸이 화를 내며 소리칩니다. 

“똑바로 읽어줘…..!!” 


누워서 읽다가 책을 떨어뜨려 모서리에 

얼굴이 찍히면 정말 아파요. 감각은 

느끼지만 몸은 반사 반응을 하지 못합니다. 

마치 꿈 속에서 책을 읽는 것처럼 

관성의 힘으로 책을 읽어 줬나 봐요. 


그 벌칙 기간이 어느 정도였는지도 모르겠어요.

시간 개념도 사라졌고, 직장생활에 대한 기억도

남아있지 않았으니 좀비처럼 살았던 시기임이 

틀림 없어요. 


그렇게 읽다보니 두 돌 무렵 아이는 스스로 

한글을 떼고 글을 읽기 시작했고, 3돌 전후로 

나온 포켓몬스터 만화책 덕분에 완전히 독립해 

혼자 읽기 시작했어요. 


가끔 포켓몬으로 상상놀이를 하며 괴롭힘을 

당하긴 했지만, 피큐어와 책만 사주면 혼자서 

잘 놀았으니 저를 살려준 건 포켓몬이었죠. 


포켓몬은 역할놀이도 쉬웠어요. 

제가 한 역할은 잠만보나 캐터피, 암스타처럼 

누워있거나 움직이지 않는 캐릭터. 

잠만보 때문에 상상놀이가 뜻대로 안 되서 

딸이 짜증내면 “파이리 불꽃!!”, 

“피카츄 10만볼트 전기!!”를 외치며 

공격하는 흉내를 내거나, “푸린”처럼 

눈만 깜빡깜빡, 혹은 고라파덕 흉내 등 

빠져나갈 구멍이 많았어요. 



#

책을 읽어준 효과는 엉뚱한 곳에서 나왔습니다. 

놀다보니 한 팀이 되어 호흡이 잘 맞았어요. 

서로 공유하는 내용이 많으니 대화도 잘 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쉽게 파악이 되고,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든 이해가 되니 

야단칠 일도 없어지고, 나중엔 공부를 하든 안 하든 

아이를 믿고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딸 역시 주관이 뚜렷하고, 남의 시선을 신경쓰거나 

인정 받기 위한 행동을 하지 않았어요. 

여고생이 내 옷(후드집업)을 입고 학교에 

갔으니   

“넌 왜 아빠 옷을 입고 다니냐”는 소릴 듣기도 했죠.


지금도 딸과 눈이 마주치면 춤을 춥니다. 

좀비춤, 짱구춤 등 코믹 버전을 보여주며 

늘 아빠를 웃게 만들어요. 

퇴근하면 먼저 자고 있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땐 포스트잇에 메모를 써 놓거나, 

이불을 덮고 침대에 누워있지만, 발만 쏙 빼서 

손대신 발을 흔들어 인사를 해줍니다. 


저는 오랜 세월  

항상 딸의 편을 들고 응원하는 편파적 인간이 되었고, 

그로 인해 가끔 아내의 질투를 받기도 합니다. 

밖에서 만나면 오랜만에 만난 사람처럼 

두 팔을 벌리고 달려와 반갑게 맞이합니다. 

“아… 오늘 아침에도 봤구나…” 

(반가운 나머지 오랜만에 본 듯한 착각…)


28살이 된 딸과 지금도 이렇게 지내요. 

항상 마음 속에 담고 있으니 곁에 있으나 

멀리 떨어져 있으나 늘 한결 같아요. 

관계에서의 부족함, 아쉬움은 없습니다. 

눈을 마주치면 웃어주고, 서로를 기쁘게 하려는 

행동으로 늘 사랑을 표현하고 드러냈어요. 



#

둘을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끈은 

책을 읽어주는 과정에서부터 시작됐어요. 

당시에는 피곤하고 힘들었지만, 그런 

번거로움이 있었기에 연결의 끈은 더 두꺼워졌고, 

책을 읽어 주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인지 단계부터 

아이와의 상호작용에 중점을 둔 

<  > 성할 수 있었어요.

(제가 판매하고있는 책입니다) 


아이가 책을 읽어달라하면 읽어 주세요. 

무언가를 더 가르치기 위해 읽어주는 게 아니라 

책을 아이와 대화하고, 놀고, 관계를 맺으며 

상호작용을 하는 도구로 생각하고 읽어 주세요. 

책으로 가르치려는 순간 아이는 멀어지지만, 

책을 통해 사랑을 전해주고 즐겁게 노는 도구로 

사용하면 아이는 무조건 책을 좋아하게 됩니다. 

경험상 좋아하지 않을 수 없어요.





#

유아책 상담 전화를 받고 

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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