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게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논어(論語)>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책을 좋아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씁니다. 알아가는 즐거움 때문입니다.
세상에 대해 하나씩 알아갈수록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낌으로 알게 되거든요.
책읽기가 부담이 되는 것은 강요나 학습,
혹은 결과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부터입니다.
원치 않은 결과로 부모를 실망시키고 싶은
아이는 없어요.
책을 더 좋아하게 되는 비결도 여기에 있어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신경쓰지 않고, 어떤 대답이
나오든 평가하지 않고, 함께, 즐겁게 읽고 대화하며
끊임 없이 상호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가르치고 싶은 마음은 은연중에 드러나요.
부모의 무의식에 감춰진 마음이 드러나는 것이라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습니다.
마음 속에 ‘공부를 못하면 어떻게 하나’,
‘남보다 뒤쳐지면 어떻게 하나’ 라는 생각이 있는 한
말이든 행동에서든 반드시 드러납니다.
(그 마음 자체가 두려움이고 허상이죠.)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끌어내는 것입니다.
그저 즐겁게 읽고, 아무런 목적 없이 책의 내용에 대해
대화하면서, 상호작용을 하기만 하면 돼요.
아이가 어떤 대답을 하든 고치려 하거나
평가하거나 판단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재밌기만 하면 바보같은 질문을 해도 되고,
아무말 대잔치를 해도 괜찮아요. 틀린 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되고 그냥 아무 말이라도
하다보면 점차 대화 내용이 자리를 잡아갑니다.
주인공이 왜 그랬을까?
주인공의 마음은 어떨까?
만약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등등
대답을 듣는 게 목적이 아니라,
아이의 관심을 책에 집중시키고,
아이으 생각을 끌어내는 과정입니다.
아이가 생각을 한다는 건 그 내용을
마음 속에 품고 있다는 의미죠. 책에서 읽은
내용을 되새김질하며 소화하는 과정입니다.
소화가 된 것만이 나를 발전시키는 양분이 되죠.
이런 질적인 변화를 경험한 아이들은
책 읽어야지 하지 않아도 책을 찾게 됩니다.
외부에서 주입된 변화는 표면을
건드릴 뿐이지만, 내면에서부터 시작된
변화는 존재 자체를 바꿀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