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12-26 00:00:00
-
소리마미
-
조회수 18760
안녕하세요 솔이엄마입니다.
푸름아빠의 의견과 충고에 감사드리며 한가지 더 여쭤보겠습니다.
솔이가 전보다 책을 더 많이 봅니다.
근데 이 시기에는 교구활용이라든가 촉각 감각 등을 골고루 접해야 하는데 하루종일 책하고만 놀아도 될런지요.
푸름이처럼 몇백권의 책을 보려면 다른 일은 거의 못할것 같은데 다른영역은 어떤가요?
창의성이라든지 수리영역 사회성 그런것들요.
그리고 아직 어려서인지 글이 많은책을 싫어합니다.
어떻게 서서히 글이많은 책으로 발전할수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한글은 어떤 방법으로 깨우쳤는지도 궁금합니다.
방법이야 많겠지만 요즘은 교구도, 학습지도 많으니까 햇갈니네요.
아니면 엄마가 어떻게 가르쳤는지 궁금해요.
덕분에 솔이가 책을 좋아하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진솔이 어머님...
아무리 많은 교구를 접해도 책을 통해 배우는 정보의 양은 따라가지 못합니다. 하루종일 책을 읽으면서 놀 때는 그냥 책을 볼 수 있게 놔두어도 괜찮습니다.
만일 어머님이 혹시 그러다가 건강을 해칠 염려가 있다면 자연에 나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기회를 만드세요. 자연에서 마음껏 뛰놀면서 돌을 만지고 나무를 만질 때, 그것은 어떤 교구가 주는 감각보다도 자연에 가까운 감각을 진솔이에게 줄 것입니다.
교구는 가지고 놀기 좋아할 때 마음껏 놀도록 나두십시오 그러나 아이가 집중할 시간에는 먼저 책을 읽게하고 마음껏 책을 읽다가 지치면 그때는 교구를 펼쳐놓고 또한 마음껏 놀도록 놔두는 겁니다. 요점은 어떤것이든 집중할 때는 방해하시지 말라는 겁니다.
글이 많은 책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것은 아직 지적수준이 거기까지는 미치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엄마의 욕심으로 억지로 끌고 가려면 반드시 부작용이 오게 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반복해서 읽다보면 어느순간 한단계 뛰게 될 것이며 이 때 엄마는 그 수준에 맞는 책을 놓치지 말고 주셔야 합니다.
책을 읽어서 속독의 단계에 들어가면 오히려 놀수 있는 시간이 풍부해집니다. 예를 들어 남이 3시간 읽아야 할 책을 30분에 읽으면 2시간 30분은 마음껏 놀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더불어 창의성이나 수리력 같은 다른재능도 함께 성장합니다. 책에서 배운 논리의 연장이 곧 수리력을 키워주는 것이니까요! 제 강의 도중 어떤 어머님이 하신말씀 "책만 주었더니 모든 것이 다 되데요" 하는 말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책을 많이 읽어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진솔이는 글자에 관한 관심을 갖게됩니다. 그때 엄마는 책 제목을 물어보면서 자연스럽게 글자를 깨우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다만 엄마가 한글을 가르치면서 "그것도 모르니" 같은, 속에서 올라오는 말들을 참을 수 없다면 선생님을 오시라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선생님이 하시는 것을 보면서 가장 적절한 시간에 그것을 나름대로 응용하여 보충해주면 쉽게 한글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사회성은 부모가 아이의 수준에 내려가 재미있게 놀면서 자연스럽게 가르칠 수 있습니다. 꼭 아이끼리 놀게 해야만 길러지는 것은 아니므로 남들과 놀기 싫어하는 아이에게 놀기를 강요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물이 흐르듯이 가십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