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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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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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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6560
우리아이는 책을 아주 좋아해요. 하루에 30권 정도의 책을 읽고요. 한참 동생과 뛰어놀다가 지혼자 책을 보며 중얼거리기도 하고, "책읽어, 책읽어" 하고 외칩니다. 우리아이는 순간 순간 정확한 어법으로 얘기 할때가 있어요. 너무 순간적이여서 아기아빠도 믿지않아요. 이를테면"엄마 때문에 떨어질뻔 했쟎아" 등의 말을 하는데, 문장으로 말을 한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기아빠와 저는 실감이 나지 않을때가 있어요. 우리 큰아들 혁이를 (29개월)지금 부터 책을 읽어주어도 뛰어나게 만들 수 있을까요. 권수는 몇권정도가 적당할까요. 저는 제가 힘이들어서 40권 이상은 힘이들어요.
이제는 우리 둘째아이가 책을 읽게 도와주어야하지요. 우리 작은아이는 항상 으샤 으샤 하며다니고 하루 종일 떠들고 다녀요. 귀엽기도하고 언어발달이 빠를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책을 읽어주려하는데 아이가 연녕생이다 보니 쉽지않아요. 이아이 또래의 영재성은 무엇으로 알수있나요? 궁금합니다.
우리큰아이는 저와 항상 집에만 있었는데 유난히 친구나 형 누나들을 좋아해요. 항상 친척이나 밖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제일 신이나게 놀구요. 이제 돌이된 동생을 아주 잘데리고 놀아요. 원래 아이들이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저의 부부는 기특하답니다 그러나 가끔씩은 심술도 부려요.
어제 tv보셨는지 '2580'에 요즘 초등학교 6학년생에게도 비싼 과외를 시킨다는 기사인데, 그걸보니 심난 하네요. 그렇지만 어디선가 앞으로는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이 대학 들어갈때 유리 할거라 하던데요.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 알고싶구요. 그리고 책을 많이 읽은 푸름이가 이제는 어떻게 자랐는지 참 궁금하네요.
그리고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저는 일을 하고 싶은데요,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어떻게 아이를 교육시켜야 하는지 궁금해요. 초등 학교에 들어가면 챙겨줄것이 더많다고 해서 푸름이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혁이맘님...
혁이가 문장으로 말을 시작하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정확한 어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이전에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어 주었고 책을 읽어준 결과로 나오는 당연한 현상입니다.
혁이의 발달은 아주 빠르며, 좋은 발달을 이루고 있는 증거들이 글의 이곳저곳에서 보입니다. 정확한 어법뿐만 아니라 자기보다 손위인 형과 누나들을 좋아하고 신나게 논다는 것등이 그 증거입니다.
동생을 잘 돌보는 것은 분별력이 있다는 증거이며 이것은 또한 엄마, 아빠가 혁이에게 사랑을 듬뿍 주었음을 의미합니다.
혁이가 가끔씩 심술을 부리는 것은 연년생이기 때문에 자기의 사랑이 동생에게 쏠리는 것을 보면서 "엄마 저도 사랑해주면 안돼나요?"하고 사랑을 요청하는 과정이라고 어머님이 해석하면 됩니다.
절대 그 심술이 동생을 괴롭히는것 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며 조금 지나면 동생과 둘이서 재미있게 놀고 있겠지요!
앞으로는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아이는 대학에 입학하기가 쉽지는 않을것입니다. 그것은 이렇게 지식과 정보가 18개월마다 두배로 변화는 사회에서는, 빨리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 정보를 조합하여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야 하는 창의적인 사고를 이 사회가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단지 과외를 통해 사지선다형 문제를 찾아내는, 이전 우리시대에 필요로 했던 사고로는 따라갈 수 가 없습니다.
아무리 비싼돈을 주고 누가 과외를 시킨다고해서 어머님은 심난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옆에서 누가 끊임없이 강요를 통해 지식을 주입하고 있으므로 아이는 스스로 공부하고 싶은 열의를 잃어 버리게 되고 중학교 2학년쯤 될 때에는 부모도 억지로 끌고가다 결국에는 그 태도로 인해 통곡해버리는 날이 오기 때문입니다.
어머님이 염려해 주신데로 푸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되며 지적으로 날카로우며 풍부하게 자랐습니다. 남을 배려하는 따스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학교에서 미리 숙제를 하고 오기에 학교숙제를 한번도 해가는 것을 보지 못했지만 학교성적도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정보를 받아들이는 그릇을 키워놓았기에 그 위에 무엇을 넣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사물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게 자라고 있습니다.
어머님이 책 읽는 과정을 완벽하게 독립시켜 놓는다면 당연히 혁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에 직업을 가져도 무방합니다.
아니 오히려 그 전에 일을 해도 아무런 문제없이 혁이는 성장할 것입니다.
저는 강의를 하면서 수없이 많은 어머님들이 지식의 교육과 직업적인 성공을 동시에 성취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 모두의 특징은 자녀들에게 책 읽기를 중요시 했고,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자식이 흥미로워하는 것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을 당당하고 치열하게 살아 감으로써 자식의 모법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럴 경우 자식도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살아갈 뿐만 아니라 독립심이 강해서 초등학교에 들어가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챙겨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아이에게 비범함을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그저 사랑하고 자식이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잃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자식의 능력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자녀를 따스하게 바라본다면 자녀는 내부의 힘을 발전시키면서 부모님에게 자신의 비범함을 스스로 증명할 것입니다.
부모가 불완전한 미래의 모든 상황을 자식에게 확실한 상황으로 만들기위해 안달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부모에게는 부모의 삶이 있으니까요...
자녀의 영재성은 부모만큼 정확히 분별해 낼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둘째아이의 정보가 부정확해 어떨지는 모르지만, 첫째 아이만 잘 키우면 대개 둘째는 첫째의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합니다. 둘째가 항상 떠들고 다닌다는 글 속에서 둘째의 성장도 좋은 발달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님의 글은 따스하군요. 이제 읽어 줄 수 있는 책이 40권 정도라면 그것을 읽어주면서 스스로 책을 볼 수 있도록 한글을 가르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서두리지는 마시고 재미있게 가르치십시요.
혁이와 동생은 밝고 건강하게 그리고 긍정적으로 자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