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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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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량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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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829
앞에 글에 덧붙이는 글입니다. 저는 아이의 교육에 대한 신념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답답해지는군요...... 전 책의 중요성도 알지만....조기교육원의 수업에 더 치중을 두었습니다. 아이랑 하루종일 놀아준다는 건 무지 힘이 들어요. 남편은 7시에 출근해서 10시에 퇴근하고, 회식이 있으면 아빠를 이삼일 못 볼 때도 곧잘 있지요. 그래서일까요. 종종 그냥 아이를 방치해 둘때가 있어요. 아이를 방치하는 것은 죄악이라는 데요.
좋은 자극을 받게 해 줘야 겠다고 시작한 학원수업이 신체놀이하는 수업, 카드수업, 교구수업 등 늘어났어요. 자꾸 욕심이 생기더군요. 좋은 프로그램이 많아요. 다른 엄마들한테도 자극도 받게 되고요. 앞에 올리신 글에 플래쉬카드 보여 줄 때의 주의점을 보고 뜨금했어요. 학원수업은 그게 잘 안 될때가 있어요. 극단적일 때를 말씀 하신거죠? 배움거부....
인지하는 수준의 책을 예전에는 한자리에서 10권 이상을 받는데요. 지금은 안 보는 이유를 제가 더 잘 알고 있어요. 아기 그림책 곤지곤지를 이어줄 책이 없고, 학원 가느라고 반나절은 잡아먹으니, 분위기 조성을 못 해 주고요.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희량이한테 맞는 책은 골라주세요. 올챙이 그림책은 오래된 책이라 정서상으로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하던데 아닌가요?
희량이는 학원에서 배운 곰세마리 율동도 흉내도 내고, 부직포에 붙여 놓은 동물, 과일도 제법 잘 뜯어옵니다. 인지도 다 됐어요. 그리고 사람을 지나치게 좋아합니다. 처음 본 사람의 손도 잡고, 어른의 다리도 잡아요. 제가 희량이 개월수에 사람을 이렇게 좋아하는 경우는 드물은 것 같아요. 언어는 단어를 내뱉고, 문장은 아직 못해요. 심부름도 잘해요. 희량아, 리모콘은 가져와, 휴지는 등등... 시키지도 안았는데, 귤껍질, 휴지를 휴지통에 넣더라구요. 밥 먹을때 숟가락질도 곧잘 해요. 제가 방치(?) 해 놓은 결과지요.
아이들은 부정적인 말부터 배우는 건 가요. '싫어 싫어' 하루에 열번은 하는 거 같아요. 자기 뜻과 안 맞으면.... 바로. 그래서 제가 희량아, 좋아? 하고 묻고 하는데, 좋아라는 말은 안해요. 아이한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부모의 문젠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올립니다.
아이를 아주 잘 키워야될테데요.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총명한 아이로요. 도움주세요.
희량 어머님...
아주 좋은 프로그램도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엄마의 손길을 따라오지 못합니다.
지금 희량이가 '싫어, 싫어' 하고 반응하는 것은 그에게 지금 강요가 들어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엄마의 욕심을 희량이는 단지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상의 단어인 '싫어'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희량어머님.
머리로 생각하지 마시고, 마음으로 느끼십시요.
희량이의 눈빛을 보세요. 지금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학원에서 율동도 하면서 여러가지를 가르쳐 주지만, 진정 이것을 신이나서 희량이가 온몸을 다해 몰두하고 있는지를...
배움은 즐거워야 합니다.
밥먹을 때 숟가락질을 곧 잘 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합니다.
그것은 자기 스스로 독립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다만 16개월의 희량이가 사람을 지나치게 좋아한다는 것은, 그 때는 엄마와의 애착현상을 먼저하고 남을 경계하는 것이 정상인데, 스킨쉽을 그동안 많이 해주셨는지 궁금합니다.
그 동안 많이 안아주어 스스럼 없이 남에게 안기는 것이 아니라면 이것은 애정이 부족해서 오는 현상일 수 있습니다.
푸름이를 키울 때 저도 12시 이전에는 집에들어온 적이 별로 없습니다. 푸름이 엄마는 그 시간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 열심히 놀았고, 저는 12시 이후부터 아이와 놀았습니다.
시간은 지나가면 다시는 오지 않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는 특정한 시기를 지나면 영원히 배울 수 없는 결정적인 시기를 지나가게 됩니다.
어떤 누구도 어머님보다 아이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남에게 배움을 맞기지 마시고 어머님이 주체가 되어 지금부터 희량이를 키웠다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