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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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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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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183
지난 늦가을부터 아래층 5살 또래를 만나 노는데 그 애는 성격이 강하고 저희 아이는 좀 소심한 편이라 그런지 매일 맞고 울더군요. 그래도 맞으며 때리는 걸 배운다고, "너도 때려" 하고 말하면 "못 해" 하고 또 울고.... "엄마 제 우리 집에 오지 말라고 해", 하고 그애네 집에 갈라면 싫다고 하길레 한동안 뜸하다 같은 유치원에 가게 되었어요... 초기에 서로 같이 안 놀기만 바라고 선생님도 별 말씀 없으셨죠...
저희 아이는 물장난을 많이해 선생님께 좀 꾸중을 듣고, 그아이는 유치원 아이들을 이유없이 때리고 다닌다고 선생님도 그러시더군요.야단칠려고 이름만 불러도 울어버려 쉽게 야단도 못쳤었던거 같아요. 저희아이역시 손 안잡는 다고 맞고 버스 먼저 탔다고 맞고 그렇다고 그애가 애정 부족은 아닌데.... 몇번 "너 자꾸 그러면 아줌마 한테 혼난다" 하고 말하니 나중엔 엄마들이 서로 얘기하는데 "아줌만 말하지 마요" 황당한 말을 하더군요. 솔직히 남의 아이라 내아이처럼 버릇없다고 쉽게 야단도 못치고 넘어갔죠.한달전즘 유치원에서도 우리 아이가 그애에게 끌려다닌다는 말을 선생님께 듣고 화가 나더군요. 그 뒤로 다시 그 애를 야단치려면 우리애가 더 "엄마 왜 그래" 하며 울고 난리예요....그 애가 " 줘봐" 하면 "응" 하고 바보같이 뭐든 다 넘겨주고 "하지마"라고 소리지르라고 해도 막상 그 상황이 닥치면 못해요...정말 그 애에게 우리 아이가 너무 만만해 보이는 것인지 "그 애가 너에게 절대 존재자가 아니야" 라는 것을 어떻게 알려주며 어떻게 자신감을 주어야 할까요? 또 그 애로 하여금 우리아이를 우습게 보지 않도록 할 방법은 없나요?
아인슈타인님...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폭력을 구사하는 것은 집에서 매맞고 자랐다고 보시면 틀림이 없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때릴 때, 아이는 먼저 나보다 약자는 때려도 되는구나를 먼저 배우게 되지요.
따라서 유치원에 가면 반드시 자기보다 약자를 괴롭히게 됩니다.
집에서 맞고 자라지 않은 아이는 남을 때릴 줄 모릅니다.
그것은 마음 속에 사람을 때려서는 안된다는 도덕성이 먼저 발달해가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매를 맞고 들어오면 엄마도 화가 나니까 너도 남을 때리라고 가르치게 됩니다.
이것이 훗날 모든 이들에게 대한 경쟁과 적대감을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그것은 교육이 아닙니다.
매맞지 않고 자란 아이는 아직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분별하지 못해 그 당시는 맞을지 모르지만 초등학교 4학년 정도만 되면 때리는 아이의 손을 붙잡고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의지를 표출하는 아이로 성장합니다.
그러나 맞고 자란 아이는 가면 갈수록 자기보다 강한 아이들 앞에서는 머리 숙이고 눈치를 보지만 자기보다 약자를 괴롭히는 아이로 성장합니다.
이때는 부모가 현명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그 아이를 야단친다고 해서 이미 습관화되어 있는 아이의 버릇을 고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만일 푸름이가 그런 상황에 처해 있다면 저는 그런 상황을 애초부터 만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이는 잘못해서 폭력성을 가진 아이들과 어울려 놀게되면 욕과 폭력을 배우거나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됩니다.
그런면에서 아이가 분별력을 가지고 자기의 의지를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시기까지는 폭력성을 가진 아이와 어울려 놀 수 있는 기회를 준 부모가 잘못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세요.
아이가 매을 맞고 집에 울고 들어오거나 질질 끌려다닌다는 것은 한편으로 집에서도 야단을 맞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야단을 안맞고 자란 아이들은 울음으로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지 않고 분명한 언어로 표현합니다.
물을 좋아하고, 다른 아이를 야단치면 울고 난리친다는 것은 섬세한 면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좀 더 분별력을 가지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시기가 될 때까지 될 수 있으면 부정당하거나 상처받는 상황을 만들지 마세요.
꼭 유치원에 보내야 한다면 선생님과 진지하게 논의 하세요.
푸름이가 3학년 때에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아이가 있다고 저에게 이야기 하길래, 저는 그날로 선생님과 상의했습니다.
선생님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셨고, 그 후부터는 그런일이 없었습니다.
아이가 자신을 우습게 보이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가 아이를 우습지 않게 대하면 됩니다.
존중하고 사랑하고 한 인격체로 대하면 아이는 자신을 높이 평가하고 남에게 우습지 않게 보이도록 노력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이 표출되기까지는 초등학교 4학년 정도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릴때 상처는 오래갈 수 있습니다.
상처받을 수 있는 상황을 될 수 있으면 만들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