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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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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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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945
안녕하세요.
40개월된 장기봉 엄마입니다. 둘째는 13개월 되었구요.
기봉이만 키울때는 푸름이교육법을 따를려고 무척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둘째의 간섭으로 기봉이에게도 진경이에게도 엄마로서
힘겨워 도움을 요청합니다.
기봉이가 아기때부터 그림책을 많이 보여줘서 그런지 엄마인 내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한글을 많이 알고 있더군요. 선생님과 한글수업을 다 마치고 나서 그림책을 스스로 읽히게끔 하려고 저 나름대로는 노력하는것 같은데 확인을 못하니까 답답합니다. 푸름이 부모님의 말씀대로 좀 쉬운것 같은 책을 주라고 해서 보림의 연필과 크레용을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한번 좌악 읽어주며 테스트해보려고 하면 못읽으니 엄마가 읽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책만 스스로 계속 보더군요.
이 책들이 재미가 없나보다 생각되어 기봉이가 좋아하는 칙칙폭폭 그림책들을 던져주었더니, 아 이건 글자가 너무나 작고 많은 책이었습니다. 그러나 기봉이가 책은 좋아하더군요. 다음에는 한솔의 마이퍼스트북룸을 들였더니, 스스로 갖고 오지는 않았는데 그중에서 좋아할것 같은 책을 읽어주면 잘 듣고, 모르는 말은 즉시즉시 물어보더군요.
왠지 기봉이에게 확인하려는 엄마의 마음이 들켜버린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기봉이가 전처럼 책 읽어달라는 말은 잘 안합니다. 다른점은, 혼자서 좋아하는 인체여행 책이라던가, 과학관련 호기심거리는 혼자서 들춰보며 읽는것 같습니다. 자신이 기분이 좋다던가 할때는 꽤 빠른 속도로 중간중간 건너뛰며 책을 읽어주더군요. "엄마 나 빨리 읽지?" 하며 자랑도 할때가 있구요. 좀 슬기로운 방법이 없을까요? 둘째가 너무 불쌍해요.
요즈음 특징이 책을 읽을때마다 모르는 낱말, 의성어, 문장등을 그때그때
묻는다는 점과, 과학에 관한 호기심이 많아졌다는 점, 종이접기에 취미를
붙인것 같습니다. 또 반면에 책 읽은후에는 뒤로 휙 던지는 버릇과 다른 물건들을 휙 휙 모두 던져 버리는 통에제가 잔소리를 많이 했습니다.
네버랜드의 백과사전을 이때 주어도 아이가 받아들일까요?
무식한 엄마가 정말이지 노력을 많이들인 푸름이네를 따라하려니까
엄마 욕심만 앞서지 제대로 못하는것 같습니다.
꼭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는 제가 창의적이지 못해 푸름이 부모님을 많이
따라 했습니다.
참고로 집에 있는 전집종류가 한솔의 읽기나라그림책들, 마이퍼스트 북룸,
웅진의 자연관찰,꼬마수학동화, 올챙이,달팽이, 학습백과,
보림의 전래동화 ,솔거나라, 연필과크레용, 팅커벨창작,교원 월드픽쳐북,
알콩달콩, 칙칙폭폭, 교원의 애니메이션, 낱권조금있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화이팅!
몽둥이님...
기봉이는 혼자 룰루랄라 잘 가는데 어머님만 답답하시군요. 기봉이에게 확인하려는 마음을 들켜버린것 같다는 느낌이 아니라 들켜버렸군요. 아이가 얼마나 예민하게 엄마의 마음을 감지하고 있는지 엄마는 몰랐습니다. 너무 엄마가 기봉이를 우습게 알았습니다.
엄마가 확인을 하면 아이는 알고 있어도 대답하지 않습니다. 만일 잘못 대답하면 "그게 아니잖아! 그렇도 몰라" 하는, 분명 부정적인 대답을 들을텐데 현명한 아이가 왜 야단맞을 짓을 하겠습니까? 어머님, 돌이켜 생각해보세요. 혹시 기봉이가 몰랐을 때 그의 자존심을 건드렸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봉이가 전처럼 읽어달라는 소리를 안하는 것은 이제 슬슬 독립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기분이 좋을 때는 중간중간 뛰어 넘으며 엄마에게 자랑한다는 것은 속독으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에 와 있음을 의미합니다. 대개 어머님들은 책을 읽을 때 아이가 토시를 빼먹고 읽거나 "그렇습니다" 를 "그렇씀" 하고 읽으면, 다시 처음부터 올바르게 읽으라고 강요하시는데 그러면 속독은 중간에서 정지됩니다.
그냥 놔두시면 아이는 점점 책을 읽는 흥미를 붙이면서 정확하게 읽게 됩니다.
모르는 것을 그때그때 묻는다는것, 과학에 대한 호기심 등등 모든것이 굉장히 빠른 발달을 보이는 증거들입니다. 제 교육을 따라 했을 때 이런 현상들이 나타난다는 것은 정말로 저에게는 고무적인 일입니다. 기봉이는 무서운 속도로 책읽기를 계속할 것이고 엄마는 끊임없이 기봉이에게 필요한 책을 던져주세요. 지금 책을 계속 던져주느냐가 앞으로 책보는 습관을 완전히 들이느냐, 못하느냐를 갈림할 것입니다.
이제 엄마가 기봉이에게 해줄 것은 책을 사주는 것 외에 별로 없습니다. 책을 읽은 후에 휙 집어 던지는 것은 기봉이에게는 놀이입니다. 야단치면 더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네가 좋아하는 소중한 책이 찢어진다' 고 이야기 해 주세요. 조금 지나면 그런 습관은 사라질 것입니다. 엄마의 나머지 힘은 둘째 진경이에게 쏟으세요. 진경이도 기봉이처럼 잘 성장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