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이 어릴때 그림책 전집으로 살때 우리나라 옛이야기도 구입했었는데요.
어릴땐 권선징악에 대한 이야기는 좀 커서 보여주는게 좋다고 해서 죽 안보여주다가
지난 해 부터 조금씩 보여줬는데 잘 이해를 못하는거 같구요,
저도 내키지않아 잘 안읽어줬었는데, 초등생조카들이 오면 다른 그림책은 잘 안보구 옛이야기책만 보더라구요.
전 되도록이면 무서운건 안보여주고 느끼지 않게 하려하는데 자기전에도 가끔 옛이야기 꺼내 들고 오면
'가람아 우리 예쁜 이야기 그림책 보구 잘까.
이건 좀 안예쁜거 같애 '그렇게 말하곤했는데 낮에도 잘 꺼내서 혼자 앉아보는데.. 괜찮은건지 ..
제가 잘 못하는건지.. 어제 오늘은 꺼내 보면서 제가 다른거 보자고 그러니까
'엄마 이건 예쁜거야.. 나쁜거 아니야.. 그러드라구요..
선녀 이야기나 그런건 나쁜거 아니고 무서운 지네 그런거 나오는건 나쁜거라구.
나쁜건 아니라고 해도 아니야 나쁜거야 그러드라구요. 지금 맘같아선 다른곳에 치워 버리고 싶거든요..
가람이가 읽어달라고 하면 그냥 읽어주곤 했는데.. 왜 오랑캐에게 잡혀가서 오랑캐가 시집오라고 하고.
시집안간다고 아무것도 안먹고 죽은 딸 이야기가 있는데요. 이해도 못하고 보고 싶어하지 않고..
계속 왜 그래 왜그래 그러는데 정말 내가 이책을 왜 샀을까 하는 맘밖에 없었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이야기 풀이를 잘 못하는건가요..오래전부터 궁금했었는데 이제야 질문 올립니다.
그리고 한가지만 더 여줘볼께요.. 가람이가 책보다가 왜 라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하는데요.
계속 답해주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자면 '아기 오리에게 길을 비켜주세요'라는 책에서
오리가 깃털갈이하는데 오래된털은 빠지고 새털이 나오는 내용이 있는데 그땐 날지 못한다구요..
계속 왜 왜 그러는데 '그럼 우리 한번 아빠에게 물어볼까 그러곤 답을 못해줬답니다..
그리고 코끼리가 진흙을 바르면 벌레들이 안 문다는 부분도 제가 답을 못해줬어요.
'진흙을 바르면 벌레들이 안문데 그래서 코끼리들은 진흙을 바른데
'그러면 왜? 왜? 이것도 제가 몰라서 아빠에게 물어보자 그러고 답을 못해줬어요.
(혹시 제가 너무 모르는거라면 흉보지 마시구요..)
이런류의 것들은 어떤 백과 사전(?)을 봐야 하나요? 아직 우리집엔 백과 사전은 없거든요..
이렇게 자세히 나오는것도있나요?
가람산님... 아이는 무엇보다도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할머니가 옛날이야기를 해주었을 때 우리는 얼마나 신났으며 수십년이 지나 오늘날에도 그 이야기는
우리의 기억속에 선명하게 살아 있습니다.
저는 왜 그림 이야기책을 읽어줄 때 권선징악이나 무서운 이야기를 빼고 읽어주라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아이에게 음식을 먹일때 오로지 단것만 먹이라고 권유하는 것과 같습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살아남아 있는 명작에는 섬득할 정도의 이야기와 권선징악의 주제가 선명하게 살아있습니다.
그것이 현실이며 아이는 그러한 이야기를 이해하고 소화하면서 성장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나쁜거야, 좋은거야?' 라고 물을 때는 도덕적, 사회적 판단이 성장하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오히려 그러한 질문을 권장하고 엄마는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아이는 현명하게 자기의 성장을 이루고 있는데 엄마의 편견이 아이를 죽이고 있군요.
아이가 옛이야기를 해주면 엄마는 기쁜마음으로 들으세요.
아이의 상상력은 끝없이 발전해 전혀 없던 이야기도 지어서 엄마에게 이야기 해 줄것입니다.
책은 주데 아이가 정말 무서우면, 아이는 스스로 그 책을 피해 갈 것입니다.
아이가 물어보면 엄마는 아무리 힘들어도 끝까지 대답해 주세요.
오리가 날지 못하는 이유에 관한 것은 주로 자연과학책에 나와 있습니다.
예를 들어「원리가 보이는 과학」13권 '오리는 물에 젖지 않아' 에 보면 알기쉽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또한 코끼리가 진흙을 바르면 벌레가 물지 않는 이유는
「비주얼 박물관」의 42편 '코끼리'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백과 사전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자연을 다루는 책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아이가 궁금할 때 즉각즉각 대답해 줄 수 있으니까요.
자... 가람이의 발달은 눈부십니다. 다만 엄마는 조금 기준을 넓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