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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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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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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560
안녕하세요?
저는 부모님과 함께살고 18개월 접어든 남자아이 하나를 둔 엄마이며, 직장을 다니는 상황입니다.
제일 궁금한 것은 아이에게 이 시기에 어떤 책을 읽어주어야 할지 걱정이 앞서구요, 또하나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말속에 농담썩인 욕설이 들어있어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걱정이 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 삼가해 달라고는 했으나 워낙 오랜 세월동안 사용하신 언어라 쉽게...
아이아빠는 욕설을 전혀하지 않는데 부모님께 요구하기가 어렵네요.
현재 아이가 말이 조금 빠른편이구요 낙타 택시 이런 사물의 단어는 14개월에 정확하게 발음을 하고 지금은 누구세요나 아파요 등을 발음합니다. 그래서 책을 읽어주면 단어를 따라하고 무어라고 말을 하는데 뒷말은 알아들을수가 없어서 곤란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경우에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할지 궁금 합니다.
그리고, 16개월 전에는 책을 보아도 읽으면 그대로 있었는데 지금은 뒷장을 넘기려고 하고 혼자 않아서 책을 볼때는 책장을 빠르게 막 넘기면서 무어라고 합니다.
책이 구겨지고 산만해 보여서 책장을 마구 넘기면 안된다고 이야기 하고 제가 다시 읽어주기도 하는데어떻게 해야만 할지 ...
고슴도치님...
아이를 키우면서 주변환경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푸름이와 초록이를 키우면서 느낀 것은 푸름이는 첫 아들이니까 할아버지가 매일와서 이것저것을 보여주고 풍부한 사랑을 주었는데, 초록이 때는 부모도 조금은 시들해졌지만 할아버지도 마찬가지로 시들해져 덜 풍부한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면에서 조부모님과 함께 산다는 것은 아이의 발달에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부부 둘만이 줄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환경이 주어지니까요.
저는 교육에 대한 분명한 주관이 있었기에 교육적으로 아니다 싶으면 할아버지에게 이것은 조금 조심해 달라고 부탁하곤 했습니다.
충분히 조정 가능한 것이기에 단 한번의 마찰도 없이 정말 즐거운 환경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푸름이 할아버지도 아주 재미있게 농담을 하고 술드시면 아주 가끔 욕이 섞일 수도 있지만 저는 그것이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부모가 욕을 안하면 아이는 그 욕의 의미를 알고 있어도 욕을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아빠가 욕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면, 무리하게 조부모에게 그런 것을 요구하지 않아도 아이는 욕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이가 책을 읽어주면 단어를 따라하고 무어라고 말을 하는데, 뒷말을 못알아듣는다고 곤란해하지는 마세요.
무슨 말을 했는지 잘 몰라도 엄마가 즐거이 "참, 잘하는구나" 라는 말을 해주면 아이는 자기가 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점점 분명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어린 아이는 어린 시절 성공하는 경험만을 가져야 합니다.
말을 못알아듣는다고 똑바로 해보라면 주눅들게 되어있습니다.
그냥 인정해주시고 엄마도 아기의 말을 따라서 해주시고 "옳지", "그렇구나" 등의 단어를 사용해서 계속 그런 이야기를 진행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16개월 전까지는 자기의 생각이 부족해서 보여주면 보여주는데로 그대로 있었지만 지금은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책이 구겨진다고 해서, 산만해 보인다고 해서 막으면 안됩니다.
그때는 책을 읽는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그림을 보면서 숨은그림찾기 놀이도 하고 책을 매개로 대화를 나눈다는 기분으로 책을 대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줄 필요도 없습니다.
아미가 원하는데로 가세요.
그저 같이 놀면서 집중하는 시간에 잠깐잠깐씩 치고 들어가면 됩니다.
책에서 어떤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책을 읽는 즐거움이 먼저 가야 훗날 이 즐거움 때문에 평생을 배움의 장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