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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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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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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995
작년 부산에 있는 웅진동래지부에서 만났던 적이 있는 오지윤 엄마예요.
그때 지윤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시고 영재인 것 같다고 하시면서 푸름어머니 전화번호를 주셔서 통화한 적이 있습니다.
지윤이는 13개월쯤 지나서 말보다는 글을 먼저 읽었습니다.(어려운 글자까지 모두 다) 보여 주는 것마다 기억하고 두돌지나서는 구구단도 외우고 제가 봐도 신기할정도로 다른면으로는 잘모르겠지만 기억력만큼은 뛰어난 것 같았습니다.
이야기를 하면 이것저것 갖다 붙여서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고 만3살지나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선생님말씀이 지시사항에 잘 따르지 않고 무슨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자폐증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지만 일찍 검사를 받아 보는게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는데 지윤이 이모는 다른애들 하고 다르다고 그런말을 하냐면서 교사자질까지 운운하며 화를 냈던 적이 있었습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는데 어쩔 수없이 보냈는데 그 말을 듣고 다른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지윤이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수시로 상담을 했는데 별 문제없다고 했고 올해는 좋은 환경의 어린이집으로 보냈는데 고집은 세지만 계속 이야기로 풀어나가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합니다.
영어도 거의 다 읽고 몇달전에는 태양계의 행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웅진에서 나온 학습대백과사전을 계속보더니 요즘은 형(초등1)수학문제집 한권을 다 풀고 지금 두권째 풀고있습니다.(자기가 할려고 합니다.) 요즘은 월드컵을 하고나서 그런지 국가대표 선수들 번호때문인지 수에 대한 관심을 보입니다. 아는 사람이 KAGE(한국 영재교육원)부산동래지부에 가서 검사받아보라고 해서 지윤이 형하고 같이 검사를 받았는데 제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형은 영재판정을 받아 지금 수업을 받고 있는데 지윤이는 눈을 감아라고 해도 감지않고 네모를 그려라고 해도 그리지 않고 아직검사가 안된다고 하면서 평소에 집에서 상황설명을 많이 해 주고 심부름도 많이 시키고 수수께끼놀이 같은걸 많이 해주라고 하면서 전혀 영재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말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형하고 게임을 해도 꼭 자기가 이겨야 된다고하고 어쩔때 보면 말이 안 통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엄마로써 어떻게 해야 지윤이의 특성을 잘 살려 주면서 괜찮은 아이로 키울 수 있을 지 항상 제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많은 도움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지윤이 꿈은 축구 선수가 되서 경:0으로이기는 거랍니다.
"역사가 흐르는 것은 지구가 돌고 있기 때문이지" 이말은 지윤이가한 말입니다. 지윤이는 98년 4월생입니다.
아녜스님...
무척이나 재미있는 글입니다.
"역사가 흐르는 것은 지구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는 명언은 역사와 과학에 관한 깊은 지식이 없이는 나올 수 없는 말인데 그런 지성을 자폐로 몰거나 영재와 전혀 거리가 없는 아이로 본다면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생각이니까 어머님은 전혀 개의치 마시기 바랍니다. 제가 보기에는 분명 뛰어난 영재입니다
영재 테스트를 받을 때 아마 다른 상상의 생각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테스트 자체를 싫어해서 그렇게 반응했을 겁니다.
사실 부모님 만큼 자식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이의 고집이 센것이나 형하고의 게임에서 항상 이기려 하는 것 등은 오히려 영재의 특성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예민하게 사물을 구별하고 자기의 생각이 분명하기에 자기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나 행동을 보면 거세게 저항합니다.
따라서 이해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고집처럼 보이나 합리적으로 이야기하면 아이는 금새 순응합니다.
말로써 설득할 때 그것이 이치에 합당하면 따르나, 자기가 이해 못할 논리이거나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절대 굴복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아이가 이기려만 하는 것도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행위입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그것이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에 어떤 방법으로든 이기려 하지만 좀 더 나이가 들어 정서적으로 남과의 교류를 배우게 되면 그때는 이기고 지는 것에 상관없이 졌을때도 남을 진정으로 인정하는 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지성은 먼저 발전하지만 정서는 제 나이를 먹어야 하기에 지성이 빠르게 발전한다고 해서 남을 배려하는 것까지 빠르게 발전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영재판정을 받던, 안받던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어떻게 키울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지성이 빠르게 발전하는 아이는 오해받기도 쉽고 어머님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아이의 지성이 어떻게 발전해 가는지에 대해 그리고 정서는 어떤지에 대해서도 어머님은 흔들리지 않는 철학을 가지고 일관성있게 반응해 주어야 합니다.
항상 정서 발달에 유의하세요.
꼭 영재교육을 받아야 영재로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는 아이가 마음껏 뛰놀며 마음껏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엉뚱한 것 같지만 받아줌으로써 아이에게 부정당하는 경험을 될 수 있으면 주지 마시고, 누가 옆에서 뭐라하든 흔들리지 마세요.
그리고 마음껏 책을 보게 해서 스스로 남을 배려하고 정서적인 안정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아이의 특성만 알면 쉽게 키울 수 있는 아이인데 주위에서 오해 받기 쉽기에 아이 키우는 것이 어려워 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엄마의 마음이라는 것을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