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06-23 00:00:00
-
인영맘
-
조회수 5618
책을 정밀 좋아하는 6세 남자 아이입니다.
책 ...무지 좋아합니다.
헌데 책만 봐서 창의성이 많이 막힌것 같아요.
책을 보고 나서 엄마와 대화도 하고 내용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다음 이야기 상상도 해보고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해 줬어요.
사실 거의 ....혼자서만 보고 알아서 이해하길래.(만 42개월 정도서부터 혼자 책 읽기 독립했거든요)
어떤 상황이 왔을때 잊어 버리지 않고 꼭 어떤 책에선 어떻다더라..하는 얘기
까지 아주 잘 설명하는 편이라 그게 다인줄 알았거든요.
근데 요즘은 그렇게만 해 왔던게 넘 넘 후회스럽기 까지 하고
불안하네요. 21세기는 창의성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다 ,
창의성 없이는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소용없다 ....
심지어 책똑똑이가 헛 똑똑이다..라는 소리를 들으니 잠까지 안오는 상황이네요(웅진 강의도 나가시고 아이 교육에 있어서 굉장히 잘하신다고 소문난 저희
동네 어떤 아주머니의 말씀입니다)
제가 보아도 약간은 창의성이 막힌 것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오로지 책으로 시간을 보내고 사실적인 지식만 늘리고 남들은 모두들 똑똑하다
고들 하지만 그건 그냥 지식, 단순지식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현재 저의 아이는 유치원에도 안가고 거의 매일 혼자 독서를 즐깁니다.
18개월 동생이 있어 제가 해줄수 있는 부분도 적어지고 정말 고민이 됩니다.
인영맘님
참으로 고민할 것도 많으십니다.
아이는 잘 크고 있는데 엄마의 걱정은 태산이군요.
창의성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책똑똑이가 헛똑똑이"라는 소리는 안 할 것입니다.
창의성이란 파고 들어가는 수렴적사고가 아니라 하나의 생각과 연관되어 다양하게 확대해나가는 확산적 사고를 말하는데, 창의성은 크게 다음과 같은 4가지 하위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첫째는 유창성입니다. 이것은 풍부한 어휘를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책을 통하지 않고는 풍부한 어휘를 얻을 수는 없습니다.
둘째는 정교성입니다. 그림 하나를 그릴 때도 어떤 아이들은 두리뭉실하게 그리지만 어떤 아이들은 아주 세밀하고 정교하게 그립니다. 예를 들어 초록이가 그림을 그릴 때 나무를 그리면 초록이는 씨앗이 싹터 열매를 맺는 모습까지 일관되게 그립니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려면 씨앗이 어떻게 싹트는지, 열매는 어떻게 맺는지에 관한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셋째는 융통성입니다. 이것은 편견과 고집없이 사물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여러 저자들의 다양한 시각을 받아들이는 과정입니다.
넷째는 독창성입니다. 지식이 없이 생각만 하면 위험합니다. 책을 통해 많은 사실을 받아들이면 그 사이의 연관성을 감지하면서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책과 일상의 풍부한 경험은 함께 가야합니다. 그래서 자연에 나가 자연을 경험시키고 책을 통해 지식을 확장해 나갈 때 살아있는 지식이 되지요. 그러나 모든 것을 다 경험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책이 더욱 중요시되는 세상이 오고 있는 것입니다.
"책똑똑이가 헛똑똑이"라는 말을 한다면 그 말의 이면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심사숙고하시기 바랍니다. 지식이 누적되면서 일정단계를 넘어가면 그때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종횡무진 생각이 연결됩니다. 아이가 스스로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는데 무엇을 고민하십니까? 아름답게 성장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인생을 즐기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