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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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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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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7896
푸름이를 알게 된건 직장을 그만두고 신랑따라 아무도 없는 타지에 와서 정민이를 보며 우울증에 빠져들무렵 이었습니다. 학습지 선생님이 와서는 왜 아이가 왜라는 질문을 안하냐며 책을 좀 넣어 주라는 것이였습니다. 그땐 월픽1과 위대한 탄생이 있었습니다. 모두 얻은 것이였고 책에 관한한 백지상태였기에 추천해주는 책을 구입했슴니다. 당시 정민이 4살 였습니다.
그후로 둘째를 낳고 정신없이 지내다가 얼마전 다시 들어와 동영상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우리 아이들이 부모잘 못 만나 바보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했답니다. 내년이면 6살인데 아직 한글도 못읽고 더하기 빼기도 못합니다. 이제 겨우 1234를 쓰고 있습니다. 동영상을 보고 책도 샀습니다. 수준좀 낮은 책으로.
탄탄, 명품, 도담도담 자연관찰, 마술피리...... 그 전엔 프뢰벨 테마동화1, 시와 그림이 있는 옛이야기 그리고 단행본50권 정도요.
책이 들어왔는데도 한권도 스스로 안보는거 있죠?
얼마나 마음 아팠는지 .....
둘째도 책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프뢰벨의 애벌레의 꿈과 수리수리 없어져라 초록괴물만 어심히보고 외에는 영 ..........
이제는 푸름이를 알게된 걸 후회가 될 정돕니다. 너무 늦어 버린것 같아서. 어느날 누나 컴할 때 엽기송을 들은 뒤로 둘째녀석도 컴앞에만 앉을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늘이님!
저는 군산에 갔을때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때 푸름이를 알게 된 어머님을 만난 경험이 있습니다. 어린시절 부모가 책을 안주었기에 아이의 이해력은 무척 낮았으며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해도 알지 못하니까 아이도 무척 답답하여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산만한 아이였습니다.
엄마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몰랐기때문에 그저 아이를 야단치면서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저 아이가 하는 것은 컴퓨터 게임이었고, 엄마가 이것을 막으면 PC방에 가서 게임하고, 엄마를 속이는 일이 일상이었습니다.
그 어머님이 제 강연을 들었을 때는 하나의 충격이었을 겁니다. 어린시절 책을 안 읽어준 것이 업이되어 그렇게 다가올 줄을 몰랐지요. 어머님은 대단한 결심을 하였습니다. 선생님을 찾아가 자식하나 사람만들어 달라고 두 시간을 눈물을 흘리면서 부탁했습니다. 선생님이 내주는 숙제도 엄마가 읽어주는 책 1번 듣고오기, 2번 듣고오기와 같은 것으로 내달라고 부탁드렸던거지요.
엄마는 초등학교 4학년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3-4살 아이들이 보는 쉬운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장장 4년을 읽어주어 중학교 2학년 정도가 되니까 아이는 이제 책을 좋아하게 되었고, 스스로 공부하려는 힘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남들은 다 학원에 다닐때 수준낮은 전래동화를 읽어주고 있는 그 어머님을.... 그 마음속에 온갖 생각이 떠올랐을 겁니다. 그러나 모성의 힘에 의해 아이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할지를 알게되었을 때 그 세월을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겼던 것입니다.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아이는 내년이면 6살이 된다고 했습니다. 초등학교 전과정을 책을 읽힌다 해도 앞으로 8년의 세월이 남아있습니다. 그 안에 아이는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어머님이 어떤 환경을 만들어 주었는가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아이는 돈으로만 크는 것은 아닙니다. 책은 누구나 사줄 수 있습니다. 책만 사주었다고 모든 아이가 책을 잘 보는 것은 아닙니다. 책을 읽어주면서 책과 친숙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푸름이가 책을 잘 읽는 것에 대하여 부러워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대구의 윤영이 엄마가 "푸름이가 책을 잘 보는 것이 부러워 이 자리에 온 것이 아니라 그 세월을 어떻게 인내했는지가 존경스러워 그 존경을 표하고 싶어 이자리에 왔다"는 말을 했을 때, 진정으로 푸름이가 그렇게 책을 읽게 되는 과정에 쏟아부은 정성과 인내를 인정해줌을 알고 기쁨에 전율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화가가 몇줄의 선을 그었을 때 작품이 되는 것을 부러워하지만
그 선을 긋기위해 노력했던 시간은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다시 시작하세요.
어머님의 마음속에 푸름이를 알고난 후 그 많은 책을 사주었다고 했을 때 이미 변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계신것입니다.
남들이 어떻게 가든 그것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마세요.
내 발걸음으로 가는 것입니다.
프뢰벨의 <애벌레꿈>과 <수리수리 초록괴물>만 열심히 본다면 그것만으로도 기뻐하고 격려해 주세요.
거기에서부터 시작하여 어느 선을 넘어가면 엄마조차 놀랍고 감탄할 정도로 아이는 빠르게 발전해 갑니다.
아이를 창피하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벌써부터 그 마음을 아이는 읽습니다.
실천하지 않으면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후회하는데 에너지를 쓰기보다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데 더욱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붇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