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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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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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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358
타지로 이사오게 되었습니다. 이곳엔 아는 이가 없습니다. 단 한사람도. 불행인지 다행인지, 새로 이사온 아파트 옆집이 모두 우리 아이와 같은 또래입니다. 현관문을 열어놓으면 순식간에 놀이터가 되어버릴 정도입니다. 첨엔 그것이 좋았습니다. 아이에게도 또래 친구가 생겨서 외롭지 않겠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헌데 아이교육 때문에 마음이 많이 무거워 졌습니다. 푸름이 아버님은 아이들이 굳이 또래친구들과 함께 놀지 않아도 부모가 그 수준으로 내려가 함께 놀아줘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다른 집에 가거나 다른이가 오는 것도 별로 반갑지 않다고 하셨지요. 다른이와 함께 있으면 안 돼 등등 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할 수밖에 없으며, 아이를 나무라는 경우가 많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문구를 읽고 저도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이곳에 친구도 없으니 그저 아이에게 전념할 수 있고...... 헌데 옆집 엄마들은 매일 만나서 함께 하자하고, 그러면 아이에게 신경쓸 시간은 그만큼 줄어들고..... 정말 고민입니다.
정말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지.....
이웃과의 관계를 고려해 누구인지 식별할 수 있는 내용을 뺐습니다.
×××××님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요즘 전국을 다니면서 푸름이교육법을 따라온 어머님들을 만납니다. 재미있는 현상은 아이의 발달이 빠르면 빠를수록 그 어머님들은 외로운 환경에 처해있던 사람들입니다.
푸름이 엄마도 마찬가지입니다. 청주에서 파주 금촌으로 시집오니 아는 친구가 한명도 없었습니다.
저는 출판사 일 때문에 매일밤 12시나 들어오니 푸름이엄마는 모든 에너지를 푸름이를 키우는데 쓰게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너무 외로우니까 저한테 불평을 많이 했습니다. 이런 곳에 자기를 데려왔다고...
저는 그런 말을 한적이 없는데 기억잘하는 푸름이 엄마가 하는 말이 제가 푸름이엄마에게 "당신은 불평하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야“라는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푸름이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어느 순간 푸름이엄마의 입에서 불평이 사라졌습니다. 아마 그 불평이 사라진 것에 비례하여 저는 교육의 장에 깊숙이 들어오게 된 것 같습니다. 푸름이를 키운다는 것은 행복이었습니다. 그 발달을 관찰하여 적절한 자극을 주면서 새로운 놀이를 생각해내고...
푸름이 엄마를 좋아하는 엄마들이 있었습니다. 푸름이 엄마는 낙천적이기에 뭐든지 가능하다고 이야기하니까 위로받기 위해서 우리집에 놀러오는 엄마들도 있었지요. 이것이 푸름이의 집중력을 방해했습니다. 아이와 놀다가 한번 리듬이 끊어지면 그 리듬을 찾기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결국 푸름이 엄마가 선택한 것은 “취침중이니 벨을 누르지 마세요”란 팻말을 문앞에 붙이는 것이었습니다. 동네어머님들은 매일 잠만 자냐고 물어보지만 그 안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는 전혀 몰랐지요.
어린시절 옆집에 자주가는 어머님의 자녀들중에서 발달이 빠른 아이들을 저는 별로 본 경험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옆집 엄마와 대화를 나누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아이와 집중하면서 배움에 임할때는 너무 자주 어울려 다니는 것은 아이의 발달을 저해합니다. 발달이 빠르게 일어날때는 친정집에 가는 것조차 재면서 갈 필요가 있을 정도로 아이키우기는 예민해야 합니다.
고민하지 마세요.
옆집과 친하게는 지내데 휩쓸리지는 마세요.
그저 인사만 깍듯이 하면서 아이를 키우는데 전념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