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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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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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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551
두세달 전만해도 우리 도훈이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6개월부터 꾸준히 반복하며 책을 읽혀주었기에 어느순간부터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골라낼 줄도 알고 그 책을 가지고 와서 내 무릎에 앉아 책에 몰두하던 아이였다. 그리고 잡지든 신문이던 대체 종이라고 생긴것만 보면 바닥에 퍼져 앉아 보는 아이였다. 시커먼 글씨만 빼곡한 신문조차도....
그런데 어느날부터 책에 전혀 관심이 없어져 버렸다. 책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잘때도 책을 읽지 말란다. 그 이유에 대해 난 진정으로 고민해 보았다. 지난 몇달 사이 직장도 그만두고 이사를 하면서 책에 신경을 못써준것이 사실 하나와 또 언니가 비디오 선물을 해주어 거의 중독 증세을 보일정도로 비디오에 몰두해 있었던것 둘.
지지난달에 도훈이(24개월)에겐 좀 이르다 싶은 <순이와 어린동생 이슬이의 첫 심부름> <은지와 푹신이> 같은 책을 사주어 책이 수준에 안맞는다던가
셋. 그 이유가 무엇이건 서글프다.
아들 성장에 대해 너무 무딘 엄마가 아닌가 말이다. 그렇게 책을 재미있어하고 잘때도 내가 지겨우리 만치 반복해서 읽어달라던 아이였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
비디오 보는 횟수를 과감히 줄였다. 그리고 이틀전에 미네르바에이가 도착했다. 그래도 도훈이는 별 반응이 없다. 자기전에 우유를 먹으면서 5권정도 읽어주었는데 보기는 보는데 억지로 앉아 무표정으로 보고만 있다. 그러다가 무료하다는 표정으로 점자러 가자고 한다. 너무 갑자기 책 단계를 올리면 안되겠다 싶어 이전에 읽던 책을 줘도 별 반응이 없고.....
똘똘이1님
결정적인 것은 비디오에 중독될 정도로 몰두했던 것이 아닌가 싶네요.
지금도 우리가 후회하는 것은 푸름이는 비디오 중독에 빠진 적이 없었는데,
초록이를 키울 때는 말은 하나도 안나오고 동물들이 나와 이런 저런 동작을 하는 비디오를 주어 초록이가 형보다는 1년 늦게 한글을 떼게 한 것입니다.
비디오는 책보다 자극이 강하므로 비디오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면 아이는 책같은 은은한 자극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비디오 횟수를 줄인 건 잘한 것입니다. 정 비디오를 보여주어야 한다면 항상 엄마가 아이 옆에 앉아 비디오 내용에 대해 대화를 나누어주면서 아이와 교류를 나눌 시간을 늘리세요.
비디오 횟수가 줄어듬과 동시에 조금 빈둥거리며 노는 시간을 가지세요. 아이가 책을 안 본다고 성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빈둥빈둥 놀리면서 어떤 책에 관심을 갖는지 세심히 관찰하고, 아이가 가장 기분좋은 시간에 아이가 그만 읽어달라는 표정을 보이기 전에 책읽어주기를 그만두셔야 합니다. 한번에 이전에 읽던 분량을 회복할 수는 없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흥미를 가지게 하면 어느 순간 엄마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는 놀다가 책보고 또 놀다가 책을 보고 있을 겁니다.
무작정 도훈이가 읽어달라고 할 때 까지 기다리지는 마세요. 엄마가 책을 보는 모습을 보이고 혼자말로 “이 책 너무 재미있네” 하고 중얼거리기도 하고 아이가 무엇을 해달라고 하면 “잠깐만, 이 책 너무 재미있어서 요것만 마저 읽고 해줄게” 하면서 살짝살짝 유도하되, 아이가 저것은 엄마가 나한테 책을 읽히기 위해 쇼를 하는 것이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하시기 바랍니다.
똘똘이1님, 이제 25개월 된 아이입니다.
아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합니다.
엄마 마음이 급하지 않으면 곧 책을 좋아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