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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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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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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490
이제 8살 초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우리딸의 사회성이 걱정이 됩니다. 집에 이천 권 정도의 책이 비치되어 있고 가끔 도서관, 서점에 들러서 열심히 책을 읽고있는 우리 딸이 친구가 놀러오거나, 친구집에 놀러가도 조금 놀다가 어느새 조용해지면 그 집에 있는 책을 읽고 있답니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 아이가 놀러와도 오나마나 재미가 없다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심지어 멀리 이모집에 놀러가서도 밖에서 놀 때는 신나게 노는데 집에 들어가면 책에 파묻혀서 어른이 불러도 대답도 안하고 밥먹자고 해도 대꾸도 안하고, 그런 우리 딸이 너무 답답해서 혼을 내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하도 친구집에 놀러가도 책만 보니까, 그집 엄마가 "책 그만 보고 우리 아이하고 놀아라" 하니까 우리딸 말이 "그럼 저 오기 전에 책을 치워놓으세요, 책이 있는데 어떻게 안봐요" 그러더랍니다.
이제는 우리 딸을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답답함을 호소하고 싶습니다.
책을 읽을 때 가만히 눈으로 따라가 보면은 제가 반정도 읽을 때 책을 넘기더군요. 그리고 요즈음은 주로 만화책을 많이 보거나, 동화책을 볼 때는 거의 글씨만 있는 것을 주로 보고 있습니다.
거부기님,
아이의 발달은 무척 좋습니다.
문제는 엄마가 사회성에 대한 편견만 바꾸면 됩니다.
사회성이란 먼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고 아이 자신이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 아이는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버릇없는 아이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배려하는 마음이 강할 것입니다.
엄마는 아이들과 어울려야 사회성이 길러진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너무 어린시절에 아이들과 잘못 어울려 놀게 하면
욕과 폭력을 먼저 배우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가 배려하고 사랑해 주면 아이는 거부기님의 자녀처럼 그렇게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보다는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과 대화하기를 좋아하며,
그것보다도 책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특징을 보일 것입니다.
이렇게 성장한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과 진정한 교류를 나누고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 시기는 초등학교 4학년 정도입니다.
그때는 아이의 인격이 성숙해서 남을 괴롭히거나 난폭하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오히려 좋아하게 되지요.
리더십도 강해 남들을 끌고갈 줄도 알고 문제가 발생하면 조정자 역할도 할 것입니다.
어떻게 키워야 할지 답답해하지 마시고 오히려 어떻게 해서 딸을 그렇게 책을 좋아하고 분별있는 아이로 키웠는지 대해 다른 어머님들에게 이야기해 주세요.
이제 아이는 엄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스스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냥 지금처럼 충분히 책을 주고 아이의 발달만 엄마가 방해하지 않으면 될 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