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개월된 딸아이입니다.

32개월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많이 읽어주기 시작했는데요

요즘의 고민이자 궁금한점은...

1. 주로 밤에만 책을 봅니다.

낮에는 놀이를 하느라고 10권도 못보구요, 밤 11시이후에 보기 시작해서 새벽 2시까지.

그러고 다음날 오전 11시에 일어납니다.

며칠전에 새벽 4시까지 책을 봤습니다.

(저는 3시에 잠들고 혼자서 애기때 봤던책 보며 늦게 자더군요)

이렇게 밤에만 열심히 책을 보게 놔둬도 아이성장에 이상이 없는지...

아이한테 맡겨야할지 제가 스케쥴을 바꿔줘야 할지...고민입니다

한달후엔 동생도 태어나는데 이런 추세라면 가족모두 힘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낮잠을 안자더라도 늦게 책보다가 자고요(주로 12시이후)

낮잠을 잘경우에는 늦게 일어나니깐 낮잠도 늦게 자요(오후 6시~8시까지)

이렇게 자고난후엔 새벽 2시 넘게까지 책보구요

지금 거의 두달째 이런 패턴인데 어떻게 조정해야할지 난감하구요

2. 며칠전부터는 옷장에 치워놓은 장난감들을 모조리 꺼내서 노는데요

책읽자면 싫다하네요 여지껏 안그랬는데, 원래 이럴때가 있는건지...

3. 가끔 애기 때보던 지능개발 교구나 책들을 가지고 와서 노는데

정상적인 발달인지도 알고싶구요(사실 제맘은 안읽은 책 더 읽혀주고 싶거든요)

4. 떼도 안 쓰고 말로 설명하면 다 알아듣는 아인인데,

가끔 절 짜증나게 할때가 있거든요.

근데 신기하게 책읽어주면 잠잠해지고 어느새 잠이 들거든요

(원래 책많이 보는 아이들이 그런지도 궁금하구요)

5. 어느정도가 되어야 책의 바다에 빠졌다고 하는지도 알고싶어요

한글을 빨랑 떼어야 할텐데...제가 마음만 급해서 규칙적으로 못해주고 있거든요

(아이는 한글놀이, 숫자놀이, 알파벳 놀이등을 너무 재미 있어해요

그래서 제가 조금만더 신경써주면 금방 익힐것두 같은데

저두 막달이라 피곤하고 몸이 안따라주네요)

이상은 제가 너무너무 궁금하고 알고싶은 내용을 두서없이 쓴건데요

어디에다 물어볼데도 없구... 푸름이 아버님의 조언을 꼭 좀 듣고싶은데...

저 정말 갈급하거든요 --;;

눈꽃송이님, 푸름이 아빠입니다.

닉네임도 참 예쁘네요!

참으로 이상하지요!

아이가 책을 읽으면 모두가 공통된 특성을 보이는군요.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한 질문에 그동안 수없이 답변해드렸고,

항상 같은 질문들이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분명 아이들의 발달에 규칙이 있다는 사실을 더욱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책을 읽는 아이들은 주로 낮보다는 밤에 책을 보자고 조릅니다.

아마 낮에는 여러 활동을 해야 하니까 차분한 밤이 책읽기에는 더욱 적합하겠지요.

확실한 연구결과는 없지만 분비되는 호르몬의 변화도

책읽기를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합니다.

궁금해하시는 질문순서에 따라 답변해 드릴께요.

1. 밤에 아이가 늦게 잔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성장호르몬이 야간에 나온다고 해서 키가 안크면 어떨까 싶은 생각에,

아니면 규칙적인 생활을 아이의 몸에 배게 하기위해서

억지로 아이를 재우는 엄마도 많은데,

밤에 늦게 잔다고 해서 키가 안크는 것은 아닙니다.

밤에 책을 읽어주면 지능의 선도부문인 읽기에 관한 지능이 발달하면서

이 지능은 다른 지능을 이끌어갈뿐만 아니라 육체의 성장까지 도모합니다.

이것을 문화인류학에서는 따라잡기 현상이라는 아주 보편적인 현상입니다.

푸름이닷컴에서 발달이 빠른 아이들을 만나보면 예외없이

그 나이에 비해 키도 크고 몸무게도 무거워

개월수에 비해 말이 그렇게도 빠른데도 신체성장이 원체 좋으니까

주변사람들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고 별로 놀라움없이 받아들입니다.

그들 모두는 엄마가 예외없이 밤세워 책을 읽어주었던 아이들입니다.

처음에는 새벽 2시까지에서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새벽 6시까지

꼬박 밤을 세워 읽어주곤 했지요. 푸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 때는 이 시기입니다.

그러나 이 시기는 길어야 1년을 전후하기 때문에 부모가 아무리 힘들어도 넘어가야 합니다.

아이는 지금 책에 푹빠져있기때문에 책을 읽어주면서 한글을 가르쳐주세요.

혼자 읽게만 만들면 나중에 둘째가 태어나도 무척 쉬워집니다.

아이는 혼자서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지성과 감성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고

엄마는 둘째에게 몰아서 에너지를 쓰면서 교육을 시킬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 엄마가 지금 어떤 결정을 내렸느냐가

아이의 발달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는 순간

밤세워 책을 읽어주었다는 것이 부모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었음을 알게될 것입니다.

2. 어머님 같으면 좋겠어요.

지금 장난감 가지고 신나게 놀면서 집중하고 있는데 옆에서 이것저것 하자고 간섭하면...

마찬가지입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때는 방해하지 마세요.

책을 더 읽히고 싶다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시간과

책을 읽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분리시키면 됩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장난감이 먼저 눈에 보이면 당연히 장난감에 손이 먼저 가게 됩니다.

그러나 재미있는 책이 보이면 책을 읽게 되겠지요.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책을 보던 아이는 스스로 배워갑니다.

다만 그 집중을 부모가 깨면 안됩니다.

3. 아이는 자기가 보던 책이나 도구를 생각나면 반복해서 보거나 가지고 놉니다.

그래서 아이가 어릴때 보던 책을 남에게 주거나 버리면 안됩니다.

만일 그것이 없어진것을 알면 예민한 아이일수록 뒤집어질 것입니다.

그렇게 반복하면서 배우는 것이 아이의 특성입니다.

몬테소리 교육에서도 이것을 잘 알기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온몸을 다해 빠져들면 아이가 선택한 활동을 끝마칠때까지는

선생님이 간섭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수없이 반복하면서 배워갑니다.

4. 말로 설명하면 다 알아 듣는다는 것은 그만큼 지적발달이 빠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끔 짜증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엄마가 아직은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 좁은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일겁니다.

아이가 하는 행동의 이면에 반드시 이유가 있는데

엄마는 지금까지 받아온 교육의 잣대로 은연중

아이를 재고 있는 것이 아닌가를 돌이켜 생각해봐야 합니다.

아이들의 집중은 그렇게 길지 못합니다.

그런데 엄마가 현명하게도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인 책으로 주의를 돌렸기에

아이는 그 이전에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잊어버리고

책으로 들어오면서 잠잠해지는 것이지요.

대개 융통성이 없는 엄마들이 아이들과 힘겨루기를 하지

엄마가 조금만 현명하면 아이를 야단치거나 때리지 않고

아이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분별의 힘을 길러줄 수 있지요.

이렇게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입니다.

5. 어느 정도가 되어야 책의 바다에 빠지는 것이냐고 질문하셨는데,

아이는 이미 책의 바다에 푹 빠져 있습니다.

그러니 밤을 세워 읽어 달라고 요구하고 점점 읽어달라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지요.

엄마의 몸이 피곤한 것은 이해합니다.

아빠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읽어주는 것을 계속하면서 한글떼기를 하세요.

엄마가 조금만 신경쓰면 될 것 같다는 말은 이미

엄마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것입니다.

정작 힘든 것은 어떤 것이 옳은지 가치판단하는 것이 힘든 것이지

이것이 옳다고 생각하면 그때는 주저없이 전진하는 것입니다.

교육에 있어 앞으로도 잘 할수 있는 어머님이십니다.

아주 중요한 고비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잘해오셨고, 저는 올려주신 글에서 느낄수가 있습니다.

엄마가 예민하기에 아주 세밀하게 아이의 성장을 관찰했습니다.

첫째아이의 성장도 무척 바람직하고,

지금은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는 않은 둘째도 함께 공부하고 있음을 잊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