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05-05 00:00:00
-
철돌아빠
-
조회수 3463
푸름이 교육법 질문답변란에 올라온 20개월 남아의 밖에
돌아다니면서 간식먹는 문제 말인데요,,
사달라는 것 다 사주고 나중에 분별이 생기면 고쳐진다고 하신 말씀,,
제가 잘 이해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전 사실 얼마전에 아이와 나들이 나갔다가 엄청난 곤혹을 치렀거든요.
보통 집에서는 사탕을 찾으면,없으니까 엄마가 외출할때 사주겠다 합니다.
그리고 외출하면 한 두번 사주는 편이고 한번에 꼭 한가지 정도를 사줍니다.
그런데 그 날은 아이가 물레방아를 구경하는데 물을 만지고 자꾸만 상점 바닥을 지저분하게 해서 주인아저씨가 가라고 하더군요.
전 아이를 무지하게 설득해서 데리고 나왔는데, 간신히 나오다 비슷한 가게를 또 만났습니다.
거기서도 조금만 더 보다가자고 이야기하고 그래도 아이가 더 보고싶어하길래 2번쯤 더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도 아이가 심하게 떼부리고 하길래 강제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물론 동감의 말을 계속 해주었구요.
몹시 심하게 보채는 녀석을 온몸의 힘을 다해서 데리고 나오다 사탕자판기를 보았습니다.
녀석은 손에 젤리가 있는 상태였고 전 손에 젤리도 있고 엄마가 이미 아까 사탕을 사줬으니 안된다고 설득했죠..
한 시간을 막무가내, 중도에 사주고 싶었지만, 아이가 이후에 더 떼부릴 것 같아 결국 안 사줬습니다.
목청이 터져라 울고 열도 펄펄..
물레방아를 실컷 못 본 후의 스트레스와 사탕마저 안사줬으니,,
아이는 정말 심하게 울고 짜증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잠이 든 아이를 안고 육아책을 좀 더읽어야 겠다고 생각하며 맘이 무거웠습니다.
넓은 기준과 좁은 기준의 차이, 또한 과연 이번에는 제대로대처했을까?
아님 아이에게 물레방아의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고 그래도 조르면 한 번 더 보고가자고 해서 말하자면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해서 아이로 저 사이에 신뢰를 쌓았어야하는지요?
밤에 아이아빠와 의논했지만 명확히 잘 모르겠습니다.
이외에도,우리 철민이는 사실 저와 대부분은 잘 해나가는데씻는 문제와 옷 입히는 문제때문에 많이 갈등합니다.
호기심이 많아 밖에 나가면 늘 흙이나 곤충들을 만지고 싶어하는데,,
요즘 아파트 단지엔 개의 배설물때문에 걱정이 많아서 사실 잘 못 만지게 합니다.
게다가 집에 와서는 바로 씻지도 않으려하고, 또 간신히 씻겨놓으면 옷을 안입으려하고 겨울에도 그래서 트러블이 많았습니다.
한 달 전부터 이러다간 다른 데서 쌓은 신뢰도 모두 깨지겠다 싶어서 요즘은 위생에 좀 둔감해지려고 노력하는데,아이의 호기심을 채우자니 참 건강상의 걱정이 많습니다.
너무 심한 위생관념과 위생,세균자체의 무지함 때문에 애의 호기심을 죽이는 건 아닌지 때때로 갈등합니다.
출판업을 하시니 혹시 생활속에서의 위생에 관한 서적도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철돌아빠님
푸름이 엄마는 푸름이가 할 행동을 예측해서 자신이 없으면 그 상황을 피해가는 묘수를 부립니다.
예를들어 한창 푸름이가 자동차를 좋아할때 시장 한가운데로 가면 자동차 가게를 지나쳐가야 하기 때문에 자동차 가게에서 자동차를 보면 사달라고 요구할 것이 뻔하기에 사줄 여력이 없으면 애초에 그 시장 한가운데로 가지를 않았습니다.
한번 당했으면 비슷한 가게를 엄마가 먼저 보고 도망쳤거나 아니면 끝까지 충족될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바람직했습니다. 사탕 자판기를 보아 사달라고 했으면 그냥 사주세요. 그것때문에 울고 불고 할 이유가 없습니다. 평생을 사탕을 사달라고 조르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36개월까지는 기준을 최소한으로 잡으세요.
옷입고 씻는 문제에 갈등한다는 것은 엄마의 기준이 좁음을 의미합니다. 아이가 원하는대로 놔두세요.
36개월까지는 그대로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흔쾌히 아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아이는 그런 태도를 부모에게서 배우고 36개월이후에 규칙을 줄때도 쉽게 받아들입니다. 규칙은 언제나 최소한이 되어야 함을 명심하세요.
위생관념을 너무 앞세우지 마세요. 튼튼하게 뛰어노는 아이들은 면역력도 강화되어 웬만해서는 병도 잘 안걸립니다. 겨울에 옷을 벗겨 키워도 됩니다. 일본 아이들은 그래서 일부러 춥게 키우기도 합니다.
조금 둔감한 부모가 간섭을 덜하기에 아이를 잘 키웁니다. 언제나 똑똑한 부모가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는 예민함과 웬만한 일은 "그래 해봐라"하는 둔감함과 무모함이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