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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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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잎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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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7012
안녕하세요?
31개월 여아를 키우는 있는 엄마입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푸름이 부모님을 부르긴 처음이네요.
저번에 분당강연을 듣고 나서, 그리고 푸름이어머님의 조언을 듣고나서 그냥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하는 것이 바로 길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궁금할 것도 질문도 필요없구나, 그냥 아이의 눈만을 바라보며 결정해 나가자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밤새며 책읽기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니까 이 현상이 혹시 책의 바다에 빠진 것이 아니라 태생적으로 밤에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면서 너무나 걱정이 됩니다.
아이는 보통 새벽5시까지 책을 봅니다.
젖을 떼면서(16개월) 책을 대신 많이 읽어주기 시작한 것이 밤새며 책읽기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전에도 책은 꾸준히 읽는 편이었구요.
근데 그 때부터 지금까지 저희 부부가 강압적으로 아이를 재우거나 하지 않고 아이가 원하는 대로 책을 읽으면 새벽이 됩니다.
처음에는 2시, 3시 하던 것이 자꾸 시간이 늦춰져서 5시까지 왔습니다.
어제는 새 책이 들어오니 42권짜리 책을 평균 2번을 읽고는 잠이 드네요.
책의 바다에 이렇게 오랫동안 빠질 수도 있나요?
제가 읽어주지 않으면 혼자라도 책을 봅니다.
책을 읽어주지 않으면 너무나 서럽게 웁니다.
그런걸 보면 책이 좋아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책을 보면 안되는 건지...
이렇게 생활하다가 나중에 학교는 어떻게 다닐지... 정말 너무나 걱정스럽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너무나 자주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제가 혼을 많이 내거나 매를 든 적도 없는데 왜 그러는지...
또 너무나 싸움을 싫어해서 조금만 소리를 크게 내서 말하면 누구에게든 예쁘게 말하세요. 싸우지 마세요 해서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마음이 너무 약한 것은 아닌지도 걱정이 됩니다.
시간이 나실 때 아무 때나 답변 좀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초록잎새님
분명 새롭고 거대한 흐름이 존재하는 것 같군요.
이상합니다. 이번 답변의 대부분은 우리 아이가 너무 빠르게 발달하고 있습니다. 라는 말을 저에게 공통으로 하고 있네요.
이것이 푸름이교육법이 갖는 힘인지, 아니면 우연히 뛰어난 자녀를 키우신 부모님들이 한꺼번에 질문을 올렸는지 궁금합니다.
아이가 책을 보는 것은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설중 최상의 욕구인 자아실현의 욕구입니다. 그리고 잠을 자는 것은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최하위의 욕구이지요. 욕구단계가 올라가면 갈수록 그것이 실현되었을때 대뇌에서 나오는 기쁨의 호르몬이 증가하게 됩니다.
아이가 눈을 비벼가면서 책을 읽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태생적으로 밤에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잠을 이겨가면서까지 책을 읽을만큼 인간은 배움을 좋아한다는 증거입니다.
프뢰벨은 많은 것을 본 아이들은 더욱 많은 것을 보기원한다고 했습니다. 책을 보면서 배움의 즐거움을 맛본 아이들은 그 즐거움을 계속하기 원합니다. 이것은 부모가 억지로 재우려하지 않고 책을 원할때 읽어주는 것을 거부하지만 않으면 모든 아이에게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책의 바다에 더욱 깊게 빠지게 하세요. 그 깊이가 훗날 어떤 일을 하던간에 아이가 도달하게 되는 깊이가 될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책을 보는 아이도 있겠지만 그런 깊이를 갖는 아이들은 대부분이 밤늦게까지 아니 날이 밝아오는 새벽까지 책을 봅니다.
푸름이를 키울때 우리 부부는 이것을 혼자 감당하지 못해 제가 새벽 두시까지, 푸름이 엄마가 새벽 6시까지 읽어주곤 했습니다. 푸름이닷컴에는 이런 특징을 보이는 아이들이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쪽 코피만 흘리는 것이 아니라 쌍코피를 흘리면서까지 책을 보기원합니다. 푸름이도 코피는 많이 흘렸습니다.
지금 어머님이 학교에 다닐 것을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푸름이가 새벽 6시까지 책을 읽을때 초등학교 선생님인 이모는 저러다 학교 못다닌다고 걱정했지만 우리 부부는 푸름이의 의지를 믿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자아가 온전히 성장하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기에 해야할 일이 있으면 스스로 잠자는 시간까지 조절합니다. 입학전날까지 밤세워 책을 읽었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아이가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한다는 것은 재롱둥이파님이 질문하신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그만큼 분별력이 뛰어나다는 의미입니다. 배려받았기에 그 배려를 부모에게 돌리고 부모님이 마음 아픈 것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너무 어린아이가 자신을 억제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 걱정하는 부모님도 계시지만 그것은 걱정할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기뻐해야할 일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이렇게 성장한다면 이땅에 갈등과 분쟁은 사라지고 배려와 사랑이 충만한 세상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푸름이닷컴이 교육을 통해 꿈꾸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마음이 약한 것이 아니라 그만큼 배려의 마음이 강한 것입니다. 이런 아이가 성장하면 오히려 불의에 대해 더욱 강한 의지를 보입니다.
지금 아이의 성장을 즐기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