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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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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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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6413
안녕하세요?
대구모임에서 상담받았던 6살,4살 두 딸을 둔 이쁜이(?)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에 제 옆자리에 앉으셔서 저의 작은딸이 몇 개월이냐 물으시고 똘똘하게 생겼다고 칭찬해 주셨죠.
그 말씀에 진짜 그런가 싶어 딸을 달리 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엄마나 다 그렇듯이 첫째 신경쓰느라 둘째 지민이는 그냥저냥 크는 아이였어요.
항상 사랑에 굶주린 아이처럼 신경도 예민하고 날카로와서 올해 저의 목표가 지민이랑 친해지기였어요..
3월달 부터 책의 바다에 빠진 거같았는 데 5월 한 달 동안 푸름아버님의 칭찬에 신난 이 엄마 열심히 아이랑 놀아주고 잘지냈더니 몇가지 현상들이 눈에 보이네요.
첫째, 강연에서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가상의 친구들과 논다고 하셨는 데 울 지민이가 그러네요.
혼자 중얼대는 시간이 많고 가상의 친구도 아주 구체적이네요.
이름과 생김새..또 가지도 않는 유치원이름, 선생님까지 물론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들이에요..
아마 푸름아버님을 몰랐다면 이런 아이를 이해하지 못했겠죠?
아이의 이런 상상놀이에 적극 동참해서 같이 놀아줍니다.
근데 문제는 한번씩 거짓말(?)이 나온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안 그러는 데 언니에게 한번씩 가지도 않은 달성공원에 외할아버지랑 갔다왔다고 하고 엄마랑 뭐뭐 사먹었다고 하구요.정말 진지하게 얘기해서 다 속아 넘어갑니다.
제가 친정아버지께 전화로 확인할 정도로...
실제로 갔다온 날은 또 말 안합니다.
언니에게 얘기 안 하냐고 하면 언니 울까봐 안 한대요.
언니에게 샘이 많고, 모든 어른들이 언니에게 더 관심을 가진다는 걸 아나봐요.
이런 거짓말을 할땐 어찌할까요?
거짓말은 나쁜 거라며 고쳐줘야 하나요,아님 옆에서 그냥 웃을까요?
둘째, 지민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가 인형들을 소파에 쭉 앉혀놓고 유치원놀이하는 건데요,
문제는 동화시간에 인형들에게 들려주는 동화가 한번씩은 서너권의 책 내용이 짬뽕이 되어 나온다는 거에요.
예를 들어 아기돼지삼형제로 시작해서 일곱마리아기염소와 늑대가 섞여나오다 빨강망토의 내용도 나오고 다시 아기돼지 삼형제로 끝나는... 새로운 동화가 탄생하네요.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요?
아이가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한걸까요?
물론 삼사십번씩 반복을 한 책들이거든요.
책 읽어주는 방법에 잘못이 있을까요?
또, 얘기할때 접속사를 남용합니다.
그래서,그러니까,그런데, 하지만 ,등등
걱정은 많이 안 하는 데요,앞뒤 문장에 맞지 않을때가 있으니 문제가 되네요.
이럴때도 꼭 꼬집어 체크해줘야 하나요?
그 외 여러가지들이 있는 데 다음 번에 또 질문 올릴께요..
글이 넘 길어지는 거 같아서...
강연이 많으신거 같던데.. 전국을 마치 마실 다니시듯 하시는 두분 늘 건강이 걱정되네요. 항상 건강하시구요,
아이들외에 엄마들도 칭찬 많이 해주셔서 저같은 고래들이 신나게 아이키우는 참맛을 알도록 해주세요.
사실 모임 마칠때 푸름아버님께서 제게 아이 잘 키우겠다고 그런 감이 온다고 해주셔서 얼마나 신났는 지 몰라요.
칭찬의 힘이 이래 강하네요...
참 그날 상담해주신 문제의 고등학생은 끝내 포기됐어요.
제가 아니라 그학생이 모두를 밀어내는 바람에..
어릴때의 육아가 얼마나 중요한지 진정으로 알게 해주네요.
민이럽님
그 나이에 상상력이 풍부하게 발달하면 부모도 깜빡 넘어가는 거짓말을 술술합니다. 그러나 아이에게는 절대 거짓말이 아닙니다. 현실과 상상을 혼동하고 있기때문에 상상을 현실처럼 이야기하는 것이므로 오히려 거짓말을 하면 이 아이의 상상력이 발달해가고 있음을 속으로 기뻐하세요. 그렇다고 거짓말을 더 하라고 부추킬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그 시기에 나오는 특징으로 받아주세요.
책을 이해하지 못해 내용을 섞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내용을 섞어 자기 마음대로 이야기를 전개할 만한 능력을 갖게 된 것입니다.
저도 푸름이에게 엉터리로 이야기를 만들어 많이 들려주었고 푸름이도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즐겨했습니다.
지금 아이가 문장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하지 마세요. 오히려 다양하게 문장을 사용하는 것을 기뻐하시고 좀더 풍부하게 접속사를 사용하도록 격려해주세요.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스스로 정확한 문장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지적해버리면 오히려 말을 하려하지 않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엄마가 신나 교육을 하니 저도 덩달하 기쁘네요. 제가 듣기 좋아라고 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잘 키우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