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개월 남아, 13개월 여아를 둔 엄마에요.
밤잠 설치며 고민도 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기도 해봤지만, 그 누구의 그 어떤 말도
지금의 저에겐 큰 의미로 다가오지가 않네요. 43개월 된 아들에 대한 겁니다.
제 아이들은 그저 평범해 보이는 아이지만, 엄마인 저에겐 그렇지가 않습니다.
10개월도 되지 않은 아이가 슬픈 음악을 듣고 울고 시작했을 때부터죠.. 곡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그 음악만 들으면 언제나 펑펑 울었죠. 돌이 좀 지나 책을 읽어주는데 책내용이 슬펐던지 책을 안고 울더군요.
어려서부터 책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였구요. 지금도 책 읽어주면 뭘하다가도 놓고 와서 책부터 읽구요.
한번 읽기 시작하면 제가 지칠 때까지 읽어달라고 합니다. 제가 게을러서 제대로 읽어주지 못하죠. ^^;;
아직 한글을 떼진 못했습니다..
집에 불이 나서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왔는데.. 그 뒤로 갑자기 때때로 난폭한 행동을 하곤 했어요.
애가 불났던 기억을 하는건지 걱정이 됐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점 나아졌어요.
새로운 곳에 와서 제 아들에게 친구가 하나 생겼는데, 남자답고 공격적인 아이였죠.
외로웠던 둘은 너무 좋은 친구가 됐어요. 그런데 소심하고 겁이 많았던 제 아들이
그 남자답고 공격적인 아이와 가까워지면서 조금씩 공격적으로 변했어요.
만나면 항상 맞거나 할큄을 당했는데 제 아들은 항상 괜찮다며 웃거나 참았고, 그 당시에 저는
대수롭지 앟게 생각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게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 같네요. 휴..
그렇게 1년을 지냈고, 제가 둘째를 가지게 되었고 그 아이와 거의 만나지 못하게 되었어요.
제 아들은 다시 예전의 예민하고 겁이 많은 아이로 돌아왔죠. 하지만 세돌이 지나면서 자기 주장이 강해졌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계속 징징거리며 웁니다.
제 고민은.. 사내아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동생들과도, 친구들과도 싸움이 생기곤 하는데요.
제 아들은 주고 맞고 우는 편입니다. 이제 가끔 제법 덤비기도 하는데 그러다가도 거의 맞죠.
힘이 없는 건지, 기술이 없는 건지.. 오늘은 미술학원에 다녀왔는데 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제 아들이 갑자기 공격성을 보이기 시작했다구요. 그림을 그리다가 그림 그린 걸 다 찢고
여자아이를 괴롭혔다구요. 전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아니 내 아들이 이럴 수가.. 제가 어찌나 놀랬는지..
지난 주에 친구들과 동생들에게 여러번 맞았는데요. 그 뒤로 여러번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엄마, 여섯살되면 힘쎄져?" "엄마, 나도 남잔데" "엄마, 친구가 때리면 나도 때려?"
"엄마, 난 남자들이 싫어. 여자들이랑만 놀래. 남자애들은 자꾸 날 때려요" 그 여파일까요.
갑자기 난폭해지는 것 같네요. 항상 맞는 것이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전 항상 "때리는 것은 나쁜 행동이야. 그러면 나쁜 어린이에요. 엄마는 우리 아들이 착한 어린이였음 좋겠어."
이렇게 말하곤 해요. 그러면 제 아들은 "근데 왜 걔네들은 날 때려?" 이렇게 묻습니다.
그러면 전 할말이 없더라구요... 이럴 땐 어떻게 대답해줘야 할까요?
또 한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제 아들은 또래랑 어울려 놀다가도 동생들과 노는 걸 더 좋아하는데요,
동생들은 주로 엄마곁에서 노니까 제 아들이 엄마랑 떨어져 있는 걸 잘 못해서 그러는 건지,
아님 또래보다 어린 동생들이랑 더 노는 것 좋아하는 데, 괜찮은 건지..그런 걱정도 되네요.
제가 친구들이랑 놀라고 해도 제 아들은 "엄마, 난 애기들이랑 노는게 더 좋아요"하면서 고집을 부리며
애기들(주로 동생또래들)과 놀려고만 합니다. 동생이 있으니 그런 상황을 피하기도 쉽지가 않구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답변 기다릴게요. 꼬옥... 부탁 드립니다...
[넥네임: 오수]
오수 님
마음이 여리고 착한 아들입니다.
이 착한 아이가 공격을 당할 환경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었기에 굥격적으로 변한 것입니다.
아이가 공격적인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비할 만큼 사회적인 기술을 가진 것도 아닙니다.
아직 공격하는 아이의 손을 붙잡고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 나빠" 하면서
아이 자신의 의지를 발현하도록 가르쳐도 쉽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닙니다.
저는 푸름이닷컴의 아이들처럼 배려깊은 사랑에 의해 자란 아이들은 될 수 있으면
부정당하거나 공격당할 수 있는 환경에 처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함을 누누이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36개월이전에는 친정집에 가는 것도 조심하고 유치원에 가는 것도
이런 폭력에 노출되고 상처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선택해야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런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온실의 화초처럼 약할 것 같지만 이미 부모의 배려깊은 사랑이 몸에 배고
부모의 절대적인 믿음 하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오히려 강합니다.
부정당하면서 성장한 아이들이 강한 자에게 굴복하고 약한 자를 괴롭히는 기회주의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지만 배려깊은 사랑을 받은 아이들은 불의와 폭력에 강력히 맞설 수 있는 힘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사회성도 증가하고 리더쉽도 생깁니다.
그래서 상처받는 시기를 피해서 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기술했던 것입니다.
아이가 동생과 놀 때는 폭력에 노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기를 돌보면서 아이가 가지고 있는 본성을 발휘할 수 있지요. 동생과 놀게 하세요.
조금 크면 좋은 친구가 될 것입니다.
어머님이 하루빨리 글을 가르쳐 꼭 남들과 놀지 않아도
스스로 책을 보면서 심심하지 않을 상황을 만들어 주면 아이의 폭력성은 줄어들 것입니다.
사회성을 길러준다는 의미에서 또래 아이들과 잘못 어울려 놀게하면
욕과 폭력을 먼저 배우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