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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3-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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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정은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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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832
오늘 바람은 다른날과 달랐습니다.
지레 겁을 먹고 정은이 목도리에 모자까지 꾹꾹 눌러 씌우곤 산책을 나가니 우리정은이도 햇살이 좋았던지 모자를 벗고는 살랑거리는 바람에 머릿결을 흩날립니다.
그 햇살보다 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오랫만에 인사 여쭙네요.
잘 지내시죠?
매번 그렇지만, 오늘도 정은이 제1반항기의 행동들을 보며(양말을 신는다 했다, 벗는다 했다, 자기가 신는다 했다, 마지막엔 나보고 신겨 달랬다 신겨주려니 울고...)
이런 생각들을 했었습니다.
푸름이부모님이 않계셨다면,
무던히도 고민하고 필요없는데 힘빼고 남들 말에 무지 귀 기울이며 진정으로 아이와 함께 즐기지 못했을거라고...
덕분에,
우리정은이가 밝고 건강하게 두돌을 맞았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며칠전부터 부쩍 혼자서 책을 읽는 시간이 길어졌는데,
(하루에 한두번은 20~30분정도, 그리고 4~5번정도는 놀다가 자기가 책을 꺼내 "엄마 정은이 책읽어요" "엄마 정은이 책 정말 잘 읽죠?"하며 네 다섯권씩 읽습니다.)
물론, 그냥 책장을 넘기기만 할때도 있고 나름대로는 읽고싶은듯도 한데 좀 긴책은 그냥 자기만의 언어로 반복만 할때도 있습니다.
-끼리끼리빨래방-이라는 책을 읽을땐, 매장을 넘기며,
"끼리끼리빨래방이 있었어요" "끼리끼리빨래방이 있었어요" 하더군요....
제가 여쭙고 싶은건,
이럴때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엄마 정은이 책 정말 잘 읽죠?"
하며 정은이가 저를 부를땐,
"그래 우리정은이 혼자서도 책 정말 잘 읽구나"
"우리정은이 책읽는 목소리가 너무 예쁘다"
"우리정은이 책 재밌지?"
이정도로 얘길 해줍니다.
저는 그냥 관심은 갖되 먼저 다가가거나 아는채를 않하고 있는데,
가끔 정은이가 읽고는 싶은데 입에서 말이 떨어지지 않아 보인듯 같은면을 조금오래 보고있음 짧막하게 책을 같이 읽어주어야 하는건지, 아님 그대로 방해하지 말아야할지
망설여집니다.
또 같이 나란히 앉아 책을 볼때,
소리내서 읽어야 할지 아님 그냥 눈으로 읽어야 할지...
우리정은이는 소리내서 읽기도 하고 그냥 눈으로만 읽으며책을 넘기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좋은말씀 부탁드립니다.
아직은 감히 한글 시작을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어쩜 않하고 있다고 해야겠네요.
시도는 해봤는데 제가 부족해서인지 제맘이 편치 않더라구요. 매번 즐겁게 해야한다는 생각에 마음도 무겁구요..
처음 정은이에게 가졌던 바램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한글을 빨래 떼면 그만큼 책 읽는 양도 많아지고 좋은점도 많겠지만, 그냥 천천히 늘 책을 가까이 하며 편하게 생각하려 합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미룰수만은 없기에,
푸름이비디오 다시한번 보고........
제가 매일 놀라는게 있습니다.
우리정은이, 말을 얼마나 예쁘게 하는지요.
시키지도 않았는데 언제나 존대말을 하고, 시간의 흐름을 잘 표현합니다.
"아빠, 어디 가셨어요?"
"엄마, 뭐하세요?"
"아빠 트럭에서 엄마 기다렸어요."
"귤 있어요? 귤 없어요? 귤 사야되요?"
"엄마, 뽀드득 소리나죠?" (혼자 발 씻으며)
"추우니까 바지입어요" (혼자서 바지를 입으며)
"엄마, 배고파요 밥 주세요"
며칠전엔 제가 거실 바닥에서 요가 동작을 따라하고 있으니 제 어깨를 툭툭 치며,
"이불위로 가세요" 합니다. 제가 왜? 하고 물으니 거실바닥을 탁탁 치며 "차가워요" 하더군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습니다.
아직은 낯선사람이 오면 방으로 가버리거나,
제가 안겨 가끔 울기도 합니다.
그들은 애가 엄마랑 둘이만 있어서 그렇다고 걱정아닌 걱정을 해주지만,
덕분에 저는 이런 모습까지도 사랑스럽습니다.
울적할때도 있고 힘들때도 있지만,
언제든 떳떳하고 자신있게 정은이에 대한 사랑은 후회없었다고 말할수 있는 부모가 되도록 노력할겁니다.
저에게 깊고 튼튼한 뿌리가 되어주신 두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예쁜정은맘님
예쁜 정은이, 말도 어쩜 그렇게 예쁘게 할까요.
모든면에서 안정적으로 그리고 바람직하게 성장하는 정은이를 보니 제 마음이 무척이나 기쁩니다.
또한 예쁜정은맘님의 글에는 이전에 언뜻언뜻 비치던 불안감이 사라지고 이제는 교육이 물흐르듯 자연스러워짐이 느껴집니다.
정은이가 혼자서 책을 읽는 것은 책을 많이 읽어준 경우에 한글을 떼기 이전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푸름이도 제가 졸려 꾸벅꾸벅 거리면 한글을 몰라도 혼자서 읽곤했습니다.
이때는 될수 있으면 정은이가 혼자 읽는 것을 칭찬하시고, 정은이가 읽어달라고 요청하기전에 먼저 엄마가 치고 들어가면 정은이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뿐만 아니라 자발성을 해칠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소리내어 읽지만 시간이 지나 읽는 속도가 빨라지면 소리내어 읽어서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속으로만 읽게 됩니다.
정은이가 어떻게 읽던 자기 좋아하는 방식대로 읽게 놔두세요. 같이 나란히 앉아 책을 볼때도 정은이가 하는 방식을 자연스럽게 따라세요. 이제는 엄마가 슬슬 빠지면서 정은이가 주도적으로 해야할 시기가 오고 있습니다.
한글은 재미있게 하면 정은이가 잘 받아들일겁니다.
이미 많은 글자를 알고 있으니까 엄마가 힘내서 시작하세요. 한글을 알면 더욱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됩니다.
낯선 사람에 대한 유별남도 이제 조금 지나면 끝납니다.
언제 그랬냐 싶을 정도로 남들과,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게 될 것입니다.
예쁜정은맘님은 정은이의 눈빛을 섬세하게 읽고 있습니다.
이제 정은이는 혼신을 다해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부모는 매일매일 놀라겠지요.
그리고 행복하실 겁니다.
